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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란 줄거리 뜻 결말 츠치야 안나 주연_그걸 안 것만 해도 손해는 아냐 사쿠란 줄거리 뜻 결말 츠치야 안나 주연_그걸 안 것만 해도 손해는 아냐

사쿠란 줄거리 뜻 결말 츠치야 안나 주연_그걸 안 것만 해도 손해는 아냐

2020. 7. 14. 20:56Film

사쿠란 줄거리 뜻 결말 츠치야 안나 주연_그걸 안 것만 해도 손해는 아냐

사쿠란(Sakuran) 2007
감독 : 니나가와 미카
원작 : 안노 모요코의 만화, 사쿠란
음악 : 시이나 링고
주연 : 츠치야 안나, 시이나 깃페이, 나리미야 히로키, 기무라 요시노, 칸노 미호, 코이즈미 쿄코, 나가세 마사토시

 

 

사쿠란 줄거리

벚꽃이 한창인 봄, 8세 나이로 요시와라 유곽에 팔려온 여자아이 키요하. 그는 무례한 말버릇과 누구에게도 쉬이 지지 않는 성격으로 요시와라 최고의 문제아가 되었다. 게이샤가 되어야 한다는 자신의 운명이 싫어 번번이 도망치다 어김없이 기둥서방인 세이지에게 붙잡혀 돌아온다. 오이란, 쇼히의 농간질에 넘어가 최고의 게이샤, 오이란이 되기로 결심한다. 17살이 된 키요하는 하늘이 내려준 명기로 불리며 요시와라 최고의 게이샤로 인기를 얻는다. 망아지 같은 성격과 신이 내린 미모로 많은 남성들의 마음을 휘어잡는 키요하는 오이란, 타카오의 질투와 미움의 대상이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곱상한 외모에 순수한 마음을 지닌 소우지로에게 마음을 빼앗긴 키요하는 게이샤에게 금지된 사랑에 빠져든다. 그러나 타카오의 계략에 넘어간 키요하는 소우지로에게 배신을 당한다. 절망 속에서도 첫사랑의 아픔을 이겨낸 키요하는 요시와라 최고의 꽃, 오이란으로 성장한다.

 

 

사쿠란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오이란 뜻부터 설명부터 해야 할 듯싶다.

 

게이샤의 꽃 '오이란'

오이란은 요시와라 유곽에서 지위 높은 게이샤의 호칭으로 1720년 후반에 등장했다. 그들 밑에서 일하는 어린 후배들이 '우리 언니'라고 부른 것이 시초. 유곽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지위가 높은 부잣집 아들에게 시집을 가는 길 외에는 없었고, 이것이야말로 모든 게이샤들이 꿈꾸는 성공이었다. 요시와라 유곽은 에도 막부가 개설된 1617년에 탄생하였으며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은 유곽이며 당시의 모습은 지금의 도쿄 긴자의 모습을 초월했다. 오이란은 미모뿐만 아니라 교양, 노래, 댄스, 오락, 꽃꽂이, 차도 예절 등 모든 재주가 뛰어나야 했다. 그래서 에도의 일반 민중들 속에서 오이란은 모두가 동경하는 대상으로 칭송받았다. '오이란'은 패션, 그림, 음악 등 다방면에서 뛰어났으며, 에도의 유행은 요시와라 유곽에서 시작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영화 사쿠란은 키요하가 오이란이 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엄마에게 투덜대면서 유곽으로 온 8살짜리 꼬마가 뭇 남성들의 사랑을 받는 최고의 오이란이 되는 과정. 굳이 우리나라에서 비슷한 문화를 꼽으라면 기생일까. 우리 기생이 각 권번에 소속된 관노였다면, 에도의 오이란은 사기관(?)인 유곽에 소속된 재산이었던 듯싶다. 다만 국가에서도 공식적으로 인정된 기관이었다고 하면 조선도 왜도 합법적으로 성적인 유흥은 허락하였던 모양이야.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영화화하는 데 있어 비용 때문에 엄두를 내기가 어려웠다고 하던데, 사쿠란을 보니 너무나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우선 이 영화 영상미와 미장센이 장난이 아니다. 화려한 유곽, 그리고 원색의 화려하고 강렬한 기모노는 시각적으로 압도당하기에 충분하였다. 영화 사쿠란 초반과 마지막에 등장하는 흰색과 빨간색이 섞인 금붕어처럼, 이 곳에 등장하는 게이샤들도 그랬다. 빨갛고 하얗고 예쁜 금붕어가 어항 밖에 나가면 살 수 없다던 것처럼. 화려한 기모노를 입은 예쁜 게이샤들이 유곽을 나가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린다는 것처럼.

 

 

 

 

※ 사쿠란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개인적인 글입니다.

 

 

 

 

게이샤로서 웃음을 팔면서 그렇게 무구할 건 뭐니


키요하는 남성을 유혹할 줄 안다. 게이샤니까. 더군다나 키요하는 아름답기도 하며, 타고난 명기이기도 하다.(사쿠란에서는 키요하가 명기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말이 있다.) 이런 키요하는 거짓말도 할 줄 알고, 남성에게 없는 말을 할 줄 알지만 단 하나. 사랑하는 남자에게 거짓은 없다. 할 수 있지만, 하지 않는 것이다.

 

 

 

난 키요하가 유곽의 규칙을 어겨가면서까지, 어찌 보면 자기의 게이샤 목숨줄을 걸고서까지 소우지로에게 진심이었다는 걸 안다. 소우지로는 키요하가 자신 때문에 맞고 고문당해도,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우두커니 서서 사랑하는 사람이 험한 꼴 당하는 거를 보고만 있었다. 그런 소우지로를 보는 키요하의 눈이 너무나도 슬프고 저릿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자기를 모른 척하는 것만큼 처연한 게 있을까.

 

 

 

 

"울면 지는 거야. 사랑해도 지는거야. 이겨도 지는 거야."


자신을 배신하고 버린 소우지로를 키요하는 기어코 찾아갔다. 그러고 나서 완전히 마음을 접었다. 펑펑 우는 키요하에게 세이지는 "울면 지는 거야. 사랑해도 지는거야. 이겨도 지는 거야." 라며 눈물 한 방울 조차 헛되이 쓰지 말라고 했다. 게이샤는 눈물 한 방울까지 오로지 유곽에 방문하는 손님들을 위해서 사용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실컷 울고 난 키요하는 이렇게 말했다.

 

"어딜 가도 마찬가지. 그걸 안 것만 해도 손해는 아냐."

 

8살 처음 유곽에 팔려왔을 때도 키요하는 거침이 없었다. 어른이 된 키요하도 다르지 않았다. 키요하는 지고지순한 게이샤가 아니다. 사랑하는 연인에게서 배신을 당했을지언정, 실컷 울고 훌훌 털고 일어나는 주체적이며 진취적인 여성이다. 맞아. 키요하. 그걸 안 것만 해도 손해는 아냐. 충분히 해볼 만한 사랑이었어.

 

 

 

 

오이란이 된 키요하


어릴 때 그깟 오이란 꼭 하고야 말겠다던 키요하는 요시와라 유곽의 오이란이 됐다. 키요하는 아주 대단한 집안의 무사에게도 청혼을 받았다. 이것은 앞서 설명한 대로 게이샤에게 있어서 유곽을 벗어나 신분상승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만약 키요하가 세이지와 유곽을 도망치지 않았다면 사쿠란은 그 훌륭한 영상미와 미장센을 가지고도, 그저 그런 영화가 되었을 거야. 청혼을 받았고 사실대로 말한다면 무사로부터 파혼당하거나 최악으론 사망할 수도 있지만 아빠가 누군지 알 수 없는 뱃속의 아이를 어떻게든 지키려 했다. 어항 속 예쁜 금붕어가 되는 것보다 큰 물에서 그저 그런 붕어가 되거나 최악으로는 물 밖으로 나와 죽더라도 키요하는 어항을 깨고 나오는 쪽을 택했다. 

 

 

어쩌면 유녀가 꾸었다는 꿈처럼 키요하와 세이지는 결국 무사에게 잡혀 죽어버리고 말았을지도 몰라. 영화 사쿠란을 보는 내내 키요하에게 감정이입을 지독하게도 해버려서 다 보고 나서도 한동안 멍하고 저릿했다. 생각 외로 왓챠가 내 취향을 잘 분석하나 봐. 사쿠란이 이렇게 내 맘에 파고들 영화라고는 짐작하지 못하였는데..

 

 

 

 

and other stories


* 시이나 링코가 영화 사쿠란의 음악을 맡았는데,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화려한 기모노로 치장한 게이샤들을 보여주며 세련된 보사노바의 재즈가 흘러나오는 것이 이질적이면서도 무척이나 잘 어우러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 이전에 서평에서 일본 작가 중에서 미야베 미유키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는 현대 추리물도 집필하지만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물도 쓰신다. 물론 미스터리적 요소가 포함된 시대물이다. 오래된 것을 좋아하고 서사를 좋아해서, 옛날 이야기는 너무나도 재밌다. 그래서 허구의 이야기지만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한 게이샤의 이야기를 다룬 사쿠란도 더 흥미로웠던 듯 하다.

 

 

* 왓챠에서 보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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