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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파 뜻 유래 역사 l K 무비의 한 장르로 자리잡은 신파 신파 뜻 유래 역사 l K 무비의 한 장르로 자리잡은 신파

신파 뜻 유래 역사 l K 무비의 한 장르로 자리잡은 신파

2020. 9. 2. 17:30Film

신파 뜻 유래 역사 l K 무비의 한 장르로 자리 잡은 신파

 

신파 : 흥행을 위해 억지스러운 설정과 연출로 관객의 눈물을 자극하는 것.

신파를 딱 한 줄로 요약한다면 이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최근에 개봉한 한국 영화 리뷰를 하며 저 역시 혹평과 함께 그놈의 신파 좀 빼고 담백하게 갈 수 없겠냐는 논조의 글을 여러 번 올렸거든요. 

 

신파의 유래에 대한 글을 써보면 재밌을 것 같아서 이번 글을 쓰게 되었어요.

 

신파 뜻


가부키

신파는 일본에서 서양 연극 문화를 받아들이며 일본 고유의 연극인 '가부키'와 구분하게 위해 새롭게 붙인 연극 장르입니다. 해서 신파와 대비되는 가부키를 구극, 구파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신파의 본래 의미는, 서양식 연극. 혹은 서양식 연극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일본 연극을 뜻하는데요. 1894년 청일 전쟁이 일어나자 전쟁의 상황을 다루는 연극이 주를 이루었고, 1897년부터는 소설극이나 서구의 번안극, 또는 범죄 소설이나 탐정극을 상영하였습니다. 이때부터 구파와 차별점이 드러나서 '신파극'이라는 이름이 생겼습니다.

 

일본에서 메이지 시대에 서양의 연극 양식을 받아들인 정치극으로 시작하여 19세기 말 입지가 탄탄해졌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계몽적, 정치적 요소가 흐려지며 오락적, 감상적 요소가 강해졌습니다. 주로 가정 비극, 화류계의 일들을 다루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흔히 쓰이는 '신파'의 개연성이 없지만 눈물을 짜내는 스토리가 이때부터 시작되었던 거예요.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 이후인 1910년에 유입되어 공연되었고 처음 신파극이 들어왔을 땐 언어만 한국어로 바꾸어 일본산 신파극을 직수입하였습니다. 

 

이랬던 신파가 오늘날에는 문학작품이나 대중문화에서 흥행을 위해 억지스러운 설정과 연출로 관객의 눈물을 자극하는 것을 뜻하는  조롱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어요.

 

신파 역사


우리나라에서 신파란 용어를 처음 사용한 것은 1912년 2월 18일 '매일신보'에서 임성구 일행의 혁신단이 낸 제2회 공연 광고를 '신파 연극 원조'라고 이름 지은 것이 그 시초입니다.

 

조중환의 장한몽

우리나라에서의 신파극 역시, 일본의 신파극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군사극, 탐정극을 걸쳐 가장 인기를 끈 것은 가정 비극을 다룬 멜로물이었습니다. 조중환의 '장한몽'. 이해조의 '봉선화'가 대표적이에요.

 

1935년 동양극장을 설립한 이후 공연 체제를 가동하며 상업적인 성공으로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소재는 가정 비극과 사극이 주를 이루었고, 크게 성공한 작품으로는 임선규의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가 있습니다.

 

이러한 한국 신파극은 한국전쟁 발발 전인 1940년대까지 큰 인기몰이를 하였지만, 광복을 맞이함과 동시에 왜색으로 치부되어 소멸하였습니다. 그러한 신파극이 현재 우리나라의 영화 산업에서 빼려야 뺄 수 없는 장르가 되었네요.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1936)


연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1936)
 연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1936)'의 신문 광고

부잣집 남자와 사연 있는 여자의 불행한 연애사. 부자인 시어머니에게 괴롭힘 당하는 착하고 가난한 며느리의 이야기가 일제강점기 내내 자리 잡았는데, 이 두 가지의 결합된 서사가 앞서 설명하였던 1935년 설립된 동양극장의 대표 스테디셀러 연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입니다.

 

 

김영춘 - 홍도야 우지마라 (1939)

이 연극을 리메이크한 영화의 주제가인 '홍도야 우지 마라' 역시 지금도 유명한 곡이죠. 신파는 부자와의 결혼이란, 결국 이루어질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는 서사가 대부분입니다.

 

 

이해연 - 단장의 미아리고개 (1956)

그런 의미에서 트로트와 결을 같이 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트로트는 일강기 엔카에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장르이지만, 우리만의 한과 정서를 포함하여 우리 고유의 것이 되었다고 생각하거든요. 트로트 가사에서 풍기는 내용은 신파 연극, 영화와 거의 동일합니다. 특히 193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의 정통 트로트는 세상이나 타인과의 갈등에 대해 해결하는 것보다, 스스로 욕망을 꺾고 체념하며 이러한 패배를 자학과 자기 연민의 태도와 감정으로 해소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니까요. 대게 가슴 아픈 사연을 지니고 있어서 자기 연민, 혹은 여러 가지 사연으로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에 대해 노래하고 있거든요.

 

일제 강점기부터 돈과 사랑은 함께 취할 수 없고 절대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사상이. 사랑과 도덕을 지키면서도 돈과 권력 명예까지 얻을 수 있는 세상은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이 현재 2020년에도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신파가 지긋지긋한 이유


얼마 전 반도 리뷰를 하며 그런 생각을 했어요. 이럴 거면 차라리 신파를 장르의 하나로 추가하면 어떨까 하고요. SF, 로맨틱 코미디, 공포, 범죄, 처럼 '신파' 장르를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하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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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백, 반도 전부 다 신파 요소가 너무나도 강했기 때문에 혹시 투자자들이 감독에게 신파 요소를 반드시 넣으라고 압박을 넣은 게 아닌가 생각하였는데 연상호 감독이 오피셜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반도의 신파적 요소는 이미 촬영 전부터 설정된 것이라고 합니다. 투자 및 배급사도 동의하였고요. 가족을 중시하는 한국과 아시아권 국가들의 흥행을 위해서요.

 

개인적으로 신파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는 문학도 영화도 연극도 신파 요소가 들어간 장르보단, 하드보일드 장르를 더 선호합니다. 저 스스로 염세적이고 이성적인 것도 있지만, 개연성 없는 전개에 도무지 몰입할 수가 없어서요.

 

저에게 신파는 이런 느낌이거든요. 짧은 스토리를 하나 만들어 볼게요.

 

가난한 한 가정의 착실한 가장이 있어요. 착한 아내와 토끼 같은 아이가 두어 명 있고요. 그런데 웬걸? 회사에서 잘리고 말았네요. 당장 우리 가족의 생계는 어떡하죠. 부인과 아이들 생각을 하니 가슴이 저며옵니다. 그 남자는 소주 한 병과 담배 한 갑을 사러 편의점에 들어갔고, 어차피 잃을 것도 없단 생각에 허탈한 마음으로 복권을 10장을 샀어요. 근데 그 10권의 복권이 전부 1등에 당첨된 거예요. 그래서 그 남자는 복권 당첨금으로 사랑하는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열심히 살았던 착한 사람이 뜻밖의 횡재를 만나 잘 살게 된다는 건 물론 좋아요. 권선징악도 어느 정도 포함되었고요. 하지만 여기에 개연성은 전연 없죠. 10장의 복권이 10장 다 당첨된다는 것도, 그리고 그 가족이 행복하게 살았다는 것도요. 뜻밖에 큰돈을 만나서 그 가족이 잘 살 거란 보장은 없어요. '돈'때문에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모르니까요. 저한텐 신파 영화의 전개가 제가 어설프게 만든 스토리와 비슷합니다. 이 정도로 서사에 대한 고민이 없어 보여요.

 

 

7번가의 선물 스틸컷
신과 함께 스틸컷

저는 신파의 가장 큰 문제가 '개연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억지로 감동을 연출하고 눈물을 짤 타이밍을 만들다 보니 개연성은 저 멀리에 있고 관객들에겐 기시감을 넘어 피로감을 주거든요.

 

"아.... 또야...?"

 

그럼 전 바로 영화관을 박차고 나가고 싶어 져요. 7번 방의 선물이 그랬고, 신과 함께가 그랬습니다.

 

신파를 꼭 넣어야 한다면


어느새부턴가 신파를 빼놓곤 한국 영화를 설명할 수 없게 되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순애야. 너는 김중배의 다이아몬드 반지가 그렇게도 탐이 나더냔 말이냐?"라고 말했던 이수일과 심순애의 장한몽과 같이 돈 때문에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을 다룬 작품보다, 가장 손쉬운 소재이면서도 눈물을 잔뜩 쏟게 할 수 있는 부모와 자식 간의 정을 앞세운 신파를 싫어합니다. (부산행의 공유, 반도의 이정현)

 

하지만, 이토록 신파가 사랑받는 이유도 분명히 있을 거예요. 영화는 염연히 돈이 관련된 대중 산업이고, 대중에게 팔릴만한 영화를 만들어야만 합니다. 저처럼 신파를 촌스럽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거지만, 분명 신파를 사랑하는 관객도 많을 거예요.

 

신파에게 불가항력의 매력이 있다는 것은 저 역시 어느 정도 공감합니다. 저는 7번 방의 선물을 보며 '이게 뭐야. 말이 돼? 이거 다 짜 맞춘 거잖아??' 하면서 화가 남과 동시에, 영화 안의 답답한 상황에 눈물이 계속 흘렀어요. 그것이 신파의 묘미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개연성도 없고, 짜 맞춘 전개에, 비성적이고 감정적이지만, 그 상황에 매료되어 눈물 흘리게 되고 가슴이 아파지는 것.

 

평면적이며 상투적인 캐릭터, 자극적이고도 작위적인 설정, 시작하자마자 결말이 예상되는 식상한 전개. 

 

최근 개봉한 영화 중에서 좋은 평가를 한 작품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관객들의 눈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 신파에 신물이 난다는 관객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영화 산업계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화두가 되었을 것 같아요.

 

신파는 분명 매력적인 소재입니다. 그럼 잘 써야 해요. 신파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눈물이 아닌 웃음이 날 정도로 많은 관객들에게 신파에 대한 거부감은 상당합니다. 다른 것을 모두 제쳐둔 채 가족 간의 정이, 남녀 간의 사랑이 가장 중요시되는 장르라면, 신파를 조금 더 세련되게 그려내야죠.

 

세련되고도 촘촘한 서사와 입체적인 캐릭터가 등장하는 한국 영화가 보고 싶습니다. 그런 영화를 기대해봐도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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