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6. 16. 18:26ㆍFilm
컬러 러쉬 (Color Rush) 2021
원작 : 세상 작가의 동명 웹소설
극본 / 연출 : 박선재
주연 : 유준, 허현준, 연민지
컬러 러쉬 줄거리
신경전색맹인 연우는 모든 세상이 10가지의 색상으로 이루어진 회색이다. 삼 년 전 실종된 엄마의 기억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고 이모의 직업 탓에 자주 새 학교로 전학을 간다. 학교에서 만난 고유한을 보자 이전엔 보지 못했던 세상의 모든 색깔들에 압도당했다. 다른 모노들이 그랬듯 프로브를 가까이한다면 유한이를 헤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연우는 위험한 결정을 했다.
너무 별로예요.
※ 컬러 러쉬의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편의상 영화 카테고리에 넣었지만 원래는 8개로 이루어진 15분짜리 웹드라마다.
서칭 해보니 <컬러 러쉬>는 제2회 블라이스 공모전에서 BL 부문 수상작이라고 한다. 원작 소설이 외전 포함해서 94화인 것을 보면 장편 소설인데, 2시간 내외의 웹드라마로 만들었으니 아마도 생략되고 축소된 것들이 많을 것이다.
엄마를 찾는 과정 역시 전연 없었고, 특히 연우와 유한이가 서로를 보완하고 완성하며 깊이 사랑하게 되는 서사가 굉장히 부족했다.
나는 무언가 어렴풋이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같은 분위기를 기대했던 것 같아. 이 작품은 습작 같다. 웹소설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2차 저작물이 탄생한 걸 보면 원작은 읽어보지 않았어도 좋은 작품일 것이리라 생각한다. 다만 이 웹드라마에는 좋은 점수를 줄 수가 없다. 웹소설을 읽고 웹드라마를 본 분들은 꽤나 참담한 심경이지 않았을까 싶다.
가장 문제는 주연 배우의 연기..였는데,
유한이 역할을 맡은 배우의 연기가 굉장했다. 정말 오랜만에 이런 연기를 본 것 같은데, 이 친구를 제외하고 다른 친구들은 아주 완벽하지는 않았어도 제 역할은 충분히 해낸 듯하다.
세계관이 재밌다.
오프닝 시퀀스에서 '아 정말 이런 질환이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연우는 '모노'다. 엄마 역시 모노였다고 한다.
이 BL 웹소설의 세계관에서 이 세 가지를 꼭 알아야 한다.
* 모노 : 신경전색맹으로 아예 색을 볼 수 없는 전색맹과는 다르다. 뇌가 시각적인 정보를 차단하여 색을 볼 수 없어 회색빛의 세상만을 볼 수 있다.
* 프로브 : 굉장히 소수이며 신경전색맹인 모노가 프로브를 만나게 되면 일시적으로 색깔을 볼 수 있게 한다. 이것 때문에 프로브는 모노에게 납치 감금되기도 하고, 살해되기도 한다.
* 컬러 러쉬 : 모노가 프로브를 만나게 되면 강렬한 경험으로 기절하기도 하지만, 온 세상의 색깔을 일시적으로 볼 수 있다. 오래 지속되진 않고 금방 디컬러링이 찾아와 원래의 회색톤으로 돌아온다.
연우는 새로 전학 간 학교에서 프로브인 유한이를 만났다.
내 느낌으로 연우에게 유한이는 마약 같았다. 색을 볼 수 있다는 황홀한 경험을 하게 해 주지만, 이내 사라져 버리는 컬러 러쉬는 자연스레 엄청난 갈망으로 이어져 결국은 유한이를 해하려는 욕구에까지 다다른다. 디컬러링은 금방 찾아오므로 연우가 갖고 있는 색깔에 대한 욕망은 해갈되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연우는 유한이를 지키려고 스스로를 위험하게 하는 선택을 했고, 당연히 성공하지 못했다.
연우가 있는 병원으로 찾아온 유한이는 연우에게 바다색을 보여주겠다며 병원에서 무단으로 탈출한다. 그곳에서 유한이는 자신의 비밀을 고백한다. 자신에겐 안면인식장애가 있어서 초등학교부터 단짝인 친구 역시 알아보지 못한다고. 목소리와 옷차림새 걸음걸이 행동으로 유추한다고. 그런데 연우 너는 알아볼 수 있다고.
모노인 연우에게 프로브인 유한이는 색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존재이고,
안면인식장애인 유한이가 유일하게 얼굴을 알아볼 수 있는 존재는 연우다.
유한이의 고백은 어찌 보면 뻔한 전개였지만, 그가 연우에게 했던 일련의 행동들을 납득할 수 있었던 병명이었다.
전체적으로 짜임새가 없고, 굉장히 매끄럽지 못한 작품이다.
연우는 이모의 전화를 받고 유한이에게 "너 엄마는 국회의원이셔? 누나는 판사고 형은 장교야? 아빠는 ㅇㅇ그룹 회장님?"이라고 묻는데 뭔가 너무 웃겨서.
이렇게 멋없는 대사를 통해 유한이가 얼마나 다이아 수저인지 일러주다니.
여기 나오는 친구들이 다 예쁘고 교복도 예쁜데 교복 바지가 너무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아주 쨍한 코발트블루의 색상인데, 짙은 남색이나 진회색이었으면 훨씬 어울렸을 텐데.. 아마 유한이가 교복 바지를 가리키며 "바다색이야."라고 말했기 때문에 부득이한 선택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애가 자살 소동을 벌였는데도 전혀 동요하지 않고 혼내지도 않는 이모도 의아했고.
상식적으로 이상한 부분은 꽤 많았다.
대사는 대체적으로 유치했다.
작위적인 연출이 많았다.
연기는 아쉬웠다.
안드레 애치먼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같은 서사와 분위기도 아니었고, 김봉곤 작가의 <시절과 기분>처럼 현생 게이의 구질구질한 날 것의 연애사도 아니었다.
<컬러 러쉬>는 무언가 이세계같은 느낌이다. 현실적이지 않다. 단순히 모노나 프로브같은 것 때문이 아니고, 남고에서 전혀 없을 것 같은 대사. 장면. 전개. 하나도 일반적이지가 않아서. 아마도 웹소설에서 BL 작품의 분위기가 이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웹소설을 보신 분들은 아마도 100% 실망하실 작품이다.
웹드라마만 보실 분들에게도 불만족스러울 작품이다.
= 추천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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