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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우주형제#0 l 인생은 민들레 홀씨 영화 우주형제#0 l 인생은 민들레 홀씨

영화 우주형제#0 l 인생은 민들레 홀씨

2021. 11. 15. 16:42Film

우주형제 #0 (2014)
감독 : 와타나베 아유무
주연 : 히라타 히로아키, 켄, 시와시로 미유키, 산페이 유코

 

우주형제#0 줄거리

히비토는 브라이언 제이의 백업 승무원으로 선발됐다. 재미는 있지만 버겁다. 스스로에게 자격이 의심되는 히비토에게 브라이언은 선배로서 귀감이 될 말을 남겨 뒤 달로 떠났고, 지구로 돌아오다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사망하게 되었다.

자동차 회사에 근무하는 형 뭇타는 현실성이 희박한 아이디어를 내놓는다는 이유로 한적한 시골의 영업소로 좌천됐다. 

 

 

※ 영화 우주형제#0의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이 영화 참 좋다. 정말 좋다.

애니도 보고 싶을 정도야.

한 번쯤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어.

 

<우주형제#0>에서 울컥했던 장면은 두 장면이다.

이번 리뷰는 별안간 눈물을 쏟게 만들었던 두 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 : 우리 형


뭇타와 히비토는 어렸을 때 밤하늘에 뜬 UFO를 봤고 둘 다 우주비행사가 되기로 약속했다. 

 

둘 다 초등학생이던 때 페트병 로켓 대회가 열렸다.

동생은 운이 좋게 100번을 받았다.

대화를 앞두고 로켓의 스커트 날개가 하나 없어졌다고 난동을 피워서 뭇타가 단단히 고정해줬다.

 

아이러니하게도 히비토는 1등을 차지했고, 형인 뭇타는 순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어른이 된 후 동생은 나사의 직원이 됐고 형은 자동차 회사에 근무하게 됐다. 그마저도 좌천돼 시골의 영업소로 전출됐고.

 

참 얄궂다.

 

히비토는 한 번도 형을 의심한 적이 없다.

나사에 들어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에 "우리 형"을 적어냈던 그는, 형이 뭐하는 사람이냐는 말에 "우리 형은 우주비행사가 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브라이언과 대화할 때도 "우리 형 진짜 대단한 사람이에요. 언젠간 우주비행사가 될 거라 믿어요."라고 말했고.

형에 대한 강한 믿음. 그것은 진실이다.

 

"형은 언제나 동생보다 앞서 나가야 한다."


뭇타가 늘 유념하던 것이다. 동생을 이겨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형으로서 동생의 본보기가 되고, 그의 앞길을 닦아줘야 한다는 개념이다. 

 

'뭇타'는 자동차 회사에서 근무하게 됐고, 동생인 히비토는 나사에서 근무한다. 실질적으로 꿈을 이루게 된 건 동생뿐이다.

 

시골의 영업소에서 근무하게 됐다는 얘기를 엄마에게 들었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뭇타는 동생에게 자신의 상황을 말하지 못 한 것이다.

 

뭇타는 출퇴근 지옥철에서 포카리스웨트의 광고 모델인 동생을 보며 자랑스러움과 씁쓸함을 동시에 느낀다. 사람이기에 동생보다 못한 자신의 처지가 한심한 것이다. 동생에게 말하지 못한 이유가 충분히 납득된다. 그렇다고 꿈을 이룬 동생을 시기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뭇타는 능력 없는 사람이 아니다.

진가를 알아봐 주는 사람이 없었을 뿐이고, 상황이 따라주지 않았을 뿐이다.

 

뭇타는 기어코 시골 영업소에서 기발한 아이디어를 만들어 굿 디자인 카 대상을 수상하였다.

트로피를 안고 있는 형의 사진을 보고 히비토는 딱 한마디를 한다.

 

"해낼 줄 알았어."

 

히비토의 대답에 왜 그리 울컥하던지.

 

그 장면에서 비루하고 못난 나를 믿어주는 이를 떠올렸다.

세상에 딱 하나뿐인 이를.

 

민들레 홀씨


친애하는 나사 동료들에게.

여러분이 이 글을 읽는다는 건 내가 죽었단 뜻이겠지.

어떻게 죽었는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만약 달에 간 후 죽은 거라면 난 아무런 여한이 없다.

그동안 신세 많이 졌어.

특히 턱과 마이클은 최근 몇 년 동안

가족보다 더 긴 시간을 함께했지.

자네들과 보낸 시간은 정말 최고였네.

예비 대원들도 열심히 해줬다.

데미안, 버디, 히비토.

자네들의 활약을 기대하겠네.

덩치 큰 울보 버디는 ㅈ분명 지금 울고 있겠지?

내 죽은 때문에 나사에서는

당분간 유인 우주 개발을 중단한다고 하겠지.

하지만 이것만은 말해 두지.

죽은 날 위해서라도 멈추지 말게.

우주를 꿈꾸는 사람은 민들레와 같아.

모든 홀씨들이 대지에 뿌리내리는 건 아니야.

그래도 누군가가 앞장서서 나아가야 해.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갈 방법을 새롭게 터득해야 하지.

다들 용기를 가져.

용기만은 가지고 가!

 

브라이언은 달에서 지구로 귀환하던 중 예상치 못한 사고로 사망했다.

 

동료에게 남기는 유서를 전부 다 소개한다.

 

민들레 홀씨.

이해가 쉬운 은유다.

 

우주를 꿈꾸는 사람뿐 아니라,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시도와 도전들이 열매를 맺고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계속 나아가야 한다는 것.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두 형제의 독립적인 이야기도 하지만, 두 형제 만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애니를 보고 참 오랜만에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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