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21. 21:35ㆍTV series
모단걸 뜻 줄거리 결말 l 이래서 당선작이구나
모단걸 <KBS 드라마 스페셜 2020>
연출 : 홍은미
각본 : 나미진
출연 : 진지희, 김시은, 윤지온
모단걸 줄거리
신득(진지희)은 일제 강점기 여느 양반가 여성들처럼 집안이 정해준 대로 혼인을 하였지만, 모던걸과 바람난 남편의 마음을 되찾기 위해 경성 최초의 '모단걸'이 되기로 결심한다. 몸종인 영이(김시은)와 함께 학교에도 입학했지만 공부보다도 선생님인 우진(윤지온)에게 반해버렸다. 처음으로 누군가를 마음에 품은 신득은 몸종인 영이 역시 선생님을 사랑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신득은 가족이자 동무인 영이를 위해 선생님과 영이가 함께할 수 있도록 돕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와 타인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며 진정한 '모단걸'이 된다.
KBS 드라마 스페셜 2020에서 가장 구미에 당겼던 작품이 '모단걸'이었다.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모단걸'이라는 소재가 확연하게 눈에 들어와서다. 처음엔 밋밋한 스토리와 지루한 전개에 괜한 기대를 한 건가 싶었는데 후반부에 다다라서야 왜 '모단걸'이 드라마 스페셜의 당선작이 된 건지 알겠더라.
단순히 '남녀 간의 정'에 포커스를 맞춘 작품이 아니다. '모단걸'은 신득과 영이가 중심이 된 '여성 서사'다. 모단걸은 양반집 규수인 '신득'도, 그의 몸종이던 '영이'도.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눈 부시게 멋진 여성으로 성장한다.
먼저 모단걸의 뜻부터 설명해야 할 듯싶다.
모던걸
1920 - 1930년대 경성의 소비문화를 주도하면서 서구적인 외양과 취미, 의식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냈던 여성. 1930년대에 들어서 모던걸이란 의미가 짧은 치마에 하이힐을 신은 허영심만 가득한 여성을 가리키는 말로 변하기도 함.
파마나 단발, 붉은 립스틱, 실크 스타킹, 하이힐, 핸드백으로 정체성을 나타냈고 모던걸은 식민지였던 조선 여성의 소비를 보급하고 유행을 선도하였다.
모단걸의 연출을 맡은 홍은미 피디는 '모단걸'인 이유가 털 모(毛) 끊을 단(斷), 머리를 자른다는 의미도 내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고운 한복을 입고 머리에 쪽을 지던 '신득'은 머리를 짧게 자르고 남편에게 이혼 선언을 하며 진정한 '모단걸'로 거듭나니까. 모단걸이라는 이름 조차 센스 있게 잘 지으셨다.
처음 '신득'이 학교를 다니며 모단걸이 되어야겠다 결심한 이유는 남편 때문이었다. 경성 학교에 다니는 남편의 상간녀가 세련된 모단걸이어서. 어차피 사랑하지도 않고 마음도 없는 남편이지만 남편의 마음을 돌려야겠다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렇게 들어간 학교에서 마음에 쏙 드는 선생님 우진을 만났고, 그 역시 당연히 자기를 연정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자신의 몸종인 영이 역시 그에게 마음을 품고 있고 그 역시 영이에게 마음이 있다는 걸 뒤늦게 알아버린 신득은 영이와 의절을 하기로 결심했다.
단순히 신득이 영이를 미워하고 그 둘의 사랑을 훼방한 것이라면, 이 작품에 좋은 평을 주지 못하였을 것이다. 신득은 왜놈에게 잡혀간 영이를 살리기 위해 남편에게 빌었고, 그때 그의 남편이 내 위치는 당신보다 훨씬 우월한 위치이며, 죽고 사는 것조차 내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윽박지를 때 신득은 알아버렸다. 자신이 몸종인 영이에게 했던 말과 동일하였으니까.
영이는 신득에게 신득이 가족이자 동무였다고 말했는데, 그건 신득에게도 마찬가지다. 나는 신득이 영이를 대하는 모습이 꼭 엄마한테 투정 부리는 딸아이 같단 느낌이 들었다. 내가 이렇게 해도 날 절대 미워하지 않고 무조건 날 사랑해줄 거라는 믿음. 그런 건 엄마한테나 보일 수 있는 모습이었으니까.
단순히 한 남자를 놓고 두 여인이 갈등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은 훨씬 더 고차원적인 것이다. 남녀 간의 정이 도구로 소비되었고 주체적인 여성의 삶이 있는 그대로 발현된 작품이다.
신득은 긴 머리를 단발로 자르고, 마음이 없는 혼인을 스스로 그만하겠노라 선언했다. 남편 말대로 그 당시 남성이 이혼한 것은 큰 흠이 되지 않을 테지만, 신득에게는 치명적이다. 허나 신득은 두려워하지 않았다.
근사한 찻집에서 세련된 모단걸이 되어 성공한 작가가 된 신득을 보며 왜 때문인지 나혜석 작가가 떠올랐다. 모단걸 하면 나혜석 작가가 자연스레 떠오르기도 하니까. 둘 다 양반집의 귀한 딸이었고, 이혼을 하였고, 작가로 성공하였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인 듯싶다. 신득을 보며 정조는 취미라고 했던 나혜석 작가가 묘하게 오버랩됐다.
이래서 당선작이 되는 건가 싶다. KBS 드라마 스페셜 1화였던 모단걸 하나만 보고도, 남은 작품을 전부 봐버리고 싶단 마음이 생겨버렸다. 이번 리뷰는 신득의 인터뷰로 마무리하려 한다.
- 작가님은 이혼 경력과 파격적인 머리 모양으로 이 시대 여성들의 우상으로 추앙받고 계신데 특별히 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뭘까요?
- 자유연애한답시고 남의 눈에 눈물 나게 하지 말고, 남에게도 스스로에게도 떳떳한 사랑을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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