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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스페셜 2021 사이렌 줄거리 결말 드라마 스페셜 2021 사이렌 줄거리 결말

드라마 스페셜 2021 사이렌 줄거리 결말

2021. 11. 15. 20:14TV series

KBS 드라마 스페셜 2021 사이렌
연출 : 안준용
극본 : 고우진
출연 : 최진혁, 박성연, 조달환

 

사이렌 줄거리

소음을 무기로 활용할 수 있는 '노틱웨이브'에 근무하는 오 과장은 지역 주민과 보상금을 합의하던 중 자살했다. 출세를 위해 뭐든 할 수 있는 '태승'은 자처해서 후임으로 왔지만, 마을 사람들의 태도는 수상쩍다. 마을 사람들은 오 과장의 죽음에 관련이 있는 걸까.

 

 

※ 사이렌의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소리는 그저 은유가 아닐까


올해 드라마 스페셜은 괴기스럽고 공포스러운 소재뿐이네. 작년엔 <모단걸>처럼 제법 사랑스러운 소재도 있었는데..

 

<사이렌>은 연도 없고 백도 없는 법무팀 직원 '최태승'이 보상금 문제를 해결해서 고속 승진을 하기 위해 자원해서 시골 마을로 이동하며 시작한다. 그곳에서 사회공헌팀 팀장인 '서혜선'이 초등학생들에게 음파를 이용한 무기인 '소닉건'을 시연하는 것을 구경하는데 그것이 그들의 첫 만남인 셈이다.

 

선생님이 엑스표를 치며 그만 설명하라고 신호를 줘도 그러거나 말거나 무서운 얘기를 아이들 앞에서 잘도하는 서혜선. 그걸 시큰둥하게 처다보는 최태승. 둘다 별로다.

 

최태승은 속물이다. 가진 거라곤 변호사 자격증 하나. 학연 지연 혈연 그 어느 것도 변변찮다 보니 믿을 건 자기 몸뚱이 하나뿐이다. 법무팀에서 근무하는 그가 이름만 번지르르한 사회공헌팀에 지원하며 촌구석에 간 이유도 하루빨리 승진하기 위해서다.

 

서혜선은 그냥 딱 능구렁이. 넉살은 좋아 보이고 적당히 멍청해 보이는데, 은근슬쩍 골치 아픈 문제들은 태승에게 미뤄버리고 꿀 빠는 일만 본인이 차지하는 얌체 같은 아줌마.

 

<사이렌>에서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소리'다. 농촌에 거주하는 그들은, 그곳에 업이 있는 그들은, 노틱웨이브와 끝없는 갈등 중이다. 마을 주민 대부분은 보상안에 협의했지만, 아직 협의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주민들이 있다.

 

어떤 이는 두통을 호소했고, 간질을 겪는 아이가 있었다. 환청을 듣거나 기억력에 문제가 있는 사람도 있었다. 아주 스치듯 가볍게 보여줬던 문제들인데 실제로 마을 사람들이 앓고 있던 질병이다.

 

건실한 20대 청년이 알츠하이머를 앓게 됐고, 50대의 나이에 뇌졸중이 왔으니까.

 

소리가 무기화될 수 있고 그것이 사람에게 질병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건데, 그 '음파'라는 것이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처럼 은유적인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자고 일어났더니 별안간 갑충이 되었다던 변신처럼, 소리가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것 역시 비유적인 것이 아닐까.

 

소리보단 그 과정에 주목하고 싶었다.

 

실질적인 피해를 입은 사람이 있었고, 그 피해를 방관하며 조직적으로 은폐하는 자들이 있었다. 

 

살해든 자살이든 어떻게 죽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입장으로 발표하면 되니까.

 

오 과장의 죽음과 서혜선의 자살은 마을 사람들 간의 갈등으로 인한 우울증이 원인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라고 매스컴에 보도된다. 직원들의 죽음은 조직이 아닌 마을 사람들에게로 비난의 화살을 겨눈다. 그들과 합의를 종용하기 위해 소비된다. 죽음까지 이용하는 셈이다.

 

<사이렌>은 의도적으로 오 과장의 죽음에 마을 사람들이 개입됐다고 느낄만한 정황을 최태승에게 계속 흘린다. 태승의 시선을 서혜선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에게 돌리기 위함이다. 

 

반전은 구렁이 같았던 '서혜선'이다.

 

오 과장 죽음의 배후에 서혜선이 있었다는 것과, 그 역시 과거 주한미군 폭격장 공해로 부모님 모두를 잃었고, 보청기를 끼게 된 이유 역시 공해로 인한 후유증이었다는 것이 밝혀진다.

 

국무총리를 살해하려는 테러는 실패했어도, 결국 조류로 인해 바이러스가 퍼졌으니 결국 모두가 죄를 받은 셈이 됐다. 호미로 막을 수 있었던 걸 가래로도 못 막는 상황이 된 거지. 

 

서사적으로 조금 아쉬운 것들을 꼽자면 서혜선의 배경을 알아서 사회공헌팀으로 옮긴 것일수도 있지만 굳이 회사에서 서혜선의 정체를 알고 있었는데 두고 본 것도 조금 의아했고, 가치관을 한순간에 바꿀만한 사건이라고는 해도 출세욕뿐이었던 최태승이 회사의 제안을 마다하고 퇴사하는 것이 조금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올해는 전반적으로 무겁고 어두운 소재만 다루는 건가.

조금 밝은 이야기도 보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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