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22. 16:00ㆍFilm
올드 가드 결말 줄거리 스포_샤를리즈 테론 주연
올드 가드 (The Old Guard) 2020
감독 : 지나 프린스 바이더우드
원작 : 그레그 러카, 레안드로 페르난세드의 그래픽 노블(The old guard)
제작 : 데이비드 엘리슨, 데이나 골드버그, 돈 그레인저, 샤를리즈 테론, AJ 딕스, 베스 코노, 마크 에반스
각본 : 그레그 러카
주연 : 샤를리즈 테론, 키키 레인, 마티아스 쇼에나에츠, 마르완 켄자리, 루카 마리넬리
올드 가드 줄거리
언젠가는 죽음이 다가오는 순간이 있을 거라고 믿는 불멸자와 죽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보통의 필멸자의 대립 구도는 타인을 배려하고 사랑하기에 충분히 누릴 시간에서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을 수와 양적으로 계산하고 저울질하며 헛되이 보내는 인생이 아닌 오늘 누군가에게 받은 사랑을 내일 또 다른 누군가에게 그 사랑을 전달함으로써 불멸자와 그렇지 않은 자들의 대립을 명징하게 보여준다.
예전엔 그런 생각을 했다. "늙고 싶지 않다. 죽고 싶지 않다." 어렸을 때부터 뱀파이어물을 좋아했던 이유는 그들이 꽤나 성적으로 매력적이라는 것도 있지만, 그들이 영생의 삶을 산다는 것도 한몫했을 거다. 그깟 해를 못 보는 것 정도는 얼마든지 감내할 수 있을 만큼.
개인적으로 액션물이나 슈퍼히어로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사방에 혈흔이 낭낭한 것은 도무지 내 타입이 아니어서다. 올드 가드는 구독자님인 개똥님의 추천으로 보았는데 생각보다 재밌게 봤다. 사전에 기대를 전연 하지 않는 건 무슨 일이든 도움이 된다.
난 샤를리즈 테론 하면 매드 맥스의 반삭 퓨리오사보다 올드 가드의 숏컷 앤디보다 풍성한 금발에 누디한 립스틱을 바른 고혹적인 그의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는 내가 몇 년째 즐겨 사용하고 있는 디올 자도르의 오랜 모델이기도 하다. 샤를리즈 테론은 이젠 여전사 캐릭터로 입지를 굳힌 듯싶다. 이전에도 영화 제작을 맡았던 것처럼 올드 가드에서도 제작을 맡았다. 난 그가 꽃 같은 길만 밟지 않아서 좋다. 그의 행보를 응원하고 싶어 지는 이유다.
올드 가드는 죽지 않는 자와 죽는 자의 대립이다. 영원한 자와 그렇지 않은 자의 갈등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본인과 다른 건 도무지 견딜 수가 없는 종족인가 보다.
※ 올드 가드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주관적인 글입니다.
서두에도 말했다시피 액션 영화를 잘 보지 않는다. 해서 올드 가드에 액션 영화 특유의 클리셰가 얼마큼 포함되어 있는지, 진부한 전개인지에 대해선 말할 수가 없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칠천만 불의 제작비. 한화로 약 842억 원이 들어간 영화여서 그런지 곳곳에서 돈 냄새가 났다. 진한 돈 냄새. 액션도 재밌었다. 뭔가 효율성보단 보여주기 식의 액션이었지만 원래 액션 영화가 그런 것 아니겠음?
액션 영화지만 개연성 없는 전개는 아니었다.(이것 역시 내 고정관념일 수도 있다.) 그리고 올드 가드는 영화를 관통하는 명징한 주제가 있다. 가장 오래 살았다는 앤디는 영생한 삶 속에서 그 나름대로 룰을 정해 세상을 이롭게 하려 부단히 애를 쓰며 살아온 사람이다.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해. 그리고 그런 선한 자들은 쉬이 트랩에 걸리고 만다.
올드 가드의 위기는 가장 오래된, 그리고 영원히 살 수 있을 것 같았던 리더 앤디가 영생의 삶을 잃은 것이다.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죽음이 찾아온다는 점에서 보통의 필멸자인 우리와 같다. 절대적인 시간의 양이 다를 뿐이다. 앤디가 자신의 때가 되었을 때 그 시간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게 좋았다. 그리고 유한한 시간을 무척 멋지게 사용하는 것도 좋았다.
2004년 개봉한 영화 트로이에서 이런 대사가 있었다. 신이 인간을 질투하는 이유는 그들이 죽기 때문이라고.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귀하고 무한하지 않기 때문에 소중한 것. 앤디는 한 번도 영생한 삶을 허투루 쓴 적이 없다.
나는 어른이 어른다운 것이. 아이가 아이다운 것이 좋다. 어른이 아이 같은 거는 환멸이 나고, 애가 어른 같은 건 가슴이 저린다. 이제 겨우 스무 살이 갓 넘었을 나일을 baby나 kid라고 부르며 혼란스러워할 그를 보듬어주었고 어른으로서 중심을 잡아주었다. 멋있어.
단지 150년 동안 그들이 인류를 위해 최전선에서 나섰던 것을 정리한 것이 이만큼이나 된다. 그들이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나면 2세대 3세대 후 인류가 무척이나 발전하였다고 하더라.
팀을 배반한 대가로 부커는 팀원들을 만날 수 없다. 100년 동안 혼자 살아가야 한다. 기나긴 영생의 시간을 보내온 그들에게 가장 가혹한 형벌은 바로 혼자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꽤나 관대한 결말이 아닐까 싶다.
부커가 동료들을 제약회사에 팔아넘긴 선택에는 어느 정도의 정당성이 포함되어있었다. 그는 부나 명예를 위해서가 아니었다. 단지 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다면, 죽을 수 있는 방법도 알 수 있어서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목도하는 것. 늙지 않고 죽지 않고 혼자로 끝없이 살아가는 세상은 충분히 생지옥일 수 있다.
꾸인 역의 응오 탄 반. 스타워즈 : 라스트 제다이에 출연하였던 베트남 출신 배우이다. 또 다른 영생자인 그는 철제 관속에 갇혀 죽고 살고를 수억 번 반복해왔다. 사건이 마무리된 6개월 후 부커를 찾아온 꾸인은 만약 올드 가드 2가 나온다면 입지적인 캐릭터가 될 듯싶다.
넷플릭스에서 올드 가드 2를 진행할 거라고 아직 컨펌하진 않았지만, 영화가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아마도 속편을 제작할 것이라고 보는 의견이 대다수인 듯하다. 꾸인이 흑화가 돼서 매력적인 악역이 되지 않을까.
You need help.
What does it matter why?
Today, I put this on your wound.
Tomorrow, You help someone up when they fall.
We're not mean to be alone.
도움이 필요하잖아요.
이유를 물을 필요가 뭐가 있겠어요.
오늘은 내가 상처를 봐줄 거예요.
내일은 당신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와주세요.
우린 다 혼자 살 수 없어요.
마지막으로 올드 가드를 꿰뚫는 진리를 읊은 대사를 소개하며 눌변의 리뷰를 마치려고 한다. 어깨에 깊은 자상이 난 앤디에게 점원은 아무것도 묻지 않고 치료를 해주었다. 앤디가 왜 아무것도 묻지 않냐고 하자 그가 했던 말이다. 감독이 관객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점원의 입을 빌려 한 듯 싶었다.
우린 다 혼자 살 수 없다. 영원을 사는 불멸자도 그럴진대 우리 같은 필멸자는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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