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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손님 줄거리 결말 스포 '셈은 셈이니께' 영화 손님 줄거리 결말 스포 '셈은 셈이니께'

영화 손님 줄거리 결말 스포 '셈은 셈이니께'

2020. 7. 9. 00:26Film

영화 손님 줄거리 결말 스포 '셈은 셈이니께'

손님(The Piper) 2015
감독 : 김광태
주연 : 류승룡, 이성민, 천우희, 이준

 

 

손님 줄거리

1950년대 어느 날 떠돌이 약사 우룡(류승룡)과 영남(구승현) 부자는 서울로 가던 길에 우연히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산골 마을에 들어서게 됐다. 휴전 후 정신없는 바깥과 달리 촌장(이성민)의 강력한 통치 아래 모든 게 순탄해 보였지만, 시도 때도 없이 출몰하는 쥐떼들 때문에 골머리를 썩는다. 촌장은 쥐를 없애 준다면 돼지 한 마리 값을 주겠다는 약속을 했고, 우룡은 피리를 부는 재주로 쥐떼를 쫓아낸다. 하지만 마을의 비밀이 하나씩 드러나게 되고 우룡과 마을 사람들은 설명할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쥐를 없애면 셈을 쳐주겠다던 촌장은 우룡에게 간첩이 아니냐며 몰아붙였고, 마을 사람들 전부 무룡에게 등을 돌리게 된다. 촌장은 우룡 부자의 입을 막고자 주먹밥에 쥐약을 타서 보냈고 아들 영남이 사망하자 우룡은 쫓았던 쥐들을 다시 불러 마을 사람들을 전부 죽여버렸다. 셈은 셈이니까. 

 

 

가끔 공포 영화가 보고 싶을 때가 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스릴러나 범죄 영화보다 호러 영화 그 자체 말이야. 소름 끼치게 무서운 귀신을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오늘 밤이 그랬다.

 

 

이전에 드라마 "방법"리뷰를 하면서 우리나라 호러 장르는 곡성 이전과 이후로 나뉘는 것 같다고 하였는데, 영화 손님은 개봉 당시 곡성의 아류작일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 별로 구미가 당기지 않아 보지 않았다. 손익 분기점도 넘기지 못했던 영화고 평도 나빴던 걸로 기억하는데, 전연 기대를 하지 않아서 봐서인지. 생각보다 재밌게 봤다. 그리고 놀랐다.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지극히 개인적인 글입니다.

 

 

 

 

폐쇄적인 마을은 미스터리 호러의 단골 소재


폐쇄적인 마을, 작은 마을은 미스터리 호러의 단골 소재가 된다. 처음에 우룡 부자가 마을에 들어설 때 마을 사람들이 경계하는 모습은 보는 나까지 불쾌감이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전쟁 시 총에 맞아 다리를 저는 우룡, 그리고 폐병이 걸려서 줄곧 기침을 하는 영남이는 겉으로 보기에도 너무나도 연약해 보였고 전혀 해를 끼칠 거라고 여겨지지 않았다. 시대적 배경이 1950년대이기도 하고, 또 마을 사람들은 휴전된 것을 모르고 있으니 외부 사람에게 지나칠 정도로 경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중엔 우룡과 마을 사람들이 친해지기도 했고 말이야.

 

 

 

폐쇄적인 마을이고 마을 사람들은 세상과 완전히 차단되어 있다.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휴전이 됐는데도 아직 바깥이 전쟁 중이라 믿고 두려움에 떨고 있으니까. 마을의 촌장은 전쟁이 끝난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정보를 마을 사람들에게 숨기고 있다.

 

 

 

 

"살려고 지은 죄는 용서받는다."


셈을 치르지 않은 건 '촌장'이다. 마을 사람들을 진심으로 지키고 싶어서 저지른 일이 아닌 "철저히 본인의 이익"을 위해서 벌인 짓이다. 사실 살겠다고 사람을 죽였으니 마을 사람들도 촌장도 진배없긴 하지만 더 악질을 꼽으라면 촌장이다.

 

 

앞서 줄거리에서도 말했지만 이 마을의 문제는 "쥐"다. 시도 때도 없이 쥐가 나타난다. 문제는 쥐가 그냥 쥐인 줄 알았는데 알고 봤더니 사람 피맛을 본 쥐지 뭐야. 전쟁통에 한센병 마을에 가서 자신들을 받아달라며 도움을 청했고, (얘기하는 걸 들어보니 전쟁 전에도 한센병 걸렸다고 꽤나 멸시하고 조롱했던 듯했다.) 아이가 우는 걸 거절하지 못하여 한센인들이 마을에 들여줬더니 그들을 모두 죽여버렸고 그 살점을 쥐가 뜯어먹게 된 거다. 피맛을 본 쥐는 마을 사람들 살점을 호시탐탐 노리게 된 거고.

 

 

 

무당의 저주처럼 마을 사람들 전부가 죽게 됐는데, 이건 모두 다 촌장이 자초한 것이라는 게 문제다. 자승 자박이랄까. 원흉(쥐)을 없애줬으면 셈을 치러주고 보냈으면 그만이다. 손가락을 자르는 것 까지 모자라 끝까지 입막음을 하려 주먹밥에 쥐약을 넣었다.

 

 

초반에 영화를 보고 놀랐다고 했는데 그건 바로 이것 때문이다. 내가 여기서 빨갱이 소리를 들을 줄이야. 촌장이 우룡에게 빨갱이가 아니냐며 프레임을 씌워서다. 마을 사람들은 너무나도 쉽게 동조했고. 영화를 보다가 빨갱이라고 하는데 순간 갑분 빨갱이라고 해서 놀랐지 뭐야. 

 

 

우룡을 빨갱이로 몰아버리면 돼지값을 물어주지 않아도 되고, 마을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것도 막을 수 있으니까. 촌장의 과거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지 않았지만 우룡이 마을에 다시 쥐를 불러들이자 촌장이 꺼내 든 건 일본식 칼이었다. 그리고 칼과 함께 일본 군복인지 헌병 복인 지도 함께 걸려있었다. 아마 전쟁 전에는 같은 동포를 팔아먹고 왜놈 앞잡이 노릇을 했던 부역자였을 거고, 전쟁이 끝난 후에는 우룡한테 그랬던 것처럼 아무나 간첩 빨갱이로 몰면서 살아왔을 것 같더라고. 

 

 

촌장은 한센병 환자들을 전부 몰살하고 마을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살려고 지은 죄는 용서받는다."라고. 살려고 자신들에게 문을 열어준 한센병 환자들을 죽였고, 살려고 제 동포를 팔아 일본의 앞잡이가 됐고, 살려고 멀쩡한 사람들 간첩으로 몰았다. 정말 "살려고 지은 죄"는 용서받는 걸까. 

 

 

 

 

우리가 "권선징악"을 원할까


우룡은 자신의 셈을 치렀다. 아들인 영남을 죽였으니 마을에 쫓아줬던 쥐를 다시 불러들였고 마을 사람들을 전부 쥐에게 잡아먹히게 했다. 마지막 아이들을 동굴에 가두고 열지 못하도록 단단히 고정까지 한 것 보면 결국 아이들도 죽은 것 같고.(그래도 쥐에게 뜯어 먹힌 어른들보단 훨씬 고매한 죽음이긴 하지만.)

 

 

촌장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은 정말이지 나빴기 때문에. 촌장이 죽기 전 생명줄처럼 꼭 붙잡고 있던 그네 줄 조차 아들놈이 심통이 나서 칼로 끊어지도록 만들어놓았던 거니까.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간 거니까 애잔한 마음은 그다지 들지 않았다. 그들은 죽을만했고, 죽어야만 했다.

 

 

그래서 영화가 하고 싶은 말이 뭔지.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이 뭔지 생각해봤다. "착하게 살자."일까. 저렇게 나쁘게 살면 제 꾀에 당해버리고 마니 나쁜 짓 하지 말고 착하게 살자일까.

 

 

몇 달 전 어쩌다 전설의 고향을 봤다. "걸귀"라는 제목이었는데, 보고 새삼 감탄한 게 귀신이 너무나도 착하지 뭐야.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아 세세한 내용은 다 적지 않을 거지만, 굶어 죽은 그 '걸귀'는 너무나도 착했다. 우리나라 무속 신앙은 혼을 사멸시키고 퇴치한다기보다 어르고 잘 달래어 한을 풀어주고 저승에 보내주는 방식이다. 굶어 죽은 걸귀에겐 그 한이 자기 동생들이 자신처럼 굶어 죽지 않게 하는 것이 다였다. 암행어사의 약속을 받아내고 나니 이제 안심이 된다며 바로 저승으로 가버렸다. 자신을 굶어 죽게 만든 이에게 해코지만 조금 하고 죽이지도 않고 말이야. 귀신이 아닌 산 사람이 아무 관련도 없는 타인을 이유도 없이 살인하는 경우도 있는 마당에 이렇게 착한 귀신이 지금의 정서와 맞는 걸까. 단지 받은 걸 고대로 갚아주는 플롯이 오늘날 이렇게 험악하고 무시무시한 세상과 맞는 걸까.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이유가 이것이 아닐까 싶었다. 관객들은 권선징악보단 더 스펙터클하고 전개 없는 이야기를 원한다. (최근에 리뷰한 영국 드라마 "킬링 이브"에서 킬러 역할의 빌라넬은 정말 이유 없이 근거 없이 예측 불가능하게 그저 아. 무. 나.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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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영화지만 무서운 장면이 많지는 않았다. 공포스럽다고 느낀 건 손에 꼽힐 수 있을 만큼 적은 장면인데, 하나는 한센인들이 거주하던 마을에서 함께 있던 무속인이 동굴에서 죽지 않고 살아서 피고름 범벅이 된 얼굴로 촌장에게 소름 끼치게 웃어 보일 때.  그리고 새로운 무속인 역할을 하던 미숙이 배에 칼을 꽂고 이전에 죽은 무당이 빙의되어 그가 죽기 전 내린 저주를 다시 한번 읊을 때. 그리고 보기만 해도 토할 것 같은 쥐떼들을 볼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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