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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사랑 결말 리뷰 l 히키코모리가 사랑에 빠지면 묻지마 사랑 결말 리뷰 l 히키코모리가 사랑에 빠지면

묻지마 사랑 결말 리뷰 l 히키코모리가 사랑에 빠지면

2021. 3. 9. 21:08Film

묻지마 사랑 결말 리뷰 l 히키코모리가 사랑에 빠지면

묻지마 사랑(Blindly in Love) 2013
감독 : 이치이 마사히데
주연 : 호시노 겐, 카호, 히라이즈미 세이, 모리야마 료코, 쿠로키 히토미

 

묻지마 사랑 줄거리

시청 공무원으로 13년째 근무 중인 35살 히키코모리 남자가 소나기가 내리던 어느 날 비를 피하고 있던 눈이 먼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

참 뭉클한 영화다. 뻔한데 예쁜 그런 영화.

클리셰 자체이지만 몹시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켄타로와 나오코의 사랑은 당연히 예뻤지만, 켄타로의 부모님과 나오코의 엄마를 보면서 "아. 부모는 저런 것이었지." 하고 생각했다. 

 

켄타로는 35살이다. 시청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한다. 서류를 정리하는 부서에서 일하며 한 번도 승진한 적이 없는 말단 직원이다. 점심시간엔 동료들과 밥을 먹지 않고 집에 와서 밥을 먹는다. 퇴근하면 친구들과 맥주를 기울이지 않고 집으로 와 비디오 게임을 한다.

 

사랑은 해 본 적이 없다. 켄타로가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어준 적이 없던 것 같아. 나오코의 아버지에게 했던 말을 생각해보면 사람들의 편견 때문에 스스로도 벽을 쳤던 것처럼 느껴져서.

 

켄타로가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어서 혹시 동료들이 켄타로를 무시하거나 일부러 따돌리는 건가 했는데, 전혀 그런 것이 아니다. 동료들은 켄타로의 성격을 존중하여 그냥 터치를 하지 않았던 것뿐이지.

 

 

※ 묻지마 사랑의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히키코모리 켄타로가 사랑에 빠졌을 때


켄타로는 여느 날처럼 점심시간 부모님 집에서 점심을 먹고 나와 회사로 돌아가던 중 비를 피하고 있는 여자를 만나 자신의 우산을 건네주었고, 얼마 후 그 여자와 선을 본 후 사랑에 빠졌다.

 

나오코는 눈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남들이 보지 못했던 켄타로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켄타로는 나오코가 눈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선의를 베풀 수 있었던 것이고. 켄타로는 상대에게 왜곡되어 받아들여질까 봐 작은 호의를 건네는 것도 자제해왔던 것 같았다. 켄타로는 그 날 몹시 큰 용기를 내서 나오코에게 우산을 건네줬다.

 

집에서 점심을 먹던 켄타로는 나오코와 함께 자신이 좋아하는 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한다. 퇴근 후 비디오 게임만 하던 그는 나오미를 만나 데이트를 한다. 오랫동안 써오던 안경을 벗는다. 입사 후 단 한 번도 치르지 않았던 승진 시험을 준비한다.

 

마치 흑백과 같았던 켄타로의 삶은, 나오미를 만나고 물을 가득 먹은 수채화처럼 채색된다.

 

부모라는 건


<묻지마 사랑>에서 켄타로와 나오코의 사랑과 함께 하고 싶은 말이 하나 더 있다. 켄타로와 나오코의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다.

 

켄타로의 부모님은 자식이 연애를 전혀 하지 않고 점심까지 집에서 먹는 것이 영 마뜩잖다. 승진시험도 치르지 않고 10년 넘게 말단 직원으로 일하는 것이 못마땅할 수 있는데도 아들에게 재촉하지 않으신다.

 

혹시나 아이가 남성을 좋아하는 취향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물어보지 않으신다. 아마 그런 취향이라고 해도 아들을 이해해주고 존중해 줄 분들이다.

 

켄타로의 부모님은 켄타로가 선을 보러 나가게 하려고 켄타로가 즐겨하는 게임을 깨려고 부단한 노력을 하신다.

 

나오코의 집은 부유하다. 아이가 눈이 보이지 않음에도 미리 언질을 주지 않고 선자리에서 "사실 우리 아이가 영구적으로 시력을 잃었습니다."라고 말한 건, 나오코의 아버지가 기업체를 운영하는 사람 이어서다. 본인의 지위가 이렇게 해도 상대가 자신에게 뭐라 할 수 없다는 걸 잘 아는 사람.

 

그는 켄타로를 보고 시시한 시청 공무원이나 하는 놈은 우리 딸의 사위가 될 수 없다 했다. 능력이 없는 사람이나 하는 일이 서류 작업인데 그 일을 십 년이 넘게 하며 저축밖에 할 줄 모르는 바보 같은 놈이라며 폄하했다.

 

무례한 그를 대신해 켄타로의 가족에게 사죄를 구한 건 나오코의 어머니였다. 나오코의 어머니는 나오코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셨다. 정말 나오코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남자가 어떤 사람인 지 아셨다.

 

나오미가 갖고 있던 우산에 쓰여 있던 독특한 성씨를 보고 켄타로를 기억해내 선자리를 마련한 이유는 켄타로 같은 사람이 나오코에게 베필이라는 걸 아셔서 한 행동이다.

 

남자가 밖에서 일하다 보면 술 먹고 늦게 들어올 수도 있고 주식 투자를 하고. 그럴 수 있다. 그럴 수 있는데.. 그런 남자가 나오코에게 어울릴까. 나오코는 눈이 보이지 않는다. 나오코는 정시에 퇴근해 그와 오랜 시간을 함께해줄 수 있는 남자가 더 알맞다. 엄마여서 그럴까. 딸이 원하는 걸 엄마는 다 아는 모양이다.

 

엄마는 나오코에게 "사실 그 우산 건네줬던 남자.."라고 하자 나오코는 "엄마. 나 (그 사람이 켄타로인 거) 알고 있었어요. 목소리 듣자마자 알았는걸요."라고 말했다.

 

우산을 건네준 작은 성의로 켄타로의 외적인 부분에 가려져있던 선한 심성을 알아본 나오코의 엄마. 이제 보니 나오코는 그의 엄마를 닮은 모양이다. 나오코와 켄타로가 데이트하는 것을 먼발치에서 흐뭇하게 지켜보시고 딸아이가 행복한 모습을 보고 적극적으로 그들의 사랑을 응원해주었다. 이 두 모녀의 캐미가 몹시 좋았다.

 

히키코모리가 사랑에 빠져 그를 둘러싼 모든 것이 하나 둘 변하는 모습 역시 좋았지만, 그들의 부모님을 보면서 크게 감복했다. 너무나도 좋은 부모님이어서. 

 

장성한 성인 남녀가 맞선을 보는데 온 집안의 어른들이 함께 나와 선을 보는 것이 진귀하게 느껴졌다. 켄타로가 나오코의 손을 잡기 전 나오코의 어머니에게 허락을 받는 것도 그랬다. 손 잡는 건 굳이 부모님께 허락받았으면서 몰래 나오코 집에서 그런 건 뭐야?

 

열린 결말로 끝났지만 종국엔 켄타로와 나오코는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을 거다. 켄타로는 나오코를 만나고 많은 것이 변했다.

 

사람이 사랑에 빠지면 어떻게 되는지 여실히 보여주며 뻔한 얘기를 예쁘게도 그려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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