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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드 오어 다이 결말 줄거리 리뷰 l 퀴어 영화 라이드 오어 다이 결말 줄거리 리뷰 l 퀴어 영화

라이드 오어 다이 결말 줄거리 리뷰 l 퀴어 영화

2021. 6. 20. 15:00Film

라이드 오어 다이 (Ride or Die) 2021
감독 : 히로키 류이치
출연 : 미즈하라 키코, 사토 호나미

 

라이드 오어 다이 줄거리

10년 만에 만난 사랑했던 여자가 남편에게 목숨이 위협당할 만큼 폭행당하고 있는 걸 알게 되자 그를 위해 여자의 남편을 살해했다. 10년이란 세월이 지났어도 서로에 대한 감정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둘은 정처 없는 도피를 시작했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나


※ 라이드 오어 다이의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주관적인 리뷰임을 밝힙니다.

 

<라이드 오어 다이>는 한 매력적인 여성이 바에 들어가 옆에 있던 남자에게 술을 사주면서 시작한다. 자연스레 그 남자의 집으로 향하는 그를 보며 아마도 콜걸 정도 되겠거니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관계 중에 난데없이 그 남자를 죽여버린다.

 

여성의 격양된 모습을 뒤로하고 영화 속 시점은 하루 전으로 이동한다.

 

콜걸인 줄 알았던 매력적인 여성 '레이'는 성형외과 전문의다. 자신을 꽤나 사랑하는 것 같았던 사랑스러운 연인이 곁에 있었고, 언뜻 등장하는 가족들의 모습에서 그가 얼마나 부유한 집의 자녀인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그는 사랑하는 여자와 와인을 곁들이며 이야기를 나누던 중, 10년 만에 걸려온 첫사랑 '나나에'의 전화를 받고 바로 집을 나선다. 그리고 레이는 예정에 없던 살인을 하게 됐다.

 

나나에는 레이에게 온몸이 멍투성이가 된 모습을 보여준다. 얼마나 오랫동안 폭력에 시달렸는지를 말한다. 레이는 나나에에게 내가 그 사람을 죽여주겠다고 말했고, 바로 다음날 실행에 옮겼다. 살인을 사주한 나나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자신의 지문을 곳곳에 남겼다.

 

레이를 이해할 수 없었다. 가만히만 살면 꽃길 돈길인 삶을 왜 스스로 내던지는 건지. 왜 바보같이 그의 남편까지 대신 죽여주면서 자신의 모든 인생을 구렁텅이로 쳐 박냔 말이다.

 

나나에는 안다. 레이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언제든 전화 한 통이면 자기에게 달려올 것을 알았을 것이고, 남편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 줄 것을 알았을 것이다. 영화는 이 둘이 고등학생이었던 때와 현재를 교차해서 보여주는데, 둘의 관계에서 늘 나나에는 우월한 위치였다. 10년 만에 나타난 주제에 옛 연인을 이렇게까지 이용하다니. 영악하고 교활해.

 

영화 이름인 Ride는 명사로 쓰일 시 차를 타고 이동하는 여행이라는 뜻이 있다. 레이와 나나에는 남자를 죽이고 경찰을 피해 도주인지 여행인지를 지속한다. 햄버거를 사 먹기도, 허름한 식당에서 밥을 먹기도 한다. 남의 차와 오토바이를 훔쳐서 타기도 한다. 

 

나나에가 레이를 오랫동안 사랑했다는 것은 영화의 후반부가 되어서야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만나던 날, 5년 만에 빌렸던 돈을 갚았던 날. 각자의 몫을 계산한 순간. 나나에가 자신의 커피값을 냄으로써 처음으로 레이와 동등한 순간으로 느꼈던 순간을 나나에는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10년 전 영수증을 간직하고 있었고, 그때 레이가 냈던 돈을 지니고 있었다.

 

나나에는 다 가진 레이에게 어찌 보면 자존심일지도. 자격지심일지도 모를 그것을 그때서야 내던졌다. 10년이나 지지부진하게 끌어오던 서로의 감정을 확인한 건, 바로 그 순간이다. 곧 경찰에게 잡힐 것이고, 둘의 여행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을 안다.

 

처음엔 이 영화의 결말이 어떻게 끝날지 궁금했고, 후반부에 다다를수록 아마도 비극적일 것이리라 생각했다. 경찰에 잡히는 것보단, 아마 둘이 함께 이 생을 마감할 것 같단 생각이 강해서였다. 이 둘은 끝을 알고도 벼랑 끝으로 치닫는 느낌이었다.

 

둘이 동반 자살하는 대신, 레이는 경찰에 자수했다. 나나에는 기다리겠다고 말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보드게임을 하다가, 나나에는 레이에게 말한다.

"경찰 불렀어. 네가 다 책임지겠다고 했잖아. 나 새로 시작하고 싶어."

 

레이는 나나에를 때리며 이렇게 말했다.

"그전에 나한테 다리라도 벌렸어야지. 이제 그럴 시간도 없잖아."

 

나나에가 네가 내가 없어서 견딜 수 없다면 널 죽여주겠다며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하자 레이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랑 섹스하려고 살인을 저지른 게 아니야

살인까지 할 수 있을 정도로 사랑하는 사람이랑 섹스한 거야

그것만은 오해하지 마."

 

사랑하는 사람이 괴로울 걸 알면서도 사랑하는 사람을 가족들에게 내보일 용기는 없었던 주제에. 그렇게 비겁하게 살았던 주제에. 가족에게도 레즈비언이라는 걸 숨기고 살았던 주제에. 뜬금없이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살인까지 저지르는 바보라니.

 

그 정도의 폭력이면 증거를 모아 얼마든지 이혼할 수 있을 것이다. 이혼이라는 제도가 있잖아. 남편이 아무리 재력가라도 법원이 남편의 손을 들어줄 리 없으니까. 이혼을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돕지 왜 사람까지 죽여. 쉬운 길을 두고 왜 가시밭길을 가냔 말이야.

 

살인을 저지르고 도주하는 둘의 모습은 보니 앤 클라이드가 떠오르기도 했다. 그때 로미오와 줄리엣의 OST였던 카디건의 러브풀이 흘러나오는데 이제와 보니 처량 맞은 가사랑 레이의 심정이 맞아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추후에 이루어질 레이의 재판에서 나나에의 증언이 레이에게 유리하게 작용해서 생각보다 적은 형을 살게 될지도 모른다. 그럼 둘은 그때부터 새로운 인생을 함께 꾸려나갈 수 있을 것이다.

 

2시간 30분의 러닝 타임인데 이틀에 걸쳐봤다. 몹시 지루했고, 캐릭터에 공명할 수 없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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