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2. 24. 14:27ㆍTV series
홈랜드 시즌8 (2020)
출연 : 클레어 데인스, 맨디 파킨틴, 루퍼트 프렌드
홈랜드 시즌 8 파이널 줄거리
워너 대통령은 지속된 아프가니스탄의 전쟁을 종결시키고자 탈레반과 평화 협정을 맺게 됐다. 허나 카불은 위험요소가 크고 미국 정부와 탈레반의 화합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대응하기 위해 러시아에 납치된 후 아직 회복하지 못한 캐리를 카불로 파견한다.
처음에 블로그를 시작하고 나서 홈랜드를 추천하는 글을 올렸다. 좋아하는 작품이어서 정말이지 잘 쓰고 싶어 힘을 줬는데, 필력이 그만큼 따라주지 못해 잘 나와주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같은 이유로 시즌8 리뷰를 올리는데 시간이 적잖이 들어갔다. 잘 쓰고 싶은 욕심이 나는 것은 늘 그만큼 써지지 않는 것이 문제다.
정말 많은 미드를 봐왔지만 그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슬람교에 대한 시야를 확장하게 해 주었고, 미국 헌법에도 관심을 갖게 했던 작품이었다.
캐리는 마지막까지 캐리였다. 고집불통이었고, 막무가내였으며, 무모했다. 늘 캐리를 보며 제발 미국을 수호하겠다는 짐은 내려놓고 평범한 시민 캐리로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는.. 내 바람을 들어준 듯싶다.
※ 홈랜드 시즌 8의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캐리
캐리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생각해봤다. 캐리는 911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늘 지니고 사는 사람. 미국 내 전쟁을 막기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는 사람.
미국의 안보와 미국 시민의 안전. 캐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캐리가 내리는 선택은 정의로움이나 선함, 올바름 등은 전연 고려되지 않았다. 어떻게 해서든 전쟁이 나지 않게 하고, 타국과의 갈등을 해소시키는 데에 중점이 되었다.
그런 캐리는 어떤 상황에서든지 무리수를 잘 두었고, 덕분에 캐리 주변 인물들은 선택에 따른 부가적인 고난과 불행을 모두 감내하여야 했다.
새로운 직원 제나를 끊임없이 농락하는 것은 예삿일이다.
캐리는 기어코 퀸이 사린가스에 노출되게 했고, 비참하게 사망할 때까지 후유증을 겪게 했다.
이번 시즌에서도 맥스는 대통령이 탑승했던 비행기의 블랙박스를 빼냈지만 결국 하카리의 아들 잘랄에 의해 사망해버렸다.
신의
시즌 8까지 오면서 캐리의 여러 모습을 봐왔지만, 캐리가 이렇게까지 징그럽게 느껴졌던 건 시즌 통틀어서 처음이었다.
우려스러웠다.
마지막이잖아.
이렇게 해서 전쟁을 막는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란 생각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몇십년동은 일급비밀을 건네준 정보원을 알려주고 얻은 대가가 밀고라면 누가 정보원을 하냔 말이야.
사울의 정보원을 빼내기 위해서, 자신을 믿어주던 사울을 배신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그게 너무 교묘하고 비겁해서 넌덜머리가 날 정도였는데.. 정말 징글징글하게 느껴졌다고 해야 하나.. 캐리는 사울에게 종용하며 정보원은 또 만들면 된다고 했다. 보다 인간적인 면모가 느껴지는 건 늘 사울이었다. 그리고 캐리가 괴물이 되지 않은 이유 역시 사울과 같은 인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캐리 개인으로서는 사울의 정보원을 마음 깊이 존경한다. 캐리는 이전 시즌 비슷한 상황에서 자신의 사수인 사울을 구하기보다 사살당하게 두는 것을 택했던 인물이다. 그것이 사울에게도 명예로운 죽음일 거라고 하면서.
한 개인으로서의 도덕적인 선택이 아니라, 국가의 안보와 이익을 대변하는 입장에서 최선의 선택을 내린 셈이다.
맨 마지막, 예카이브와 대화할 때 "decent woman"이라고 말하는 걸 보면, 캐리가 어떤 심정으로 정보원을 찾아내 러시아에 넘겼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리라 생각한다.
사울의 오랜 정보원은 캐리에게는 decent woman이지만,
러시아 정보국 소속의 예카이브에겐 조국을 팔아먹은 몰염치한 자이다.
미국에 상처 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어 자신들의 입지와 믿음을 견고하게 하는 러시아.
러시아에게 상처 받은 사람들을 보고 조국을 배반하고 미국에 편에 선 러시아인.
끝없는 전쟁.
러시아 스파이
캐리는 스스로가 정보원이 되었다.
캐리가 얼마나 미국을 사랑하는지는 모두가 알 것이다. 그런 캐리가 러시아로 귀화했다. 왜 미국을 배반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책까지 낸 모양새다.
처음엔 다소 당황스러웠지만, 끝까지 캐리다웠다. 예카이브와 결혼하고 화려한 메이크업에 드레스를 입고 공연을 즐기던 그는 조용히 빠져나와 정보원에게 정보를 건넨다.
오래된 사울의 정보원과 같은 방법으로, 사울에게 고급 정보를 전달했다.
사울이 그런 수준의 정보원을 만들려면 몇십 년이 걸린다던 말에, 어떻게든 정보원을 또 구하면 된다고 했던 캐리는 스스로가 정보원이 되어 다른 방법으로 미국을 수호하게 됐다.
완벽하고 불안한
개인과 개인이 아닌 각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입장이라면 캐리 같은 태도가 맞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의 말대로 수십만 명의 죽음을 피하는 대신, 조국을 배신하고 미국의 편에 섰던 정보원의 이름을 줘버리는 것이 이익일 수도 있다.
결말이 어떻게 끝날지 궁금했다.
캐리가 이제 그만 CIA 요원에서 벗어나 미국 시민으로서 살아가길 바랬다. 사랑하는 딸 프래니와 함께.
캐리는 CIA 요원 중에서도 남다른 능력과 촉을 지녔다. 전향한 미국인 스파이가 브로디라는 걸 알아차린 유일한 사람이다. 브로디를 사랑하면서도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캐리는 틀린 적이 없다.
요원으로 완벽한 캐리는 정신병이 있었고 그것이 '캐리'라는 캐릭터를 보다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누구보다 완벽하지만 누구보다 불안한 것이 캐리다.
캐리는 언제나.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이번 파이널 시즌의 배경 역시 아프가니스탄의 '카불'이었기 때문에, 수미상관 같은 느낌이 났다. 시즌1에 히잡을 뒤집어쓰고 바그다드를 누비던 캐리가 떠올랐으니까.
추후 남자 친구랑 시간을 내어 홈랜드 시즌1부터 정주행 하기로 했다.
잘 쓰지도 못할 거면서, 홈랜드 8 리뷰를 왜 이렇게까지 미뤘는지 모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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