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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별 후기 스포 O l 당신은 애달픈 이의 품에 안기시오 고래별 후기 스포 O l 당신은 애달픈 이의 품에 안기시오

고래별 후기 스포 O l 당신은 애달픈 이의 품에 안기시오

2021. 7. 9. 18:00Book

오늘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고래별 마지막화를 읽었어요.

그리고 짧게나마 감상평을 쓰고 싶었어요.

 

나윤희 작가님은 늘 저의 예상을 비껴가게 하는 것 같습니다.

 

경성의 인어공주라는 부제.

목소리를 잃게 된 수아.

일제에 부역하는 아비의 밑에서 살아가고 있는 의현과 윤화

 

왕자님과 사랑에 빠지는 이웃나라 공주님이 윤화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윤화 아가씨가 사망한 뒤에는 이쥬인 양이 아닐까 했고요.

 

당신은 살아서 애달픈 이의 품에 안기시오.

 

아주 잠시 동안 너를 아꼈다며, 책임지지 못할 사내의 치기였다며, 그렇게도 모질게 말하는 의현의 말을 곧이곧대로 알아들을 법도 한데.. 그 말을 듣는 제 심정 역시 허물어지는 것 같았거든요.

 

거사를 치를 예정인 내일이 없는 사내가, 사랑하는 여인에게 어찌 미래를 약속할 수 있겠나요.

 

수아가 상징하는 그 자체가 조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말을 할 수 없고, 글을 알지 못하며, 아비가 고등어 값을 갚지 못해 그 값을 대신하여 팔려온 몸종.

부당한 일을 당해도, 그것이 부당한 일인지도 인지하지 못하며,

너무나도 약해 속절없이 당해버리고 마는 연약한 존재.

 

사실 고래별 캐릭터 통틀어 가장 용감한 자가 수아였다고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잃으면서

그것이 무어라고 제 목숨이 아깝지 않은 양 내던져버리는 그들을 보며

수아 역시 느끼는 바가 많았겠지요.

 

수아는 살아남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번에도 작가님은 제가 전연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플롯을 이끌어 나가시네요.

 

내가 불어넣은 숨으로 다시 얻은 생이라면, 그 삶으로 나를 사랑하길.

 

혼자 남겨진 의현이 어떤 삶을 살아갔을까 생각했습니다.

수아의 숨으로 다시 얻은 생이니 그 삶에는 그가 그토록 애달파했던 조선과 수아를 사랑하며 살아갔겠지요.

 

늘 고래별이 드라마화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드라마화가 컨펌되었네요. 한국 드라마를 보지 않는 저도 벌써부터 기대가 돼요.

 

이렇게 좋은 작품을 만들어주신 작가님께,

이렇게 아름다운 작품을 소개해주신 써니님께 감사해요.

 

고래별을 볼 때면,

한국인으로서,

한국땅에서,

한국말을 쓰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

평소보다 조금 더 감사하게 느껴지곤 했어요.

 

저는 수아를 비롯한 단원들을 놓아주기까지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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