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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홈 결말 후기 넷플릭스 l 진짜 괴물은 사람이지 않을까 스위트홈 결말 후기 넷플릭스 l 진짜 괴물은 사람이지 않을까

스위트홈 결말 후기 넷플릭스 l 진짜 괴물은 사람이지 않을까

2020. 12. 20. 17:09TV series

스위트홈 결말 후기 넷플릭스 l 진짜 괴물은 사람이지 않을까

스위트홈 Sweet Home (2020.12.18)
원작 : 김칸비의 동명 웹툰
감독 : 이응복
출연 : 송강, 이진욱, 이시영, 
스위트홈 줄거리

끔찍한 사고로 하루아침에 모든 가족을 잃은 히키코모리 고등학생 19살 현수는 그린 홈이라는 낡은 아파트 단지로 이사한다. 절망에 빠져 죽으려고 결심한 그날, 현수는 괴물이 됐다.
인간의 욕망을 다양한 모습으로 투영하면서 인류를 없애려는 괴물이 그린 홈을 에워싸고 있고, 현수 자신을 비롯해 그린 홈의 주민들은 괴물들 사이에 갇혀있다. 살아야 한다.

연말이라 미친 듯이 바쁘지만 이번 주말을 모두 반납하고 이틀 사이에 스위트홈을 몰아 볼 만큼 무척이나 기대하던 작품이었다. 우선, 김칸비 작가 아무래도 천재 같다. 그린 홈이라는 낡고 허름한 재개발 아파트에 거주하는 다양한 군상들을 하나도 겹치는 캐릭터 없이 표현해냈고, 밀폐된 공간 속에서 사람이 극한에 몰리면 발현되는 구질구질한 밑바닥의 모습도 여과 없이 보여주더라.

 

처음에 보았을 땐 좀비가 떠오르기도 했는데 스위트홈에 등장하는 괴물은 좀비보다 훨씬 고차원적이다. 좀비는 우선 이성이 없다. 뇌에만 손상을 주면 좀비는 쉬이 죽일 수 있다. 보편적으로 사람보다 빠르지도 않다. 물리면 감염되기 때문에 감염자와 비감염자를 구분하기도 손쉽다.

 

스위트홈에 등장하는 괴물은 사람보다 훨씬 신체적으로 뛰어나다. 이성도 있다. 접촉해서 감염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누가 괴물이 될지 짐작할 수 없다. 머리 자른다고 죽지도 않는다. 불에 태워 완전히 소각해야만 죽일 수 있다. 재밌는 건 괴물화가 진행되었어도 사람이었을 때의 심성이 전이되는 것인지 괴물화가 되었다고 해서 무조건 악한 행동을 보이는 건 아니다. 주인공인 현수도 그랬고 아이들을 지켜내던 아줌마도 그랬다.

 

에피소드가 3회 차에 접어들었을 때 괴물로 변했던 아주머니가 제정신으로 돌아오자마자 "아이들은요?"라고 묻는 걸 보고 짐작했다. '선한 사람들은 괴물화가 진행되어도 완벽히 괴물에게 먹히는 것이 아니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아줌마가 화장실 안에서 흡사 자궁 안 태아의 모습을 한 형상을 하고 있을 때 '생전의 욕망이 강했던 것으로 모습이 바뀌는 거구나.'라고 생각했다. 찰나의 순간에 유모차를 놓쳐 황망하게 아이를 잃었던 아줌마는 가장 갈망했던 것이 아이였으니까.

 

괴물의 형상이 제각기 다르다. 말 다리의 형상이거나 정말 근육맨이거나 아니면 거미의 모양이라든가 마치 액체 괴물의 모습을 한 괴물도 있었다. 

 

스위트홈 드라마는 네이버 웹툰인 김칸비 작가의 '스위트홈'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서사다. 자료조사를 해보니 원작과 아예 같지는 않고 다른 관점으로 풀어나가기 위해 플롯에 조금의 변용을 주었다고 한다. 드라마에 완전히 매료돼서 원작 웹툰을 보고 싶은 지경이다. 무엇보다 단순히 호러 스릴러가 아니라, 내가 저 상황이 된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지. 나와 다른 것을 배척하는 사람들 속에서 나는 누구의 편에 설지에 대해 깊이 골몰할 수 있었기 때문에 더욱더 좋은 작품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 스위트홈의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19살 히키코모리 차현수


현수가 어떤 사람인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무슨 연유로 멀끔하고 잘생긴 청년이 히키코모리가 되었는지도 짐작할 수 없었고, 부모님과 동생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현수가 통장 잔고 3천만 원만 두고 죽어버리면 어떻게 하냐고 하길래 현수가 어떤 캐릭터인지 짐작할 수가 없었다.

 

현수는 19살이다. 아기라는 소리다. 제 목숨이 충분히 위태로울 수 있는 상황에서 아빠를 방금 잃은 아이들을 지켜내기 위해서 제 목숨을 내걸 용기를 할 정도면 그 아이의 심성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현수는 좋은 아이다.

 

현수가 왜 히키코모리가 되었는지에 대해선 후반부의 에피소드에서 보여주는데 부잣집 도련님이 말하길 현수를 그렇게도 괴롭힌 이유가 하늘이 너무나도 맑은 날 동전을 내밀어서란다. 제 몸에 그만한 상처를 내고 무조건 현수의 편이 되어줘야 할 가족에게까지 철저하게 배척당했기 때문에 현수가 마음의 문을 닫고 방 안에만 갇혀서 게임만 주구장창 한 이유가 어느 정도는 납득이 된다. 난 현수를 괴롭힌 그 아이보다 현수의 가족이 더 악마 같았다. 가족이잖아.

 

괴물화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격리되어 지내면서도 현수는 제 한 몸이 어떻게 되든 말든 그린홈 주민들을 지키기 위해 안달 힘을 쓴다. 참 재밌는 게, 누가 괴물인지 모르겠어. 현수 몸속의 괴물은 괴물이 되라고 현수를 끈질기게 자극하지만 현수는 기를 쓰고 버틴다. 그런 현수가 괴물이니 마땅히 죽여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더 괴물인 거 아닐까.

 

만만한 인생은 없지


스위트홈은 현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재개발 아파트 그린홈의 사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다. 만약 이 아파트가 무척 펜시 하고 고급스러운 아파트였다면 이런 맛이 안 났을 것 같아. 당장이라도 허물어질 것 같은 허름한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가 현수만큼의 현현한 사연을 지니고 있다.

 

피가 한 방울도 섞이지 않았지만 어린 동생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의대를 휴학하고 동생의 교습비를 책임지는 이은혁. 어렸을 때 발레 공연이 보고 싶어 졸랐다가 엄마 아빠가 전부 교통사고로 사망했는데 자신의 발목까지 나가버려 더 이상 발레를 할 수 없게 된 이은유. 사랑하는 사람을 두 번이나 잃게 된 윤지수. 알코올 중독을 극복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타인을 위해 희생하고 사망한 정재헌. 결혼식을 며칠 앞두고 남편을 잃게 된 서이경. 7300원을 받고는 어느 이름 모를 사람의 사라진 딸을 구해주겠다고 약속했던 편상욱.

 

남편의 폭력과 폭언을 30년을 버티며 살아왔던 그린 슈퍼 아줌마는 괴물로 변해버린 남편에게서 죽기 직전 미안하단 소리를 들었다. "나 강남 살았잖아"를 입에 달고 살고 살았던 유치원 원장님은  눈 앞에서 아이가 죽임 당하는 걸 지켜봐야 했다.

 

꼭 만만한 인생은 없다고 일러주는 것 같더라. 그 누구도 사연 없는 인생은 없다고.

 

절대선과 절대악


그린홈의 주민들을 어떤 사람이 선하고 어떤 사람이 악한지 명확히 구분할 수가 없다. 극단적인 상황에 몰릴수록 사람은 더더욱 보수적이고 안전한 선택을 하려 한다. 더욱더 이기적이 되어가고 나와 다른 타인을 배척하게 된다. 배타적인 선택을 하는 것도 너무나도 당연하다. 선과 악이 꽤나 모호해지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연을 안고 있는 그린홈의 주민들은 때로는 이기적이었다가 때로는 이타적이었다가 때로는 비겁했다가 때로는 용감했다가를 반복한다. 꽤나 입체적이다.

 

그럼에도 늘 선함을 유지했던 인물이 있었다. 이건 개인적인 취향인데, 난 현인이 나오는 작품을 좋아한다. 어른다운 어른이 나오는 작품을 좋아한다. 이런 디스토피아 상황에서도 사람이 사람인 것을 잊지 않도록. 무엇이 옳고 바른 것인지 중심을 잡아주는 인물이 있는 작품을 좋아한다. 스위트홈에서는 그린홈 주민들에게 벙커를 찾아주고 떠난 안길섭, 모두를 구하고 괴물과 함께 불에 타는 걸 선택한 정재헌, 괴물이 되어 온몸이 가시로 뒤덮인 현수를 안아주며 네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주던 한두식이다.

 

그들의 죽음은 숙연한 느낌까지 들게 하더라. 

 

스위트홈 결말


원작 웹툰에는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에는 등장한다. 과거엔 특전사였고 현재는 소방관인 '서이경'이다. 서이경은 살아남고자 괴물화가 진행된 현수를 군에게 넘겨주겠다는 조건으로 살아남았다. 그 조건으로 풀려난 서이경이지만 끝끝내 위치 추적기는 사용하지 못했다. 마지막 결말 드디어 벙커의 끝을 찾은 그린홈 주민들은 군에게 잡혀버렸는데 서이경은 그린홈 주민들과 함께 떠나는 대신 군과 함께 남는 모양이다.

 

원작 웹툰에도 등장하지만 캐릭터는 조금 다른 편상욱은 결말에 혀현수를 데리고 아동한다. 얼굴의 흉도 사라진 매끈한 피부인데 정부관계자인가 했더니 현수와 비슷한 존재에게 먹힌 모양새다. 결국 현수가 군의 손에 들어가진 않았구나. 현수에게는 더  안전할 듯싶다.

 

우선 현수와 같은 존재가 또 있다는 것. 어쩌면 꽤 많을 것 같은데 그들이 상위 포식자가 되는 걸까?

 

스위트홈 시즌2


스위트홈이라는 제목이 참 역설적이다. 어딜 봐서 홈홈 스윗홈인가. 국가 기능이 상실되고 완전히 망한 디스토피아 상황에서 언제 내가. 혹은 네가 괴물로 변할 수 있는 상황인데. 언젠가는 스위트홈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걸 수도 있겠다.

 

스위트홈 에피소드 10에서 현수가 어떻게 될지. 서이경은 무슨 이유로 군의 편에 선 건지. 편상욱의 존재는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떡밥을 풀었기 때문에 시즌2가 나올지 궁금해서 서칭 해보았다.

 

넷플릭스 스위트홈 시즌2는 아직 컨펌되지 않았지만, 넷플릭스에서 승인한다면 2022년 초쯤에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12월 18일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 국에 공개된 스위트홈은 대체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조건 착하고 정의롭기만 한 주인공이 아니라 괴물이 되어버렸지만 끝끝내 욕망에게 자신을 내어주지 않았던 주인공과 망해버린 세상에서도 사람다움을 잃지 않고 타인을 위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스위트홈에 대단한 핍진성을 부여함과 동시에 시청자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살 것인지에 대해 충분히 사유하고 골몰할 거리를 던져 주었다고 생각한다. 

 

스위트홈 시즌2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의 이야기가 더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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