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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룸 줄거리 결말 실화_요제프 프리츨 사건에서 모티브 영화 룸 줄거리 결말 실화_요제프 프리츨 사건에서 모티브

영화 룸 줄거리 결말 실화_요제프 프리츨 사건에서 모티브

2020. 7. 29. 11:00Film

영화 룸 줄거리 결말 실화_요제프 프리츨 사건에서 모티브

룸 (Room) 2015
감독 : 레니 애브라함슨
각본 : 에마 도너휴
원작 : 에마 도너휴의 동명 소설
주연 : 브리 라슨, 제이콥 트렘블레이, 조안 알렌, 숀 브리져스, 윌리엄 H. 머시

 

룸 줄거리

램프 하나, 세면대 하나, 침대 하나. 작은 방에 갇힌 24살 엄마와 5살짜리 아들
7년 전, 한 남자에게 납치돼 작은 방에 갇히게 된 열일곱 살 소녀 조이는 세상과 단절된 채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던 중, 아들 잭을 낳고 엄마가 된다. 감옥 같은 장근 방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던 엄마와 아들. 어느덧 세월은 흘러 잭은 다섯 살 생일을 맞는다. 한 번도 방 밖으로 나가 보지 못한 아들을 더 이상 좁은 방 안에 가둬 둘 수 없다고 판단한 조이는 탈출을 계획한다. 하지만, 두 모자의 극적인 탈출과 충격적인 과거 때문에 둘은 또다시 보이지 않는 방안에 가두려 한다.

 

 

룸은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에서 다뤘던 영화 중 하나였다. 이 영화는 2008년 오스트리아에서 발생하였던 요제프 프리츨 친딸 감금 강간 사건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쓰인 에마 도너휴의 소설 '룸'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요제프 프리첼과 딸 엘리자베트

요제프 프리츨은 검거 당시 73세로 친절한 이웃이었지만 실제로는 근친상간을 저지른 사람이었다. 친 딸을 감금시켜놓고 24년에 걸치는 기간 동안 7명의 아이를 낳게 만들었던 사건이다. 원작자인 에마 도너휴는 이 사건으로부터 영감을 받았으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지극히 개인적인 글입니다.

 

 

 

 

그 누구도 아닌 '잭'의 시선으로


영화 룸은 5살짜리 아들인 잭의 시선으로 그려진다. 현실은 조그만 창고 안에 갇혀 나갈 수도 들어올 수도 없이 받아주는 음식만 먹고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참담한 상황이지만 그렇게 침울한 분위기로 극이 진행되지는 않는다.

 

 

난 원작자인 에마 도너휴와 감독인 레니 애브라함슨이 정말 영리하다고 생각했다. 조이는 타인에게 호의를 베풀었다가 납치 감금되었다. 7년 동안 창고 속에서 수없이 성폭행당하다 임신하여 아이를 낳은 상황이다. 끔찍한 소재니 얼마든지 자극적으로 표현할 수도 있고 신파로 그려낼 수도 있었을 거다. 조이의 시선이 아닌 혹은 범죄자였던 닉의 시선이 아닌, 순수하고 천진한 잭의 시선으로 영화를 그려나갔다. 그의 시선에서 좁고 답답한 방이 마치 조그만 우주고 장난감 세상 같은 느낌을 준다. 

 

 

닉이 오는 날 잭은 옷장 안에 들어가 있어야 하고 절대 나와선 안 된다. 잭은 정확하게 닉이 와서 뭘 하는지 알지 못한다. 관객인 우리는 안다. 그래서 난 이 영화가 세련됐다고 느꼈다. 

 

 

 

 

바깥세상에 대한 호기심


조이는 작은 방 안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잭을 양육하고 있다. 잭에게 바깥은 우주고 텔레비전에 나오는 사람들이 전부 가짜라고 말했던 건 조이 나름대로 잭을 지키려던 방법이었을 거다. 

 

 

어느 날 닉이 찾아왔고, 잭이 옷장 밖으로 나와버리자 닉은 다음 날 한겨울임에도 창고의 전기를 끊어버렸다. 그때 조이는 결심한 듯하다. 탈출해야 한다고. 이전까진 바깥은 우주고 텔레비전에 나오는 사람들은 전부 가짜라며 거짓말을 했지만, 잭에게 진실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잭은 무척 혼란스러워하고 엄마에게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는 모습을 보이지만, 종국엔 엄마의 말을 조금씩 믿으며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나타낸다.

 

 

 

 

영화 '룸'의 묘미


조이와 잭의 계획은 성공했다. 전기를 끊어서 심하게 앓다 사망한 걸로 위장하여 닉이 시체를 유기하게끔 하는 계획을 세웠다. 엄마의 말대로 잭은 차가 속도를 낮췄을 때 짐칸에서 뛰어내렸고 행인의 도움으로 구출되었다.

 

 

 

잭의 증언을 토대로 조이도 구출되었고 난 그때 바로 러닝타임을 확인했다. 이제 겨우 절반쯤 왔다. 영화 룸은 조와 잭이 좁은 창고에 갇혀서 지내던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가 아니다. 그 이후다. 

 

 

 

 

룸으로 돌아가고 싶다던 잭


잭은 엄마인 조이와 달리 바깥 생활을 무척 낯설어한다. 가끔 엄마와 단 둘이 살던 조그만 세상으로 돌아가고 싶단 말도 한다. 그만큼 세상이 잭에게 너무나도 낯설어서였을 거다. 의사의 말대로 조이도 잭도 더 충분한 심리치료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다. 어쩌면 잭보다 조이가 더.

 

 

 

조이가 사라지고 7년이 지났고, 조이의 부모님은 이혼한 상태다. 난 그 부부가 이혼한 것이 조이의 부재에서 비롯되었을 거라고 짐작했다. 조이의 엄마는 잭을 손자로서 받아들이지만, 조이의 아버진 끝끝내 잭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난 조이 아버지의 태도를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 사랑하는 딸의 아이지만, 딸을 납치 감금했고 가정을 산산조각 낸 사람의 아이라는 것이 끔찍이도 싫었을 거다. 

 

 

상대적으로 잭을 가족으로 받아들였던 조이의 엄마는 그가 '엄마'여서 그러지 않았을까 싶다. 그 역시 아이를 낳아봤으니, 조이에게 자신의 아이인 '잭'이 어떤 의미인지 알아서였지 않았을까.

 

 

 

 

무엇이 최선이었을까


창고 안 세상도 그랬지만 창고 밖 생활도 녹록지 않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이는 감금 생활에 대한 후유증, 그리고 가족 간의 불화, 언론의 지나친 관심 등으로 인해 엄마와 자주 다툼을 일으킨다. 그러던 중 높은 출연료를 받을 수 있다고 하여 인기 있는 프로그램의 인터뷰를 진행하였는데, 인터뷰어의 질문이 조이를 혼란스럽게 했다.

 

 

조이에게 아들인 잭은 삶 그 자체였다. 그런 상황에서도 살아야 하는 유일한 이유였다. 방음처리가 된 창고에서 갇혀 비참한 삶을 살던 조이는 잭이 아니었으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지도 모른다. 그 7년의 지옥 같은 생활을 버틴 건 잭을 세상에 내보내야 한다는 이유. 그 하나였을 테니까.

 

 

인터뷰어는 조이에게 아들을 그렇게 열악한 상황에서 키우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할 수 있냐고 말했다. 조이는 그때 무척 혼란스러워 보였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아들을 지켜왔고 키워왔는데, 인터뷰어의 말은 조이를 무너지게 했다. 자기가 잭을 최악의 상황으로 몰았다는 죄책감과 회의감. 결국 조이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오직 둘


잭은 할머니에게 자신의 머리를 잘라 엄마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잭은 머리를 계속 길러왔는데 머리를 자르는 건 힘을 잃는 거라고 생각해서다. 그런 잭이 머리를 잘라서 엄마에게 선물해주면 엄마가 힘을 얻어 얼른 기운을 차릴 것이라고 믿었다. 머리카락의 힘이었는지 조이는 금방 회복하여 잭의 곁으로 갈 수 있었다.

 

 

 

김연수 작가의 작법서 '소설가의 일'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소설을 쓴다는 것. 이야기를 쓴다는 것은 같은 사건이라고 해도 어떤 부분을 쓰는지가 핵심이라고. 영화 룸은 조이와 잭 모자가 작은 창고에서 감금되어 학대받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그곳에서 나와 세상에 어떻게 부딪히며 살아가는지에 관한 생존기다.

 

 

조이 역을 맡았던 브리 라슨은 영화 룸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브리 라슨과 잭 역할을 맡았던 제이콥 트렘블레이의 연기가 압도적이다. 7년간의 감금, 그리고 진짜 세상으로의 탈출. 끔찍한 범죄를 겪어야 했던 두 모자가 세상에게 포용되고 동화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 룸.

 

 

잔인한 범죄를 품위 있게 다루어줘서 좋았다. 피해자들의 입장에서 다루어줘서 좋았다.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가볍게 다루거나 흥미 위주로 다루지 않고 조심스럽고 엄중하게 인간의 존엄을 다루어주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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