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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을 보았다 줄거리 리뷰 l Don't trust anyone 어둠을 보았다 줄거리 리뷰 l Don't trust anyone

어둠을 보았다 줄거리 리뷰 l Don't trust anyone

2021. 2. 27. 19:54Film

어둠을 보았다 줄거리 리뷰 l Don't trust anyone

어둠을 보았다 (Sightless) 2020
감독 : 쿠퍼 칼
주연 : 매들레인 페치, 알렉산더 코크, 디셈버 엔스밍어
어둠을 보았다 줄거리

누군지 알 수 없는 괴한에게 공격을 받아 영구적으로 시력을 잃게 된 인기의 바이올리니스트. 도쿄에 가 있는 오빠를 대신해서 다양한 직종의 인물들이 적극적으로 그의 회복을 돕는다. 어느 순간부터 모든 것이 의심되기 시작한다. 

잘 만든 영화다. 초록빛의 새가 파란색으로 바뀔 때. 목소리. 혹은 분위기로 상대의 모습이 변화할 때. 생채기 하나 없는 매끈한 얼굴이었는데 촉각으로 상대의 상처를 발견한 순간 상대의 얼굴에 상처가 생겨날 때. 몹시 섬세한 영화라 생각했다.

 

<어둠을 보았다>는 사람이 무언가를 인지하고 판단함에 있어 시각적인 부분에 얼마나 영향을 많이 받는지를 잘 보여준다. 볼 수 없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것을 왜곡할 수 있으며 동시에 창조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전자에 훨씬 더 초점이 맞춰진 작품이다.

 

영화는 오프닝 시퀀스에서 주인공이 발코니 바깥으로 몸을 던지며 시작한다. 독자에게 결말을 미리 보여주는 것이다. 관객은 무슨 연유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걸까를 염두하게 된다. 스포를 하나 하자면 그것은 이 영화의 결말이 아니다.

 

 

※ 어둠을 보았다의 결말과 해석을 포함하고 있으며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SIGHTLESS


엘렌은 짐작할 수 없는 괴한의 공격으로 회복이 불가한 시력 장애를 얻었다. 처음엔 모든 것이 순조롭다. 의사도. 그를 돕는 간호사도. 범인을 잡으려 도와주려는 경찰도. 하루에 세 시간씩 그를 돕는 클레이튼도.

 

후천적인 장애를 얻은 엘렌은 모든 것이 혼란스럽다. 괴한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자신에게 원한이 있었던 건지. 자신 주변의 사람인지 짐작할 수 없다. 그가 의지할 수 있는 건 그를 간병하는 '클레이튼' 뿐이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야 함에도 엘렌은 꽤 침착한 편이다. 억울하고 절망스러운 상황임에도 잘 적응하는 것 같다. 엘렌을 돕는 클레이튼은 엘렌을 대하는 것에 열의를 다한다. 

 

Commit suicide


'모든 게 허상이 아닐까?' 의심했던 건 엘렌이 라나와 만났던 순간이다.

 

관객에게 보이는 화면은 엘렌이 볼 수 없지만 시각을 제외한 정보 + 클레이튼에게 얻어낸 정보로 그려낸 주관적인 화면이다. 엘렌에겐 초록 털의 새가 파란 털의 새가 될 수 있다.

 

청각적인 정보로 상대가 누군지를 인지했을 때 상대의 모습은 시시각각 변화하며, 라나의 얼굴에 손을 댔을 때 손끝에 느껴지는 촉각으로 라나의 얼굴에 상처가 있다는 걸 인지한 뒤로 라나의 볼엔 상처가 생겨난다.

 

관객에게 주어지는 정보 역시 제한적이고 주관적이다 보니, 어쩌면 이 집이라는 공간 전부가 허상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의도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엘렌의 집은 어둡다. 최소한의 불만 켜놓아 전체적으로 채도가 낮다.

 

엘렌은 보이스 인식으로 가족에게 유서를 남긴 뒤, 발코니에서 뛰어내렸지만 죽지 않았다. 이 장면은 오프닝 시퀀스에서 관객에게 보여줬던 그 장면이다. 

 

<어둠을 보았다>는 엘렌이 발코니 밖으로 몸을 던진 순간부터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엘렌의 주변 그 모든 것이 다 꾸며진 허상이라는 것이 밝혀지는 순간 이어서다.

 

Everyone is YOU


엘렌은 의사. 간호사. 경찰. 클레이든이 전부 손가락을 가볍게 똑똑 두드리는 소리를 냈다는 걸 인지했다. 옆집에 사는 '라나'가 아무도 믿지 말라고 한 것에서 힌트를 얻었다. 괴한에게 습격을 당한 후 엘렌이 대면했던 모든 사람이 동일 인물이라는 걸 알아챘다.

 

클레이튼은 엘렌의 눈을 멀게 한 괴한이었고. 병원으로 이송하던 소방대원이었고. 엘렌을 진찰했던 의사였고 그를 다독이던 간호사였고. 수사를 진행하던 경찰이었고. 그를 간병하던 간호인이었다.

 

눈이 먼 이후로 엘렌이 만났던 모든 사람은 클레이튼이었다.

 

엘렌은 클레이튼이 자신에게 그랬던 것처럼. 똑같이 그의 눈을 멀게 만들었다. 클레이튼이 그랬듯 그의 시력을 빼앗았다.

 

Back to normal


하나뿐인 출구에서 라나와 함께 탈출한 엘렌의 행보가 맘에 든다. 시력은 잃었지만, 바이올리니스트로서 많은 관객들 앞에서 공연을 한다.

 

엘렌이 모든 것이 불리한 상황에서 클레이든에게 맞서 써워 결국은 그가 꾸며놓은 새집에서 안전히 탈출할 수 있었던 것에서도 볼 수 있지만 불특정 누군가에게 습격을 당했어도 엘렌은 절대 숨지 않는다.

 

수많은 관객 앞에 선 그 순간. 엘렌이 겪었던 모든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자신의 삶을 찾아냈다는 것을 함축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어둠을 보았다>는 한 시간 삼십 분의 러닝타임으로 구조가 무척 촘촘한 영화다. 밀실에서 이루어지는 서스펜스를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드린다. 넷플릭스에서 보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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