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9. 16:05ㆍTV series
대시 & 릴리 시즌1 결말 리뷰 후기 l Dare to love?
대시 & 릴리 (DASH & LILY) 2020
원작 : 레이철 콘의 데이비드 리바이선 (Dash & Lily's Book of Dares)
제작 : 조 트라츠
출연 : 오스틴 에이브람스, 미도리 프랜시스
대시 & 릴리 줄거리
크리스마스를 싫어하는 시니컬한 대시와 크리스마스를 무척 사랑하는 러블리한 릴리. 닮은 곳이라곤 전혀 없는 이 둘이 다이어리를 매개체로 게임을 시작했다. 빨간색 다이어리로 힌트와 미션을 주고받으며 그 누구보다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잘 알게 된 대시와 릴리는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된다.
나는 재밌는 버릇이 있다. 가장 좋아하는 걸 아끼는 버릇이 있거든. 맛있는 건 꼭 제일 나중에 먹고, 좋아하는 것도 제일 나중에 한다. 그러다 보니 넷플릭스에서 11월 10일에 공개됐던 이 드라마를 리뷰하는데 한 달이 걸려버렸다. 8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드라마이긴 하지만 에피소드 하나당 20분 내외기 때문에 영화 하나와 비슷한 러닝 타임이다.
그저 오랫동안 느끼고 싶었다. 이 둘의 예쁜 모습과 뉴욕의 크리스마스를.
※ 넷플릭스 드라마 대시 & 릴리의 스포일러를 다소 포함하고 있으며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Gen Z + Retro
대시와 릴리. 이 둘은 2000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스마트폰을 접했던 세대일 거고 SNS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태그 하며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서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이 익숙한 세대일 것이다.
뉴욕 맨해튼에 거주하는 대시와 릴리는 젠 지(Gen-z)다. 재밌게도 이 젠 지의 두 친구들이 연락을 취하는 방식이 아날로그 방식이라는 게 재밌다. 손쉽게 실시간으로 연락을 확인하고 금방 오프라인으로 건너뛸 수 있는데도 이 친구들은 조금 더 예스러운 방식을. 조금 더 수고스러운 방식으로 서로를 알아간다.
티네이저인 친구들과 옛 감성을 더한 연애 방식이라는 것이 새롭게 다가왔던 것 같기도 하다. 요즘처럼 쉽게 쉽게 사람을 만나고 또 쉽게 쉽게 헤어지는 세상에서, 서로를 천천히 알아가고 깊게 이해하려 하는 10대들의 이야기가 매혹적이었던 이유가.
시니컬한 대시와 러블리한 릴리
대시와 릴리의 첫 만남이 재밌다. 둘 다 책을 좋아하는 것 말고는 비슷한 점이 전혀 없는 이 둘이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유가 퍽 재밌어서다. 크리스마스에 식구들이 다 멀리 떨어져 있는 바람에 고대하던 크리스마스를 혼자 보내게 된 릴리는 오빠와 이야기하다가 신박한 아이디어를 냈다. 남자 친구를 사귈 수 있는 방법을. 재밌는 미션을 잔뜩 적어놓은 빨간 다이어리를 서점에 놓는 것이었다.
우연찮게 그 다이어리를 집어 든 사람이 '대시'다. 10대면 10대다워야지, 세상 다 산 사람처럼 까칠하고 시니컬한 대시는 릴리와 함께 이 재밌는 미션에 참여하게 됐다. 이 둘은 서로의 얼굴은커녕 이름도 알지 못한다. 서로에게 미션을 내주고 그 미션을 행하면서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둘 다 뉴욕 맨해튼에서 나고 자란 친구들이지만, 우리 다 알지 않나. 한 동네에서 오랫동안 살았어도 가는 곳만 가는 거.
대시와 릴리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뉴욕의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여 자신이 몰랐던 뉴욕을 알아간다. 그리고 서로를 알아간다. 이 친구들이 남들에겐 하지 못했던 꼭꼭 감춰두었던 깊은 이야기도 공유하게 되면서, 자신의 주변이 있는 그 누구보다도 각별해진다. 세상에서 릴리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대시가 되고, 세상에서 대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릴리가 되어가거든. 그 과정이 퍽 풋풋하며 아름답다.
절대 안 해볼 일을 시도해보는 거
서로에게 내주는 미션이 절대 만만하진 않다. 평생 동안(그래 봤자 17년이지만) 자신과는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었기 때문에 그 미션을 행하려면 무척이나 큰 용기가 필요하다.
평소에 시도하지 않을 옷을 입어보고. 평소에 가지 않던 새로운 장소에 가보고. 평소에 하지 않을 행동을 하고. 평소에 춰본 적이 없던 춤을 주고 노래를 부르고.
그 과정이 매끄럽지만은 않다.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 온 사람에게 망신을 당하는 순간도 오고. 다시는 문 밖을 열고 나갈 용기가 없어져 꼭꼭 숨어있고만 싶기도 하다. 그럴 때마다 큰 용기를 내어 세상 밖으로 끌어내 준 것은 서로였다. 화장실 문을 닫고 패닉 상태에 빠져 있을 때 다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갈 용기를 준 것도 서로였다.
순탄하지만은 않지만
릴리와 데시는 고대했던 크리스마스를 보내진 못했다. 무언가 잔뜩 어그러졌다고 해야 하나. 근데 착각하지 말길. 한 번 어그러진 것뿐이지 그 관계가 파탄날 이유는 전혀 없으니까. 너희가 사랑했던 사람은 실존하는 사람을 사랑했던 거지 너희 머릿속 상상의 인물을 사랑한 게 아니니까.
릴리야. 첫사랑이 누구인지. 첫 키스를 누구랑 했는지는 조금도 중요하지 않아. 너에게 가장 소중하고 가장 의미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그 사람이 너의 첫사랑이고, 네가 그 사람과 잊을 수 없는 키스를 하게 되면 그게 첫 키스거든.
대시 & 릴리 시즌1의 결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포를 원하시는 분만 더보기를 클릭하여 주세요.
Happy New Year
릴리의 아버지가 피지에서 직장을 구하게 되면서 아직 미성년자인 릴리 역시 부모님과 함께 피지로 떠나게 됐다. 비행기 안에서 대시의 손편지를 전송받은 릴리는 택시에서 내려 그 둘이 처음 만났던 장소로 달려갔고 그 둘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새해를 맞이하게 됐다.
고집을 피우시던 할아버지는 릴리를 피지로 보내시지 않고, 할아버지와 함께 뉴욕에 남는 것을 허락하셨다. 이제 너희 둘이 예쁜 사랑만 하면 되는 거구나.
티네이저 장르인 대시 & 릴리를 선택했던 이유
보통의 티네이저 장르는 잘 보지 않는다. 내가 더 이상 10대가 아니기도 하고, 보통의 일상 물이라면 내가 공감하고 감응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보니까. 10대들의 이야기는 성인인 나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아주 특수한 장르인 '13 reasons why' 정도라면 모를까.
그럼에도 대시 & 릴리를 선택했던 가장 큰 이유는 뉴욕 때문이었다. 뉴욕 맨해튼은 내가 유학생활을 했던 곳이다. 뉴욕 맨해튼 말고 다른 도시에서도 유학을 했지만, 뉴욕은 나에게 의미가 큰 도시여서.
맨해튼이 배경이어서 내가 살던 빌딩도 만날 수 있었고, 릴리와 대시가 새로이 가는 그 장소는 나에게도 추억이 한아름인 공간들이었다. 이 드라마를 보며 그때의 그 장소의 나도 반추할 수 있었다. 일종의 추억 여행을 한 셈이다.
무엇보다도 뉴욕 + 크리스마스니까. : )
대시 & 릴리 시즌2는?
뉴 이어에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된 대시와 릴리의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이 계실 것 같다. 혹 시즌2가 방영하나 싶어서 서칭 해보았는데 넷플릭스에서 대시 & 릴리 시즌2의 컨펌은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원작 소설의 속편이 2편이 더 나와있기도 하고, 대시 & 릴리의 반응이 좋기 때문에 팬 분들은 시즌2를 기대하셔도 좋을 듯싶다. 다음 해에 크리스마스 + 뉴 이어 특집으로 릴리와 대시의 사랑 이야기를 보면 좋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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