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덱스터 시즌1-시즌7 l 사이코패스의 성장 서사

미드 덱스터 시즌1-시즌7 l 사이코패스의 성장 서사

덱스터(DEXTER) 2006-2013
원작 : 제프 린제이의 '음흉하게 꿈꾸는 덱스터'
감독 : 제임스 메이너스 주니어
출연 : 마이클 C. 홀, 제니퍼 카펜터, 데스몬드 해링턴, C.S. 리, 데이비드 자야스

덱스터 줄거리

법의학자이자 마이애미에서 가장 저명한 혈흔 분석가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사람을 죽이는 사이코패스 덱스터 모건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서사

덱스터는 2006년부터 2013년까지 showtime에서 방영되었던 드라마다. showtime은 내 최애 미드인 홈랜드를 만든 방송사로 HBO 다음으로 신뢰하는 방송사. 덱스터는 방영 당시 미국 현지에서도 인기가 좋았다. 

 

사이코패스를 다룬 수많은 작품을 봐왔지만 그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살인마 캐릭터는 '덱스터'다. 덱스터는 보편적인 작품에서 등장하는 사이코패스와는 결이 다른 사이코패스인데 무차별적으로 사람을 살해하는 사이코패스와는 달리 그는 철저히 '코드(CODE)'에 맞춰 사람을 살인한다. 덱스터의 규율에 완벽히 일치하는 사람만을 살해한단 소리다. 그 나름의 정당한 이유가 있다.

 

독특한 점이 하나 더 있다면 덱스터는 시즌이 지날수록 성장한다는 것이다. 성장한다는 것이 무슨 말인가 하면 보통의 사람과 같은 마음을 지니게 된다는 소리다. 평생을 보통 사람처럼 살고 그들처럼 보이려고 웃음을 짓는 것 까지 하나하나 치밀하게 학습한 그가 자신이 아닌 타인을 진심으로 아끼게 되는 것이 독특했다.

 

개인적으로 덱스터의 결말이 참 좋았다. 덱스터가 살아왔던 삶에 가장 알맞았던 결말이 아니었을지.

 

사이코패스 스릴러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다. 2013년도에 끝났기 때문에 기억이 흐릿하지만 기억을 더듬어 써보려 한다.

 

방영할 당시 친구에게 "나 덱스터랑 결혼하고 싶어."라고 했더니 친구가 "그게 누군데?"라고 해서 "연쇄살인마"라고 했더니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보던 모습이 기억난다. 연쇄 살인마에 사이코패스지만 그는 정말이지 매력적이었다. 외모적으로 수려하고 섹시해서가 아니다. 덱스터 모건이라는 사람 자체가 그랬다.

 

 

※ 미드 덱스터의 설명을 위한 최소한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이코패스 덱스터 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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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덱스터 모건은 사이코 패스다. 이 드라마 오프닝이 압도적인데 보통은 얼른 스킵해버리지만 덱스터만큼은 그 오프닝 시퀀스를 하나하나 보았던 기억이 난다. 그저 혼자 사는 젊은 남자가 혼자서 아침을 준비하여 먹고 옷을 입고는 출근길을 나서는 모습이지만 그 속에 드러나는 색감이라든가 문 밖을 나서며 이웃에게 웃음을 건네는 것이 보통의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연쇄 살인마 사이코패스 덱스터라는 사람을 명징하게 잘 나타내는 오프닝 이어서다.

 

그는 늘 돌아가신 아버지와 함께인데 그와 늘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덱스터가 사람을 죽일 때 사용하는 '코드'는 경찰이었던 그의 아버지가 사이코패스인 덱스터가 세상에 융화되어 살 수 있도록. 죽어 마땅한 사람들만 죽일 수 있도록 살아생전 그에게 단단히 교육시킨 것이다.

 

아버지는 사망했지만 덱스터는 여전히 그 규칙을 철저히 따르며 사람을 살해한다.

 

덱스터는 스스로 말하길 '괴물을 잡아먹는 괴물'이라 말하는데 정말로 괴물을 잡아먹는 괴물이다. 덱스터는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다고 해도 코드에 부합하지 않으면 그를 죽이지 않는다. 추후에 정체가 발각될 위기에서는 달라지지만.

 

덱스터의 1인칭 관점으로 드라마가 진행되기 때문에 혼자 내레이션 하는 부분이 많다. 

 

덱스터가 혈흔 분석가였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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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스터는 법의학자이자 혈흔 분석가다. 가끔 사건 분석을 위해 사방이 새하얀 방에 들어가서는 피를 이곳저곳에 부어가며 혈흔을 연구하기도 하는데 이것 때문에 그를 의심하는 자가 생긴다.

 

유수한 대학에서 수석으로 졸업했는데도 고작 마이애미에서 혈흔 분석가나 하고 있는 것을 수상하게 여기는 형사가 나타난다. 그의 생각대로 덱스터는 그가 원했다면 훨씬 고수익의 직업을 가질 수도 있었겠지만 덱스터는 혈흔 분석가가 되는 것을 선택했다.

 

툭하면 사람을 죽이는 그가 경찰서 내부 조직에 속해 있는 것이 정황을 파악하기가 쉬웠고 혹시라도 남겼을 범죄의 흔적을 조작하는데 수월했던 직업이기 때문이다.

 

수려한 외모에다가 세상 다정한 미소를 띤 그를 보면 절대 해악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항상 도넛 박스를 사 와 동료들에게 예쁘게 웃으며 내보이는 그를 살인마라고 짐작하기 어렵다.

 

덱스터의 어머니는 그가 갓난아기였을 때 사망했다. 잔인하게 살해당했고 엄마의 혈흔이 낭자한 곳에서 피를 뒤집어쓰고 울고 있던 아이가 바로 덱스터였다. 그의 어머니가 사망했던 장면은 시즌8을 이끌어 오는 동안 플래시백을 통해 자주 보여주는데 그래서인지 덱스터가 혈흔 분석가라는 직업을 택한 것 같기도 하고. 무의식 중에 피를 원하게 됐던 건지.

 

전리품이라고 할까. 덱스터는 사람을 죽이고 조금은 독특한 방식으로 트로피를 챙긴다. 바로 혈흔을 채집하는 것인데 케이스에 고이 담아 여태껏 살해했던 자들의 혈흔을 슬라이스에 담아 보관한다. 나중엔 이것 때문에 정체를 발각당할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덱스터가 시즌8까지 끌어올 수 있었던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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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스터는 지루하지 않았다. 지지부진하게 스토리를 빼지 않았다. 덱스터는 정체가 발각될 수많은 위기를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보통의 작품에서의 사이코패스(한니발 시리즈의 닥터 한니발 렉터, 아메리칸 사이코의 패트릭 베이트만)에게서 볼 수 없던 양상을 덱스터가 보여줬기 때문에 시즌이 진행될수록 초반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덱스터의 모습을 보는 것도 꽤 흥미롭다.

 

덱스터가 다른 사이코패스와 달랐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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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죽이긴 하지만 제법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코드에 의해 사람을 살해하던 그도 어느 정도의 융통성은 있었다. 죽어 마땅한 사람이라 생각하지만 상대가 범죄를 저지를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고 판단이 섰을 때는 그를 풀어주기도 한다.

 

여자 친구인 리타에게 갖고 있었던 감정 역시 처음엔 위장이었겠지만 나중엔 그를 진심으로 위하게 됐던 것 같고, 타인에 대한 애정과 공감이 결여된 사이코패스임에도 동생인 데보라는 진심으로 사랑했기 때문이다. 아마 그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자신의 아들과 데보라가 아니었을까.

 

작위적이게 보이지 않도록 웃음과 울음까지 연습했던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평범한 사람이 되어간다. 구태여 억지로 표정을 만들지 않아도 자연스레 웃고 우는 표정을 짓게 된단 소리다. 

 

※덱스터 시즌8의 결말이 포함되어있습니다. 스포를 원하시는 분만 더보기를 클릭하세요.

덱스터 시즌8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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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스터 결말이 무척 비극적이었기 때문에 왕좌의 게임처럼 최악의 결말로 뽑히기도 하는 것 같던데 나는 덱스터의 결말이 꽤나 마음에 들었다. 그 당시 덱스터 시즌 피날레를 끝내고는 나처럼 덱스터를 즐겨보던 친구한테 "진짜 쓸쓸한데, 덱스터는 마땅히 이렇게 살아야 되는 것 같아."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데보라는 덱스터를 지키기 위해 라구엘라를 살해했다. 그리고 데보라는 사망했다. 뭐랄까. 데보라가 잠깐 눈을 떴다가 결국 사망했을 때 그때 덱스터 스스로 결심했던 것 같아.

 

아들을 한나에게 맡기고 그는 평생을 외톨이로 사는 삶을 선택했다. 엔딩 신에서 그가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르고 모자를 푹 뒤집어쓴 그는 꼭 뱃사람이 된 것 같았다. 그 누구에게도 정착하지 않고 어떤 조직에게도 소속되지 않고 방랑자며 외톨이로 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를 봤을 때 쓸쓸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여태껏 그가 저질렀던 일을 고려하면 이것이 그에게 합당한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척 슬프지만..

 

어디서 볼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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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까지는 넷플릭스에서도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지금은 라이선스가 만료되었다.

 

왓챠에서 보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