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19. 21:30ㆍTV series
와이 우먼 킬 결말 스포 시즌2_And they lived happily ever after
와이 우먼 킬 (why women kill) 2019-
극본 : 마크 체리 (위기의 주부들 작가)
연출 : 마크 웹 (500일의 썸머 감독)
출연 : 루시 리우, 시니퍼 굿윈, 커피 하웰 밥시트스, 알렉산드라 다다리오
와이 우먼 킬 시즌1에 대한 결말 스포 후기를 몽땅 공개할 예정. 스포가 없는 추천글을 보고 싶은 분들은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세요.
2020/07/19 - [TV series] - 와이 우먼 킬 l 왜 그들이 살인을 한 걸까
※ 와이 우먼 킬에 대한 막대한 스포일러와 결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Good Jop Beth Ann
지고지순한 여성 그 자체였던 베스 앤이 과감해진 것이 좋았다. 남편인 롭은 베스 앤에게 "물 좀 줘"라고 말하지 않고 유리잔을 손톱으로 튕기며 그녀를 부르며 메이드 대하듯 했다. 롭은 부인 귀한 줄 모르고 여태껏 숱한 여성들과 바람을 피워오고, 부인의 사회생활을 극도로 막기도 했다.. 그리고 딸아이 에이미에 대한 죽음이 본인이 불륜을 저지른 탓이었음에도 베스 앤에게 책임을 돌려 그녀가 평생을 괴로워하며 딸아이를 죽였다는 자책감으로 지옥에서 살게 하기도 했다.
롭을 떠나려던 베스 앤은, 그의 비서로부터 그간의 일과 에이미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고 나선 치밀한 살인을 계획했다. 예상치 못했던 변수인 에이프릴이 나타나서 일이 수포로 돌아갈까 걱정하였지만 다행스럽게도 계획대로 진행되었다. 총알이 하나도 장전되어있지 않은 총을 사용하고 나서 망연자실한 롭의 표정이란.. 그때 베스 앤의 표정이 얼마나 통쾌했는지 몰라.
이래서 착한 사람은 건드리면 안 돼. 누구보다 잔혹하게 변해버리니깐. 남편의 외도를 알았어도 그에게 복수를 하거나 몰아붙이는 것 대신, 그가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기만을 바랐던 베스 앤이었다. 희귀병에 걸렸다고 거짓말을 하고 6개월이 기한이 남아있다고 하자, 내연녀인 에이프릴에게 "6개월만 있으면 돼. 그리고 결혼하자."라고 했던 롭. 넌 죽어도 싸.
남편의 내연녀인 에이프릴을 찾아는 건 어떤 심리에서 나올 수 있는 건지. 그리고 그와 진심으로 서로 위하게 되는 친구가 되는 건 어떤 건지. 이런 전개가 너무 새로웠다고 해야 하나. 남편의 내연녀인 웨이트리스와 절친이 되는 설정.
자초지종을 알게 된 에이프릴이 왜 그랬냐고 하니까 베스 앤은 네가 너무 사랑스럽고 다정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그리고 둘이 얼마나 진심이었는지는 와이 우먼 킬을 보면서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베스 앤은 롭의 부인인 베스 앤이 아닌 이웃인 쉴라의 이름으로 에이프릴에게 다가갔지만 에이프릴에 대한 배스 앤의 우정이 진심이었다.
원래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다던 베스 앤은 남편의 반대로 가정 주부가 되었다. 롭을 사랑하지만 가수가 하고 싶었던 에이프릴은 롭과 결혼한다고 해도 자신의 커리어를 어떻게든 유지하고 싶어 했다. 그리고 베스 앤은 진심으로 에이프릴이 가수로서 걷는 길을 응원하고 지지했다. 남편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에이프릴의 데뷔 무대에 갔던 베스 앤.
맨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롭의 사망 후 베스 앤과 에이프릴의 우정은 지속되었던 듯했다. 베스 엔이 시몬에게 집을 넘길 때 에이프릴의 건강한 아들도 보여줬고. 그 둘은 롭의 죽음 이후로도 서로를 위하며 행복하게 살았던 것 같아.
She did it because she loved him deeply
지난번 추천글에서도 말했지만, 와이 우먼 킬 통틀어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인 시몬. 두 번의 이혼과 세 번의 결혼. 그리고 현 남편인 칼이 게이인 게 밝혀졌지만 시몬에겐 문제 될 건 없다. 나는 이 부부가 정말이지 사랑스러웠다.
칼은 게이다. 바이 섹슈얼이라기보다 그냥 호모 섹슈얼이다. 칼은 남자를 좋아하는 남자다. 굳이 여성을 삶에 끌어 들일 필요가 없는 남성이다. 없어도 사는 그런 거.
시몬과 칼은 남녀관계 그 이상이라고 느꼈다. 칼은 진심으로 사랑하던 남성이 있었지만 마지막 죽음을 함께 할 사람으로 시몬을 선택한 이유는 시몬에게 갖고 있는 감정이 단순 남녀 감정 그 이상인, 인생의 파트너라는 기반에서 나온 선택일 거라고 짐작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 하던 칼. 자기보다 시몬이 사랑하는 사람과 더 시간을 보내길 바랐던 칼. 병원에서 무력하게 호스를 꽂고 죽는 것보단 기품 있는 칼로서 품위 있는 죽음을 맞고 싶어 했던 칼.
칼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시몬이기에 칼의 죽음을 두고 적잖이 고민하였지만, 칼의 선택을 존중하기로 했다. 시몬은 칼과 근사한 춤을 추고 찬란한 하루를 보내고 품 속에서 편안히 칼을 보내 주었다.
난 칼과 시몬의 서로에 대한 태도에 깊이 감응했다. 칼도 칼이지만, 무엇보다 시몬의 성숙함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게이임을 속이고 자신과 결혼한 남편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시몬. 남녀 간의 감정 그 이상이었던 그들의 우정이, 그들의 파트너십이 정말이지 부러웠다.
난 시몬이 토미와 나누는 사랑도 너무나 좋았어. 토미는 시몬의 절친인 나오미의 아들이다. 토미는 어리지만 시몬에게 진심이고 꽤나 적극적이다. 그리고 그의 귀엽고 어설픈 방식대로 시몬을 있는 힘껏 사랑하는 중. 토미 역시 내연남이지만, 밉지 않은 내연남이라고 할까. 10대 후반의 남자가 할 수 있는 순수한 사랑을 여과 없이 보여준 듯싶다.
시몬은 성공한 여성이다. 아직 어린 토미와는 여러 부분에서 많이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시몬은 남자 친구인 토미가 선물한 우스꽝스러운 시계를 찼고, 근사한 호텔 대신 토미의 벤에서 사랑을 했다. 그래서 시몬이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어.
시몬은 추후에 테일러에게 집을 넘기면서 토미의 그림을 알아보는 테일러네 부부에게 이렇게 말했다.(아마 토미는 성장해서 근사하고 유명한 화가가 된 듯했다.) "토미랑 아냐고요? 토미의 엉덩이에 내 문신이 있는걸요?"라고. 시몬은 토미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너에게 마지막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듣는 사람은 아니겠지만, 너의 첫 번째가 된 걸로도 충분해."
시몬은 추후보다 "지금"에 더 중점을 두고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이다. 20살 정도 차이가 나는 토미가 시몬을 줄곧 사랑할 거라고 믿거나 기대하는 대신, 지금 이 순간 토미가 느끼는 감정의 진심을 소중히 여겼던 시몬. 시몬의 그 대사에 내 마음이 시큰해져서 울어버렸거든. 나라면 추후에 변할지도 모를 그의 마음이 두려워 사랑을 시작조차 못했을지 몰라.
Open marriage? WHAT THE HELL!!
말이 좋아 '오픈 메리지'지 그런 게 어딨어. 말이 좋아 '다자 연애'지 그런 게 어딨어. 쿨한 척하지 마. 하나도 안 쿨하면서. 사랑에 쿨한 게 어딨니? 원래 사랑은 구질구질하고 질척거리는 거란 말이야. 고상한 척하지 마.
와이 우먼 킬 초반에는 테일러에게 계속 주눅이 든 일라이가 안쓰러웠다. 다른 것보다 일라이가 전업 작가이지만, 경제적으로 전혀 수익을 내고 있지 못해서였다. 특히 남성은, 사회가 주는 명패와 그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그들 스스로에게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서 그렇다.
테일러는 양자 연애를 하고 있던 제이드를 집으로 불러들였다. 이것은 조항에 위배되는 사안이다. 연애를 자유롭게 할지언정 서로보다 더 사랑해선 안되며 집에 불러들이는 것 또한 금지되어있기 때문이다. 먼저 규칙을 깬 건 테일러다. 테일러가 제이드를 사랑했던 것도 남편인 일라이에서 느끼는 답답한 감정을 분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던 걸 안다. 테일러는 자기 살려고 제이드를 자기 삶에 끌여들였으니까. 그리고 당연하게도 남편인 일라이와 제이드가 사랑하게 되고 그 둘만 관계를 가지는 것도 제이드를 그들 부부의 삶으로 끌여들였을 때 마땅히 예상했었어야 했다. 똑똑한 사람이 뭐가 그렇게 순진해.
추후 에피소드에서 일라이가 마약을 한 적이 있고 그것 때문에 리햅에서 오랫동안 지냈던 것도, 그리고 테일러의 재산을 탕진했던 것도, 테일라가 남편인 일라이를 구해내려고 꽤나 노력했다는 것을 언니들과의 대화로 알려준다. 그 일련의 과정을 알고 나니까 왜 테일러가 일라이에게 엄격하게 굴었던 건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었다. 지금의 일라이를 있게 한 건 테일러인데, 졸지에 자기의 역할은 없어지고 그 자리에 "제이드"가 떡하니 앉아 남편의 뮤즈가 되었다고 하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지.
순진하고 놀기 좋아하는 낙천적인 여성인 줄 알았던 "제이드"가 사실은 살인마에 사기꾼이었다는 게 재밌었던 설정이었다. 넌지시 일라이에게 던져주어 대박이 터졌던 플롯이 사실은 제이드 본인의 이야기였다는 것이 말이야. 사랑하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약에 취해있는 꼴을 보고서도 "작가로서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잖아."라며 방관하고, 날이 갈수록 눈에 띄게 피폐해지는 모습을 보면서도 오히려 약을 더 권유하는 것은 사랑이라고 볼 수 없어. 그냥 스스로를 위한 거잖아. 그를 위한 게 아니잖아.
정체를 발각당하자 제이드는 칼을 집어 들었다. 어차피 그에겐 방화도 살인도 처음은 아니니까. 베스 앤도, 그리고 시몬도 남편이 죽는 설정이었기 때문에 일라이가 죽는 게 아닐까 했다. 그는 배에 칼을 맞았다. 하지만 죽음을 맞은 건 일라이가 아니라 제이드였다.
베스 앤은 남편이 타인으로부터(부인을 죽도로 패서 죽어 마땅했던 작자) 살인당하게 만들었고, 시몬은 칼을 너무 사랑했기에 그의 품위 있는 죽음을 함께 했고, 테일러는 사랑하는 일라이를 지키기 위해 제이드를 죽였다.
여담으로 맨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같은 공간 1963년, 1984년, 2019년에 존재했던 그들이 시간을 초월하여 모두 한 공간에 모여 살인이 턱끝에 목도한 순간을 함께 공유하는 보여주는 미장센이 압권이었다. 너무나 세련됐어.
베스 앤에서 시몬에게로. 시몬에게서 테일러에게로 키를 건네주며 집의 주인이 바뀌는 설정도 재밌었다. 절대 만나지 않을 것 같았던 그들이 함께 대화하는 게 무척 매력적이었거든.
배스 앤과 테일러와 다르게 시몬은 남편인 칼을 진심으로 사랑해서 살인을 하는 설정도 좋았다. 그리고 그 점이 뻔하지 않은 시몬이 다채롭고 멋있는 캐릭터가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만일 자신을 배반한 칼을 분노에 차서 죽인다는 설정이었다면 이 드라마의 세련미가 절반 이상 줄었을 것 같아.
And they lived happily ever after
이번 와이 우먼 킬의 포스팅의 제목을 And they lived happily ever after(그리고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한 이유는 동화같이 이상적으로 결말이 나서 그렇다. 난 결말이 좋았다. 조금은 잔혹동화였지만.
너무나도 멋진 칼이 어쩔 수 없이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응당 그가 원하는 대로 고매한 죽음을 맞아야 했고, 롭과 제이드는 죽어 마땅한 사람이어서 그렇다.
마지막 테일러가 새로운 집주인에게 키를 건네주었고, 그 인물들의 짤막한 에피소드도 재밌었다. 이 부분에서는 위기의 주부들이 종영할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같은 작가여서 그런 건지 어느 정도 오마주를 한 건가 싶다.
그리고 이제 와서 보니.. 포스터 자체가 스포일러였어. 베스 앤은 총으로, 시몬은 약으로, 테일러는 칼로. 으악!
와이 우먼 킬 시즌2
가장 궁금해하실 와이 우먼 킬 시즌2에 대한 정보를 알려드리자면, 컨펌이 된 상태라고 한다. 똑같은 출연진. 하지만 새로운 캐릭터로.
비슷한 예로 미드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를 들 수 있는데 매 시즌마다 등장하는 인물은 같지만, 전혀 다른 배경과 캐릭터와 에피소드로 매 시즌이 진행된다. 와이 우먼 킬 시즌2도 시즌1과 같은 인물이 등장하지만 새로운 배경과 에피소드로 등장할 거다. 다만, "배신"에 중점을 맞춘 건 시즌1과 결을 같이 하는 듯싶다. 그리고 이 아이디어는 전부 위기의 주부들과 와이 우먼 킬의 작가인 마크 체리가 와이 우먼 킬이 미국에서 방영하기 훨씬 전부터 생각했다고 하더라.
같은 출연진들이 어떤 새로운 캐릭터로, 어떤 근사한 플롯으로, 어떤 잔혹한 서사를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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