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30. 15:38ㆍMeaningless
몇 달 전 첫 페이지에 쓰인 "뭉근함의 시선"이라는 어귀에 끌려 최초딩 작가의 <잠깐 선 좀 넘겠습니다>를 읽었다. 늘 설탕 독서를 하지 않는다고 자부해왔던 나는, 80년대생 남성이 쓴 에세이를 읽으며 내가 그동안 얼마나 젊은 남성 작가의 작품을 읽지 않았는지 깨달아버리고 말았다.
좋아하는 한국의 남성 작가를 꼽으라면 김승옥 작가, 김영하 작가, 김훈 작가, 김진명 작가 정도를 댈 수 있는데 내 또래가 아니라 우리 아버지, 혹은 할아버지 또래의 남성들이다.
책을 가리지 않고 고루고루 읽는다고 생각해왔는데, 어찌 보면 굉장히 편향적인 독서를 해왔던 셈이다.
80년대 90년대에 태어난 남성들의 이야기를 알고 싶었다. 그것을 인지한 순간부터는 부러 젊은 남성의 작품을 골라 읽으려고 노력 중이다.
작년 <고래별>로 웹툰에 입문하여 보고 있기 때문에 남자 친구들에게 웹툰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다. 그중 추천받은 작품이 바로 장씨세가 호위무사다.
무협이라면, 몇 해 전 타계하신 김용 선생님의 작품을 읽은 적이 있다.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의 영웅문 시리즈나 소오강호 녹정기 같은 작품들 말이다.
가장 재밌게 본 작품을 꼽으라면 <신조협려>이고, 드라마화된 것까지 챙겨보기도 했다.
장씨세가 호위무사는 김인호 작가의 웹소설이 원작이고, 조형근 작가가 웹툰을 각색하여 연재 중이다.
가슴 한편에 소설가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사는 사람인지라, 서사로 쓰인 작품을 읽으면 나도 모르게 분석을 하듯 읽게 된다. 이 작품을 읽으며 캐릭터 하나하나의 핍진성에 감탄하며 읽었다.
초반 20화까지는 지루함을 참고 봤는데, 그 기간을 넘이면 이렇게 재밌을 수가 없다.
이 작품을 꿰뚫는 하나의 진리를 꼽으라면 "신의"다.
광휘를 비롯해서 그의 주변에 있는 인물들은 모두 신의가 있다. 어찌 그리 하나 같이 비겁하지 않고 신의를 품고 살 수 있는 건가. 그들의 신의에 감복할 때가 많았다.
장씨세가 호위무사 세계관에서 광휘의 능력에 견줄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다. 그리고 아직 광휘는 자신의 능력을 전부를 보여준 적이 없다. 절반도 보여주지 않았다. 광휘가 가장 막강하다는 것에 대해서 독자들은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다.
장씨세가 호위무사는 네이버 웹툰에서 매주 월요일 연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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