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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선생님의 팬으로서 윤여정 선생님의 팬으로서

윤여정 선생님의 팬으로서

2021. 4. 26. 19:30Meaningless

십 년 전쯤, 윤여정 선생님의 방송 출연을 보고 배우 윤여정에게 반했던 기억이 난다.

 

<무릎팍도사>에 출연하셨던 선생님께서는, 언제 연기에 대한 열정이 피어오르냐란 질문에 "돈 필요할 때요."라고 대답하셨다. 십 년 전이라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싱크대가 고장 나서 얼른 수리를 해야 했는데 돈이 급하게 필요하셨고 그래서 그 배역을 맡으셨다고 했다. 당장 돈이 급하니 연기가 몹시 잘 되었다고.

 

선생님은 무척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셨고, 배역의 크고 작음을 가리지 않으셨다.

 

가끔 먹고사는 일을 우습게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난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먹고사는 것만큼 숭고한 일은 없다. 배우에게는 연기가 먹고사는 일이고, 배우라고 하는 것이 다른 직업군보다 못할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대단할 것도 없지 않나.

 

난 선생님의 인터뷰를 그렇게 이해했다.

 

몇 년 후 <꽃보다 누나>에 출연하셨을 때 맨 마지막 에피소드에서의 인터뷰를 지금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과거로. 젊었을 때로 돌아가고 싶냐 물었는데, 선생님께서는 그러고 싶지 않다고 말씀하셨다. 젊었을 때 고생을 너무 많이 해서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웃으며 말씀하시고는, 나 너무 힘들게 살았나 봐 라면서 눈물을 흘리셨다.

 

선생님의 그 인터뷰를 보고 반성을 많이 했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건, 그만큼 치열하게 후회 없이 인생을 사셨다는 방증이다. 지난 삶에 후회와 번민이 없다면 거짓이겠지만, 매 순간 최선을 다하셨기 때문에 지난날에 미련이 없으신 것이리라. 

 

그런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할머니가 되었을 때, 젊은 날에 대한 후회가 없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멋없는 생각은 전연 하지 않는 멋진 할머니가 되어야겠다고.

 

윤여정 선생님이 오스카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할 거라고 예상되긴 했지만, 이변이 있을까 싶어 마음을 졸였다. 기사로 먼저 소식을 접했고, 퇴근길에 윤여정 선생님이 오스카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시는 것을 보며 주책맞게 지하철에서 울 뻔했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을수록, "아. 저렇게 나이 먹고 싶어."와 같은 마음이 드는 분들이 생긴다. 여정 선생님이 나에겐 그런 분이다.

 

선생님께서는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 트로피를 안으면서 그의 첫 번째 영화감독이었던 거장 김기영 감독에게 영광을 돌렸다. 오늘은 오랜만에 여정 선생님이 출연하였던 김기영 감독의 녀 시리즈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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