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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차인표 l 그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은 이유 영화 차인표 l 그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은 이유

영화 차인표 l 그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은 이유

2021. 1. 3. 18:53Film

영화 차인표 l 그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은 이유

차인표 What Happened to Mr. Cha? 2021
감독 : 김동규
주연 : 차인표 조달환 조상구
차인표 줄거리

27년 차 배우 차인표. 그에게 있어 '이미지'는 목숨보다 소중한 것이다. 강아지 별님이랑 산책을 나섰다가 열심히 몇십 년간 쌓아온 톱스타 차인표의 이미지가 한순간에 날아가게 될 위기를 당면했다.

※ 넷플릭스 영화 차인표의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영화 이름이 배우 '차인표'의 이름을 그대로 딴 '차인표'다. 얼핏 보면 연기가 아니라 실제 같은 느낌도 든다. 그것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였을까? 영화가 시작하기 전 "본 영화는 허구이며, 극 중 인물은(차인표는) 실제와 같지 않습니다."라는 문구로 시작한다.

 

배우 차인표. 그를 떠올리면 어떤 작품인지는 모르겠지만 눈에 힘을 잔뜩 주고 양치질을 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사람들은 이것을 '분노의 양치질'이라 부른다.

 

조금 더 생각해보니 스크린에서 그를 본 기억이 없다. 영화에서 말한 대로 그를 떠올리면 봉사, 자선활동, 선함. 이런 이미지가 떠오른다. 아마 내 세대들은 차인표의 얼굴과 이름은 알더라도 작품으로 만난 것이 드물 것이다. 실제 영화 차인표에서 10대 고등학생들은 배우 차인표를 알아보지 못한다.

 

아쉬웠던 건 영화 차인표가 지나치게 작위적인 상황으로 꾸며졌단 것이다. 차인표가 여고의 빈 체육관에서 샤워를 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불가피한 부분이다. 이 영화가 B급 코미디 영화라는 것을 감안할 때 개연성이 없는 건 괜찮았지만, 붕괴된 건물 속에서 알몸으로 갇힌 그의 모습이 지나치게 길다. 물론 가장 메인이벤트이기도 하지만 이 부분을 조금 더 빨리 진행해주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그럼에도 '영화 차인표'에 박수를 보내고 싶은 이유. 그럼에도 '배우 차인표'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은 이유는 그의 도전이 무척 눈부시고 아름다워서다.

 

그는 5년 전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건네받았을 때 출연을 거절하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배우로서 정체기를 겪으며 스스로가 구축해온 이미지에 포박당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영화 속 차인표는 개 똥을 손에 묻히기도 하고 진흙더미에 온몸이 멋없이 빠지기도 한다. 샤워를 하면서도 거울 속 자신에게 도취되어 손가락을 흔들고 미소를 내보이기도 한다. 구출될 때는 중요부위를 가리기 위해 마젠타 색상의 여성 레이스 팬티를 입고 구조되기도 하고 그 팬티를 사람들 앞에서 찢어버리기도 한다.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주었던 손가락 제스처를 할 수 있는 검지 손가락이 잘려나가자 매니저에게 쌍욕을 하며 죽여버리겠다고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배우 차인표 님 나이를 검색해보니 67년생으로 53세다. 등산할 때 우연히 만난 아주머니들이 손가락을 흔들어달라고 조르고 차인표 아니냐고 설레발을 치는 걸 보면 그가 과거에 엄청난 인기를 누렸음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영화 속의 차인표는 왕년에 잘 나가는 톱스타였지만 이제는 점차 찾아주는 이가 없어진 배우다. 대중은 가끔 연예인을 보고 "한물 간 연예인. 왕년에 잘 나갔던 연예인"이란 표현을 사용한다. 오랫동안 전성기를 유지하는 배우도 대단하지만, 어떤 연예인이 한 시대를 풍미했던 것은. 한 시대를 향유했던 것은 무척 기념비적인 것이라 생각한다. 한 시대를 풍미한다는 건 퍽 어려운 일이니까.

 

배우 차인표 님은 굳이 이런 영화에 출연하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이미지가 망가지는 영화에 출연하지 않아도 차인표는 차인표니까. 여전히 톱스타니까. 젠틀하고 세련된 도시남의 이미지를 스스로 타파하고자 그는 스스로 광대가 되는 것을 자처하였고 오랫동안 구축해온 점잖은 이미지가 무너지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영화의 개연성에 대한 아쉬움과는 별개로 배우 차인표에게 기립박수라도 쳐주고 싶은 마음이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그의 도전이 너무 멋있어서 눈물이 흐를 것 같기도 했다.

 

한참 어린 나도 그의 도전을 보며 이렇게 감복하였는데, 차인표 님의 또래인 50대 중년 남성들은 그의 도전으로 얼마나 큰 용기와 감동을 받으실지.

 

배우 차인표가 보여줄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이번에 스스로가 깨부순 이미지로 얼마만큼 다양한 작품 속에서 그의 모습을 만날 수 있을지가 기대된다. 이 영화는 그의 배우 인생 제2의 전성기를 열 신호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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