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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성의 사나이 l 연합군이 패배하고 추축국이 승리한 세상 높은 성의 사나이 l 연합군이 패배하고 추축국이 승리한 세상

높은 성의 사나이 l 연합군이 패배하고 추축국이 승리한 세상

2020. 8. 6. 16:34TV series

높은 성의 사나이 l 연합군이 패배하고 추축국이 승리한 세상

높은 성의 사나이 (The man in the high castle) 2015-2019
원작 : 필립 K. 딕의 동명소설
제작 : 리틀리 스콧, 프랭크 스팟니츠
출연 : 알렉사 다발로스, 루퍼스 슈얼, 조엘 드라푸엔트, 루크 클라인탱크

 

높은 성의 사나이 줄거리

만약 2차 세계 대전이 추축국이었던 나치, 이탈리아, 일본이 승리했다면 어땠을까란 가정을 두고, 나치 독일과 일본 제국에 점령당한 미국과 미국인들의 일상. 그리고 전후 나치와 일본 제국의 외교와 냉전을 그리고 있다. 1950년대부터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 추축국에게도 있었음을 가정하고 치하 민중의 삶을 그려낸다.

 

 

아마존 스튜디오에서 높은 성의 사나이 파일럿을 처음 공개했을 때의 전율이란... 뉴욕은 하겐크로이츠로, 샌프란시스코가 욱일기와 일장기로 도배된 모습을 보면서 소름이 끼쳤어요. 에피소드가 전부 공개되고 밤을 새워 봤고 바로 원작 소설을 읽었습니다. 드라마는 소설의 큰 틀과 등장인물의 이름을 차용하였지만 디테일한 부분은 소설과 결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저는 소설보단 드라마가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블레이드 러너(1982)의 처음 시퀸스 스틸컷

필립 K. 딕의 또 다른 작품인 <안드로이드는 전기 양의 꿈을 꾸는가>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블레이드 러너(1982)의 스틸컷이에요. 

 

1968년에 쓰인 소설. 그리고 1982년에 개봉한 블레이드 러너는 미국이 일본에게 완전히 잠식당한 듯한 미장센을 보여줘요. 전광판에 기모노를 입은 일본 여성이. 길거리 곳곳엔 일본풍의 스타일이 가득하죠. 전 이걸 보고 1980년대 버블이 한창이던 그 시절 미국이 일본을 굉장히 위협적으로 인식했구나 하고 어렴풋이 느꼈어요.  도쿄를 팔면 미국을 살 수 있다던 그 시절. 그런 부분에선 높은 성의 사나이 역시 같은 맥락인 듯해요.

 

 

 

높은 성의 사나이는 1962년에 발표된 소설이에요. 출고 직후 바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다음 해 1963년 휴고 과학소설상 최고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연합군이 패배하고 추축국이 승리한 대체 역사 소설이기에 1933년의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당선인의 암살 미수 사건이 성공하여 사망하였고, 히틀러는 살아 있어요. 미국은 두 동강이 나서 서부는 일본령, 동부는 나치령이 된 상황입니다. 

 

 

 

 

※ 극의 설명을 위한 최소한의 스포일러만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포가 될 수 있는 부분은 더보기에 감추어 놓았습니다.

 

 

 

일본령의 샌프란시스코가 배경


높은 성의 사나이 중심 배경은 샌프란시스코예요. 샌프란시스코의 풍경에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물이 범벅이 된 것을 처음 봤을 때 시각적인 부분에 압도당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저는 "실제로 추축국이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했다고 해도 미국을 절반이나 뚝 떼어서 일본에게 내어줬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좀 과해서요. 소설보다 드라마가 일본의 지분이 더 높아요. 원작 소설은 로키 산맥 없이 완충지대 역할을 하는 중립 지대만 있는데, 드라마 내에선 보시다시피 거의 반반이죠.

 

 

 

미국과 소련의 냉전을 차용하여서 드라마에서도 나치 독일과 일본제국의 외교와 힘겨루기를 보여줘요. 나치 독일은 일본에게 내어준 서부를 뺏어오려고 하고, 일본 역시 마찬가지예요. 영원한 동맹은 없으니까요.

 

 

 

 

등장인물 소개


줄리아나 크레인

 

 

일본령의 샌프란시스코에서 거주하고 있어요. 약혼남도 있고요. 처음 줄리아나를 보고 느낀 건 굉장히 일본에 우호적이었다는 거예요. 그는 일본의 가라데를 배우고 있어요. 일본 음식을 즐겨 먹습니다. 그리고 일본의 문화와 예절에 대해서 마음 깊이 존경하고 있어요. 그의 아버지는 일본군과의 전투에서 전사하였기 때문에 엄마는 일본을 질색하는데도, 줄리아나는 일본을 동경하고 있거든요.

 

 

그러던 줄리아나 이복 자매인 트루디가 건네준 필름을 받으면서 서서히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요. 처음엔 동생이 왜 저항군이 됐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해요. 어리석다고 생각하고요. 그러던 그가 필름을 손에 쥐게 되면서, 연합군이 승리한 영화를 보게 되면서, 조를 만나게 되면서, 조금씩 각성하기 시작해요.

 

 

시대에 순응하고 그런대로 만족하며 살던 평범한 여성인 '줄리아나'가 현실에 의문을 품게 되고 대의를 이루려 한다는 점이 재밌다고 생각해요.

 

 

 

존 스미스

 

 

소설에는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에요. 미국 보수 우익 그 자체인 인물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인이고 미 육군 소속이었지만, 승기가 기우는 것을 보며 나치로 전향한 인물이에요.

 

 

저항군을 잡는 일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밀정을 보내기도 하고요. 국가를 배신한 사람이지만 존 스미스는 꽤 다정한 사람이기도 해요. 전 그것이 높은 성의 사나이가 좋은 작품인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하거든요. 국가를 버린 사람이고 자신의 입지가 가장 중요한 사람이기도 하지만 가족들을 끔찍하게 생각하고 다정한 아빠이기도 해요. 부하 직원들이 부상을 당했을 때 제 일처럼 걱정하고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요. 배신자=악. 자체의 단순하고 평면적인 캐릭터가 아니어서 좋았어요. 

 

 

 

조 블레이크

 

 

독일 점령지에서 저항군들에게 가담하며 비밀 수화물을 전달하기로 하였지만 사실은 존 스미스가 보낸 나치 소속 밀정이에요. 시즌이 진행될수록 비중이 갈수록 없어지더라고요. 하는 행보도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우왕좌왕했던 인물이고요.

 

 

조는 높은 성의 사나이가 배포하는 필름의 출처를 밝혀내는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줄리아나를 만났어요. 처음엔 밀정이었지만 줄리아나를 만나면서 바뀐 모습을 보여주고요. 개인적으로 조와 줄리아나가 사랑에 빠지게 된 설정은 이해하기가 좀 어려워요.

 

 

 

 

대체 역사 디스토피아 장르


불행한 역사를 희망을 가득 담아 꾸려나가는 이야기보다, 다행인 역사를 최악의 상황으로 그려나가는 설정 또한 높은 성의 사나이가 재밌는 이유 중 하나 같아요.

 

 

 

높은 성의 사나이의 주 배경인 샌프란시스코에선 곳곳에서 인종차별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일본인이 최우선인 상황이고, 피지배 계층인 미국인들은 차별과 멸시를 견뎌야 하죠. 하물며 같은 출입구를 사용할 수도 없어요. 그리고 보통의 미국인들 중에서도 일본을 동경하고 그들의 문화와 예절을 존경하는 인물들이 많고요. 전 그 설정도 재밌더라고요. 

 

 

골동품점을 운영하는 로버트 칠단도 마찬가지예요. 초반의 그는 극심한 친일 주의자인데, 어떻게든 일본인의 눈에 들고 싶어 발악하는 모습이 애처로울 지경이었거든요. 

 

 

지배 계층에게 우호적인 자. 그리고 무모한 걸 알면서도 저항하는 자. 국가를 변절하였지만 정의로움이 있는 자. 다양한 군상이 등장하기 때문에 더욱더 재밌었던 것 같아요.

 

 

 

 

높은 성의 사나이가 필름을 갖고 있었던 이유


연합군이 승리한 상황의 필름을 배포하는 높은 성의 사나이는 나치 독일과 일본 제국에겐 눈엣가시예요. 아무 생각 없이 자신의 삶에 꽤 만족하며 살던 줄리아나가 저항군의 편에 서기로 한 것도 경험해보지 못한 연합군의 승리. 그런 세상을 어쩌면 가져볼 수도 있다는 희망에서 출발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처음에 그 필름을 볼 때, 저 역시도 "어떻게 저런 필름을 찍을 수 있는 거지?"라고 생각하였어요.(드라마에 등장한 필름은 실제예요. 나치와 일본이 항복한 그 상황의 필름을 그대로 사용하였어요.)

 

 

시즌이 진행되고 그 이유를 알게 되었어요. 하지만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혹 궁금하신 분들은 더보기를 눌러주세요.

 

 

 

 

 

더보기

평행 세계


높은 성의 사나이는 나치와 일본의 입장에서 파시즘 체제에 반대하는 (그들 표현대로는) 불경한 필름을 유포하는 자죠. 시즌 2가 되면 그의 존재가 밝혀져요.

 

처음에는 평범한 영상을 편집하여 전시 선전문을 만들던 사람이었고, 나중엔 연합군이 승리한 상황을 짜깁기한 가짜 영상물을 배포하다가, 나중엔 진짜 연합국이 승리한 세계의 영상물을 전달하게 돼요.

 

 

추후 시즌에서 나타나는 것은 높은 성의 사나이의 세계관이 "평행세계를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그리고 평행 세계를 이동하는 것은 다른 세계에 자신이 존재하지 않을 때에만 가능하다는 룰이 있어요. 만일 다른 세계의 내가 존재하는 경우라면 이동 중 죽어버리고 말아요.

 

 

 

 

우린 어땠을까


한국인으로서 자연스럽게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소설이 현실이라면 우린 어떻게 됐을까. 추후에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도 나치와 일본제국이 나눠 가진 것을 보여주거든요. 그래도 일본령이던 샌프란시스코의 일본 제국은 미국인들에게 꽤나 친절하게 그려진 것 같아요. 일본 제국은 레지스탕스를 소탕하고 즉각 사살하긴 했지만, 보통의 미국 시민들이 체제에 순응하고 사는 인물들이 대다수였다는 건 어느 정도 살만했다는 반증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따로 소개하지는 않은 인물이지만 일본제국의 지배계층이었지만 이런 체제에 회의감을 느끼는 인물들이 있었어요. 그리고 그런 자들이 모여서 새로운 세상을 열게 했던 것 같고요.

 

 

저는 저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 좋더라고요. 작품을 보고 깊이 사유하게끔 만들어주는 작품을 좋아해요. 그래서 높은 성의 사나이를 좋아했고요.

 

 

한 번쯤은 보셔도 좋은 드라마이지 않을까 싶어요. 

재밌게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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