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10. 17:36ㆍFilm
영화 검객 결말 후기 리뷰 l 장혁을 위한 영화
검객 (The Swordsman) 2020
감독 : 최재훈
주연 : 장혁, 김현수, 조 타슬림, 정만식
검객 줄거리
광해군이 폐위된 후 자취를 감추고 산속에 숨어 사는 조선 최고의 검객 태율(장혁)은 청나라 황족 '구루타이(조 타슬림)'의 부하들에게 태율의 딸이 청나라의 공녀로 잡혀가게 됐다. 태율에게는 딸아이 태옥이 나라다. 태율은 반드시 태옥을 구해내야 한다.
검객은 광해가 폐위된 인조반정 후 청나라의 내정간섭이 심해진 시기가 배경이다.
한국인들에게 가장 연민이 가는 조선의 왕을 꼽으라면 '광해'가 아닐까. 그래서 그런지 광해는 자주 영화의 소재가 되곤 했다. 허나 "왜 검객의 시대적 배경이 광해였어야 했을까?"에는 의문이 남는다. 역사적 사실에 기반하여 만들어졌다고 하지만 설득력이 부족하다. 감동은 전혀 없고.
병자호란 때 청나라 태종은 인조에게서 항복을 받기 전 몇 가지의 조건을 제시했다. 그중의 하나가 조선의 처녀를 청나라에 공녀로 바치라는 것이었다. 왕도 예외일 수 없었다. 아무래도 명분보다는 실리를 더 중요시하는 민족이다 보니 굳이 친 딸이 아니어도 상관없었다. 다른 이의 딸을 수양딸로 삼거나, 종을 수양딸로 삼아서 보내는 것도 허락했다. 아마 자신들에게 최소한의 성의를 내보이길 원했던 듯싶다. 그런 식으로 조선을 길들이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이것을 이용하려고 아빠가 아이를 나쁜 놈들에게 뺏겨서 구해내는 설정을 만들기 위해서 '인조'때의 배경을 사용했구나 싶었다. 광해의 숨겨진 딸이라는 서사를 주기 위해 태율이 광해의 호위무사였다는 설정을 넣은 것이고. 검객에서 청나라는 조선의 여인을 무자비하게 잡아가는 메인 빌런이 됐다. 구루타이의 부하들이 시종일관 깐족대는 것은 덤이다.
그나마 볼만한 건 극이 거의 마무리될 때의 태율(장혁)의 검을 휘두르는 액션신 정도다. 혼자서 200명 정도는 눈도 잘 안 보이면서 거뜬히 해치운 듯싶다. 극 중 태율은 총알보다 빠르다. 총알도 피해버리는 태율. 신이다. 신.
사실은 태율이 광해의 호위무사였고 태율이 젖동냥을 받아 업어 키운 딸아이 '태옥'은 광해의 친딸이라는 것이 이 영화가 갖고 있는 서사다. 왜 아이 엄마에 대한 언급이 하나도 없나 싶었는데 태옥이 사실은 왕족의 피를 이어받은 공주라는 것이 밝혀져 의문이 해소되었어도 아무런 감흥이 없다.
마지막 태율이 구루타이와 마지막 전투를 할 때 딸 태옥이 '아빠'라고 부를 땐 영화 클레멘타인에서 은서우 양이 '아빠! 일어나!'라고 했던 희대의 명장면이 오버랩된다.
언젠가 라디오스타에서 차태현 님이 친구인 장혁 님을 이야기하여 이렇게 말했다. "혁이는 귀티 나게 생기지 않았어. 혁이는 세련되게 생긴 얼굴은 아니지."라고. 배우 장혁은 굳이 고르라면 문인보단 무인이 어울린다. 조선의 왕들 중에서 고르라면 세종, 성종, 정조 같은 성군보다 킬방원이나 수양이 어울리는 배우다.
장혁 님만큼 우리나라에서 액션신을 이렇게 잘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있을까 싶다. 영화 검객은 장혁 원탑 영화라고 말해도 좋다. 그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인물은 태율의 딸 태옥조차 도구로 사용되어 소비되는 캐릭터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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