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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20 결말 뜻 l 가장 중요한 걸 놓쳤다 F20 결말 뜻 l 가장 중요한 걸 놓쳤다

F20 결말 뜻 l 가장 중요한 걸 놓쳤다

2021. 11. 16. 17:12TV series

F20 (2021)
감독 : 홍은미
출연 : 장영남, 김정영, 김강민, 유동훈

 

F20 줄거리

엄마 애란은 홀로 열심히 일해 아들 도훈을 멋지게 키워냈다. 훤칠한 외모를 지닌 서울대생 도훈은 애란의 전부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이 조현병에 걸렸다. 이웃들에게 필사적으로 아들의 병을 숨겼지만, 도훈의 사정을 알고 있는 '경화'가 같은 아파트로 이사 온다. 아들의 병을 남들이 알게 될까 봐 애란은 하루하루가 불안하다.

 

 

※ 영화 F20의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정말 무서운 게 뭔지 알아? 사람들이 너를 무서워하는 거야."

먼저 영화의 이름은 F20에 대한 뜻부터.

 

F20 : 조현병의 질병 코드.

WHO에서 정한 정신질환 국제 질병분류로써 우리나라에서 'F코드'는 정신과의 질환 코드로 분리됨.

 

F20은 조현병을 뜻하는 질병 코드다. 그 코드를 영화 이름으로 사용했다. 보험을 가입할 때도 F코드가 하나라도 있으면 보험 가입이 어렵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것이다. 

 

영화는 하나밖에 없는 귀한 아들이 조현병이라는 것을 마을 사람들에게 들킬까 봐 전전긍긍하는 엄마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아들이 조현병이라는 것을 알고 세상을 잃은 듯했던 때, 자신의 마음을 헤아려주고 용기를 준 '경화'가 늘 고마웠지만, 자신의 아파트로 이사 오고 나자 상황은 전연 달라지게 된다.

 

이웃사람들은 '경화'의 남편이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났으며, 하나뿐인 아들은 조현병 환자라며 흉을 본다. 경화가 애란에게 아는 체를 하자 끼고 있던 팔짱을 조심스레 뺀다. 그와 아는 사람이라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에게 배척당할 이유는 충분하다. 애란의 말대로 미친 게 죄다.

 

항상 아들에게 약을 먹었냐고 묻고, 아들의 쓰레기통을 뒤져 약봉투를 확인하는 애란은 아들이 조현병이 악화될까 봐 겁이 난다. 사실 그 누구보다 아들을 못 믿었던 건 엄마 애란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초반 애란의 태도는 충분히 납득이 됐다. 누가 그의 행동에 돌을 던질 수 있겠나. 경화에게 너무한다 싶지만 그럼 어떡해. 자신도 저 꼴이 날 텐데.

 

결국 애란 역시 조현병 환자였다는 것이 반전이라면 반전일까. 약을 먹지 않았던 그는 경화를 살해했고 아들인 도훈 역시 살해할 뻔했다.

 

의도적으로 감독은 '나'와 '너'를 두드러지게 보여준다.

 

영화를 관통하는 이슈인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문제뿐만이 아니다.

임대아파트에 사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도 그랬다.

 

<F20>은 장애에 대한 편견과 차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웃들에게 조현병은 마치 역병처럼 간주되고, 집값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며 언제든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잠재적 범죄자다.

 

경화가 사람들에게 살갑게 대하고 무릎까지 꿇어도 그들이 쌓아 올린 견고한 편견은 절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조현병을 앓고 있어서 벌레의 형상을 보고, 자신의 팔을 벅벅 긁어대는 도훈은 그렇다고 해도, 시종일관 음침한 분위기로 등장했던 유찬이는 조현병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이 봤을 때 괜한 오해를 심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등장할 때마다 음산한 모습으로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굳이 그랬어야 했나.

 

이쯤에서, 영화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대해 골몰하게 된다.  왜 이런 연출을 넣으셨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이 영화 어디에서 조현병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을 수 있을까.

 

장애라는 민감한 소재를 매끄럽게 풀어가는 건 퍽 어려운 일이다. 나와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을 어떻게든 찾아내서 배척하고 층하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환멸이 났다. 조현병을 앓는 환자와 그의 가족들이 사람들의 편견에 맞서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주는 거라면 잘 보여주셨다고 본다.

 

하나, 조현병이 위험한 질병이 아니라 약물치료가 동반된다면 얼마든지 완치가 가능하다는 것을 영화 어디에서도 찾기가 어렵다. 조현병 환자가 얼마든지 비장애인과 섞여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걸 놓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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