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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백 결말 실화 줄거리 후기 스포 l 신파의 향연 결백 결말 실화 줄거리 후기 스포 l 신파의 향연

결백 결말 실화 줄거리 후기 스포 l 신파의 향연

2020. 8. 2. 19:00Film

결백 결말 실화 줄거리 후기 스포 l 신파의 향연

결백 2019
감독 : 박상현
각본 : 박상현
손익분기점 : 140만 명
출연 : 신혜선, 배종옥, 허준호, 홍경, 태항호, 고창석, 박철민

 

결백 줄거리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막걸리 농약 살인사건이 벌어졌다. 기억을 잃은 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몰린 엄마 화자(배종옥). 그의 결백을 밝히려는 변호사 정인(신혜선)이 추 시장(허준호)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의 카르텔을 와해시키고 추악한 진실을 파헤친다.

 

 

약촌 오거리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재심"을 만들었던 제작진이 지난 2009년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실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영화 "결백". 결론부터 말하면 별로다.

 

 

 

비밀의 숲에서 영은수 검사 역을 맡았던 신혜선님

결백에서 정인 역할을 맡은 배우 신혜선 님. 나는 그를 비밀의 숲에서 처음 봤다. (TV를 거의 보지 않기 때문에 비밀의 숲에서 눈에 익은 배우는 배두나 님과 조승우 님이 유일했다.) 20대 신입 검사 영은수 역할을 맡았던 혜선 씨는 그 후로 승승장구하여 이제 이러한 대작도 혼자서 끌고 나갈 수 있는 역량 있는 배우로 성장했다.

 

 

딕션이 좋고 이지적인 분위기 때문에 법조인 역할이 유독 잘 어울리는 신혜선 배우. 결백의 평이 좋지 않았고 별로인 걸 알았어도 이 작품을 본 이유는 순전히 그 때문이었다.

 

 

 

결백은 예상보다 더 별로였다. 그 누구에게도 감응할 수 없었고 캐릭터는 얄팍했다. 아무리 신혜선, 배종옥, 허준호가 멱살 잡고 연기력으로 캐리 하면 뭐하나. 영화 곳곳에서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작위적이었고 개연성이라곤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던 것과 동시에 + 신파 요소 꾸역꾸역 집어넣어서 대환장 파티가 됐다.

 

 

 

 

※ 결백의 스포일러와 결말을 포함하고 있으며 개인적인 글입니다.

 

 

 

막걸리에 농약을 섞은 자


결백은 정인이 아버지의 장례식으로 시작한다. 이제 막 도착한 지역 유지 허 시장이 등장하면서부터 그의 시선을 따라 롱테이크 기법으로 사건의 전말을 보여준다. 

 

 

맛이 이상하다며 막걸리를 들이키다가 사람들이 막걸리를 토해내기 시작하고 지적 장애가 있는 정인의 동생 정수가 장례식장을 정신없이 휘젓고 다니며 아수라장이 된다.

 

 

남편을 잃고 넋이 나가 고즈넉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 화자에게 오빠가 죽었는데 노래가 나오냐며 서울에서 잘 나간다는 잘난 딸은 왜 보이지도 않냐면서 난리인 고모. 영화의 처음 시퀀스가 너무 좋았어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질 정도였다. 근데 이게 다지 뭐야.

 

 

농약 탄 막걸리를 먹고 한 명은 사망했고 몇몇은 중태에 빠졌다.

막걸리에 농약을 탄 건 누구였을까.

 

 

 

 

외부인 '정인'의 등장


정인은 유력한 용의자 '화자'의 큰 딸이다. 오래전 집을 나가 식구들 전부와 의절하고 연락 한번 없이 지낸 듯했다. 대형 로펌에서 근무하는 에이스 변호사 정인은 뉴스에서 엄마의 사건을 보고 대천으로 향한다.

 

 

정인은 외부인이지만 토착인이기도 하다. 정인은 혼자 몸으로 작은 시골 마을의 비밀을 샅샅이 파헤친다.(아주 쉽게 파헤친다.) 정인은 엄마가 치매에 걸려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수준의 중증이기 때문에 엄마가 농약에 막걸리를 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가장 나중에 장례식에 도착하였고 막걸리에서 이상한 맛이 나는 걸 인지했고 사망에 이르지 않았고 비교적 적은 외상을 입었던 허 시장을 가장 의심했다. 친구들끼리 나눠 가졌다는 카지노 부지를 친구들이 전부 사망하게 되면 다 그의 손으로 보기 좋게 들어갈 것 같아서였다. 손 안 대고 코 푸는 거에다가 이미 치매에 걸린 화자에게 뒤집어 씌우면 세상 간편하니까.

 

 

 

 

마을 사람들의 카르텔. 그 중심에 있는 허 시장


정인의 아빠 그리고 허 시장과 친구들은 오래된 고향 친구들이다. 더러운 짓을 할수록 관계가 돈독해진다더니 엄청나게 끈끈하더라. 그들은 젊은 시절 돈 때문에 작당하고 사람을 죽인 적이 있다.

 

 

대천 시장인 허 시장은 작은 대천에 조그만 왕국을 세워놓고 대천을 맘대로 주무르는 중이다. 카지노 사업을 진행하고 검찰 경찰 지역 유지에도 손을 뻗은 허 시장. 갑자기 난데없이 나타난 정인이 그에겐 눈엣가시다. 

 

 

 

문제는 정인을 겁박하거나 제거하려고 하는 과정이 너무나도 허술하단 점이다. 아무리 그래도 시장님인데 동네 깡패를 불러서 정인과 정수를 겁박하고 폭행한다거나, 큰 덤프트럭으로 정인을 죽이려고 한다거나.(더 가관인 건 정인은 최소 사망일 것 같은 큰 교통사고가 났는데 눈을 뜨자마자 바로 걸어 나갈 수 있을 정도로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개연성 없는 전개와 얄팍한 캐릭터


너무 쉽다. 너무 작위적이다. 증거가 그냥 깃발을 들고 펄럭 펄럭 흔든다. "나 여깄어! 내가 바로 증거야!^^" 정인이 능력 있는 변호사라는 걸 감안하고도 증거가 너무 쉽다. 초등학생도 금방 유추해낼 수 있을 정도다. 

 

 

정인은 목격자를 미행해서 너무나 쉽게 증거를 확보한다. 그 사진엔 카지노 사업과 이해관계가 엮인 사람들이 전부 다 등장한다. 사건 현장인 집을 둘러보다가도 증거가 그냥 쑥 쑥 나와버린다. 이미 경찰이 중요한 증거는 다 수집을 해 갔을 텐데 그게 왜 그땐 안 보였을까.

 

 

 

동네 친구였는데 형사가 됐다는 양순경은 왜 정인을 이렇게 물심양면으로 돕는 거지? 정인은 토착민인 양순경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사건을 해결하는 데 있어 정인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었다. 문제는 "왜?"라는 것이다.

 

 

난 자기 일처럼 정인을 돕는 양순경을 보며 허 시장의 사람이 아닐까 의심했다. 부장검사와도 연이 있고 검찰 조직에도 손을 뻗은 사람이 경찰 조직에 손을 뻗지 않았다는 보장이 없어서다. 그리고 대가 없는 선의는 충분히 의심 살만하다. 

 

 

예상외로 양순경은 정말 선의로 정인을 도왔다는 거다. 아무것도 바라는 것 없이. 이렇게 평면적이고 입체감 없는 캐릭터를 넣는 건 가장 지양해야 되는 것 아닐까. 세 살짜리 애기들이 보는 동화 쓰는 거 아니잖아. 

 

 

 

 

결백의 가장 큰 문제 : 신파의 향연


치매 환자인 화자는 막걸리 살인사건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돼서 경찰들에게 붙들려 연행되고 사람들은 그에게 살인자라 욕을 하며 계란을 던진다. 그 순간에도 화자는 아들이 밥을 굶을까 걱정되어 고모에게 정수 밥을 꼭 챙겨달라고 부탁한다.

 

 

 

치매에 걸려 제 딸도 알아보지 못하는 초라한 행색의 화자가 정신지체 아들을 부둥켜안고 우는 장면은 안타깝다는 생각보다 눈살이 찌푸려지고 짜증이 났다. 작위적이고 지독한 신파다.

 

 

 

화자가 재판을 받을 때도 검사가 아들인 정수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려 하자 모두 자신이 한 거라며 정수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정신이 오락가락한 화자가 예쁜 변호사가 제 딸임을 알아보지 못하다가 그가 정인임을 깨닫고 울부짖는 장면도 그렇다.

 

 

결말 말미에 화자가 정인이 마주 앉아서 딸인 줄 모르고 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걸 들은 정인이 오열하는 장면도 그렇다. 슬픈 음악을 깔아놓고 감동적인 장면을 억지 연출한 장면. 하나도 슬프지 않았다. 십 년이 넘은 모녀의 묵은 오해가 비로소 해소되는 중요한 장면이었는데도 그랬다. 더 솔직히 말하면 이토록 촌스러운 연출에 감탄했다.

 

 

 

 

채화자는 결백할까


정인이 치매인 화자에게 "제가 누굽니까."라고 몇 번이고 물으며 울음을 삼키는 모습도, 제 딸을 알아보지 못하고 "몰라요. 모르겠어유."를 반복하던 화자도 하나도 감격스럽지 않았다. 

 

 

아버지를 죽인 것도.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농약 탄 막걸리를 먹인 것도 전부 화자가 벌인 일이다. 치매 환자인 화자가 모든 일의 주범이었다는 건 재밌는 설정이었다. 사실을 알고 난 정인은 모든 죄를 사망한 아버지에게 뒤집어 씌웠고 화자는 무죄가 됐다.

 

 

그들은 선하고 좋은 사람이던 화자의 남편을 죽였다. 그들을 죽이려 한 화자는 결백할까.

 

 

남편을 잃고 자살을 시도하였다가 남편의 친구와 새 가정을 꾸린 화자. 그리고 전 남편의 아이인 정인. 정인의 아버지가  그토록 정인을 괴롭히던 것도. 교육을 시키려 하지 않은 것도. 숱하면 폭력을 행했던 것도 제 피가 아니어서 그랬을까. 솔직히 그는 정인이 제 피붙이였어도 똑같았을 것 같긴 하다.

 

 

 

결백은 여성 서사다. 어머니인 화자와 그의 딸 정인이 이끌어 나가는 이야기. 두 배우 전부 연기력이 보장된 배우들이고 특히 배종옥 님은 갓 결혼했을 때의 모습부터 백발인 노모의 모습까지 시대를 초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시장 역할을 맡았던 허준호 역시 말할 것도 없이 훌륭했다.

 

 

문제는 시나리오다. 이런 배우들로 이런 시나리오를 쓰면 곤란하다. 결백의 전개는 너무나도 형편없었고 너무나 작위적이었으며 신파 요소가 가득했기 때문에 극에 좀처럼 몰입할 수가 없었다. 많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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