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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결말 스포 후기 l 단순하고 명징한 서사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결말 스포 후기 l 단순하고 명징한 서사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결말 스포 후기 l 단순하고 명징한 서사

2020. 9. 12. 18:30Film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결말 스포 후기 l 단순하고 명징한 서사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Deliver us from evil) 2020
감독 : 홍원찬
각본 : 홍원찬
출연 : 황정민, 이정재, 박정민, 박소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줄거리 * 스포 포함

태국에서 유아 납치 사건이 발생했고, 마지막 청부살인을 끝낸 킬러 인남(황정민)은 납치된 아이가 자신의 아이임을 알게 됐다. 은퇴를 계획했던 인남은 태국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유이(박정민)를 만나 아이를 찾는다. 한편, 자신의 형제가 인남에게 살해당한 것을 알게 된 야쿠자 대표 레이(이정재)는 인남을 죽이기 위해 태국으로 향한다. 인남과 레이는 끝없는 추격전을 벌이고 유이는 구해냈지만 인남과 레이는 사망했다. 유이는 아이를 구해내 생전 인남이 가려고 했던 파나마에서 유이와 함께 새 삶을 시작한다.

배우 황정민, 감독 홍원찬

오피스의 홍원찬 감독이 만든 영화. 마치 도시 괴담 같은 휴먼 스릴러 영화 오피스를 인상 깊게 보았기 때문에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어떨지 궁금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런대로 괜찮았던 작품.

 

칼과 총과 피가 등장하는 걸 잘 보지 못하고 액션 영화를 잘 소비하지 않기 때문에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충분한 눈요기는 되었던 작품이다. 극 중 살인 청부업자 역할을 맡은 황정민 씨가 홀로 수십 명을 해치우는 장면에선 7년 전 신세계의 엘리베이터 신이 떠올랐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복잡한 서사가 아니다. 아이를 지키려는 남자와 살인을 즐기는 남자와의 단순하고 명징한 추격전이다. 

 

홍원찬 감독은 이 영화가 '악인'과 '구원'에 대한 이야기라 말했다. 나락으로 떨어진 인물이 누군가를 구하면서 본인도 구원받는 영화라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의 이름이 주기도문의 마지막 구절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라고.

 

 

※ 스포일러와 결말을 포함하고 있으며 개인적인 글입니다.

 

전문 킬러 인남


인남은 살인청부업자다. 딱 보기에도 일본 건축물로 보이는 곳에서 사람 여럿을 죽인다. 인남의 눈은 무척이나 공허하다. 무엇 때문에 사는지 짐작할 수 없는 그런 눈. 말 그대로 죽지 못해 사는 사람 같달까. 인남은 국정원 비밀요원으로 근무했고 (영화 속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용가치가 다 돼 폐기처분을 당한 자다. 오래전 사랑하는 사람과도 이별하였고 국가로부터 버림받고 타국에서 사람을 죽이며 사는 그의 눈이 이토록 공허한 건 어쩌면 당연하기도 하다.

 

그런 인남은 오래전 사랑했던 인연을 주검으로 만났고, 그에게 자신의 아이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이제 그만 은퇴하고 여생을 보내려던 그는 자신의 아이인 9살짜리 유민이를 구하려고 방콕으로 떠난다. 난 사실 이 부분에서 '레이가 벌써?'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더라고.

 

연기 잘하는 황정민 씨는 오늘 당장 죽어도 미련이 남지 않을 것 같은 킬러에서 조금씩 다정한 아이 아빠가 되어가더라.

 

메인 빌런 레이


레이는 자신의 형이 인남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걸 알고는 인남을 죽이기 위해 태국으로 간다. 인남의 브로커 말로는 그 형과 그렇게 가깝지도 않았고 연락이 끊긴 지 오래라는데 지가 뭔데 난리냐고. 얼핏 보면 레이는 사랑하는 형의 원수를 갚으려 그 부단한 여정을 시작한 듯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레이는 원초적인 살인을 즐기는 자다. 형을 죽였기 때문에 죽여야 한다는 건 그럴듯한 명분일 뿐. 태국의 인신매매 조직 대표와 대화하는 부분에서 이런 레이의 성격이 잘 드러난다.

 

그가 왜 그렇게 인남을 죽이려고 하냐고 물으니 레이는 기억도 안 난다면서 이유는 중요한 게 아니라고 말했다. 사람을 악착같이 죽이려고 난리인데 왜 죽여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이유도 중요한 게 없단다. 그런 논리라면 직업도 야쿠자 대표겠다 그냥 편하게 일본에서 죽이고 싶은 사람 죽여도 된다. 태국으로 원정까지 와서 그 생고생을 하며 뭐 하는 건가 싶지만 맹목적으로 인남을 죽이려는 이유는 그가 그저 살인을 좋아하는 자여서 그렇다. 이해타산적으로만 봐도 무척 손해인데 원래 ㅁㅊ놈한텐 논리가 없다. 이해하려고 하면 안 된다.

 

사냥의 시간 킬러 '한'

레이의 말을 듣고 바로 생각났던 인물이 있다. 사냥의 시간의 '한' 그 역시 단순 살인을 즐기는 인물이었으니까. 그래도 한은 살인의 대가로 돈은 받았는데, 레이는 정말 순수하게 본인 만족과 즐거움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인물. 한은 쌍팔년도 대사 내뱉으면서 듣는 날 부끄럽게 했는데, 그에 비하면 레이는 훨씬 매력적이다. 

 

처음 레이가 등장하는 장례식에서 죽은 형을 바라보느라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이내 고개를 들면 카메라가 아래에 위치하였기 때문에 목에 가득한 타투가 드러난다. 내 시선은 그의 얼굴이 아니라 그의 목에 고정된다. 벌써부터 위협적이다. 일부러 카메라 구도를 밑에서 위로 향하게 잡아 그의 타투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설정을 넣었다고 생각했다. 그때는 뭐랄까.. 레이에게서 수양이 보이기도 했고.

 

끼쟁이 유이 하고 싶은 거 다 해!


박정민 씨 다시 보이더라. 사냥의 시간에서 만났을 땐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박정민 씨는 대단한 매력을 보여줬다. "너무 더워!!!" 하는 것도 어쩜 그렇게 웃기는지?

 

그가 인남을 도운 이유는 성전환 수술 비용을 받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겠지만, 그는 인남에게 자신 역시 한국에 아이가 있다고 말했다. 유이는 인남을 도운 대가로 굉장히 피곤한 일에 얽힌다. 경찰서에도 가야 했고 생명의 위협도 여러 번이다. 그럼에도 결국 인남을 돕더라. 생판 남을 그렇게까지 도울 필요는 없는데도.

 

직접적으로 유이가 어떤 확신을 주어서 인남이 유이에게 유민이를 맡겼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도 내심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그가 선한 인물이며 유민이를 어떻게든 지켜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으니 그에게 유민이를 맡긴 거겠지.

 

스톱모션 기법을 사용한 액션 연출


* 스톱모션

영상 촬영기법의 일종으로 원래는 애니메이션에 속하는 기술로 정지하고 있는 물체를 1 프레임마다 조금씩 이동하며 카레라로 촬영하여 자신이 계속 움직이는 것처럼 보여주는 영화 촬영 기법.
CG가 발단한 이후에 들어서는 잘 쓰이지 않는 기법이지만 저예산이거나 아마추어 거나 의도적으로 스톱 모션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사용됨.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칼과 총과 피가 자주 등장하는 영화다. 액션 영화답게 액션신이 많은데 스톱모션 기법으로 촬영한 이유는 실제 타격하는 액션을 생생하게 담을 수 있어 눈앞에서 보는 듯한 리얼리티를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액션신은 처음 인남이 일본식 주택에서 야쿠자를 살해할 때. 그리고 태국에서 인남과 레이가 마주할 때인데 액션 영화기 때문에 액션 장면에 공을 많이 들인 것이 느껴졌다. 

 

결국 인원은 구원받았나


인남은 레이와 함께 죽는 것을 택했다. 이후 유이에게 남긴 음성 메시지를 보면 도와줘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유민이를 찾고 나서 처음으로 살고 싶단 생각을 했다고 말한다. 오프닝 시퀀스에서 사람을 살인하는 인남의 눈은 공허하고 텅 빈 것 같아 오늘 당장 죽어도 미련이 남지 않을 것 같았던 인물이었는데 이전엔 알지 못했던 딸을 구하는 과정에서 딸을 구해내 마주하는 순간에서 그의 눈에는 이전에 없던 희망이 담기며 보통의 평범한 아버지가 되어 간다. 9살짜리 딸아이가 바로 눈치챌 정도로 서툰 마술을 선보이는 그를 보며 이상하게도 흐뭇한 미소가 일었다.

 

하루하루를 죽지 못해 살던 인남은 아마 유민이를 만나고 구원받은 것이 아닐까.

 

액션 영화에 대단한 서사를 기대하고 보진 않는다. 섬세함보단 단순한 서사가 돋보이는 연출이더라. 혹평이 많아 걱정했는데 생각보단  괜찮았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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