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1. 9. 13:39ㆍFilm
변신 (2019)
감독 : 김홍선
각본 : 김향지
출연 : 배성우, 성동일, 장영남, 김혜준, 조이현, 김강훈
변신 줄거리
산사람이든 죽은 사람이든 친밀한 모습의 형상을 하고 나타나는 악마가 단란한 가족 속에 숨어들었다. 갈등이 증폭되고 서로에 대한 분노가 쌓여갈 무렵, 구마 사제였던 삼촌 중수가 나타난다.
※ 영화 변신의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초반의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했더라면..
영화 <변신>은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친구에게 소개받아 보게 된 영화다. '귀신 혹은 악마 이야기라면 환장하는 내가 왜 2019년 이런 영화가 개봉한 것도 몰랐을까 의아했다. 다 보고 나니까, 아.. 이래서 내가 몰랐던가 싶어.
변신이란 이름을 듣자마자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이 떠올랐는데, 이 영화의 이름을 잘못 지은 것 같다. 변신이라는 이름과 악마가 모습을 변해 나타나는 것은 잘 어울리지 않아. 크게 공포스럽지도 않고.. 제목부터 어긋난 느낌.
<변신>은 구마 의식으로 시작한다. 보통 구마 사제는 2인 1조로 움직이던데, 신부님 혼자 계셔서 첫 번째로 의아. 그리고 소녀의 몸에 깃든 악마가 신부님에게 왜 그렇게 악독하게 구는지에 대해 두 번째로 의아.
보는 것만으로도 불쾌하고, 끔찍했던 장면을 꼽으라면, 악마가 아빠의 모습으로 변해서 둘째 딸의 몸을 훑어보는 것이었다. 엄마의 모습으로 변하고 반찬을 손으로 우걱우걱 먹던 것도 그로테스크했다.
악마의 형상이 낯선 모습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 혹은 익숙한 이의 모습을 하고 나타나기 때문에 구분이 불가하다는 점은 신선했다.
다만 개연성이 너무 없는데, 설명이 없는 부분이 너무 많아. 삼촌 때문에 이사를 간 것 까진 좋은데, 왜 그 집이 경매로 나왔는지에 대한 사연은 없다. 막상 와보니 좋은 집이었다고 하는데, 그 좋은 집에 왜 아무도 입찰을 하지 않았던 걸까. 귀신 씐 집이라고 소문이라도 났던 건지. 아니면, 이것도 악마가 손을 써 굳이 죽은 소녀 아버지 집의 옆집으로 오게끔 했던 건가.
의문의 옆집 남자도 마찬가지다. 그 소란을 피운 이유는 무엇인지? 그냥 옆집 가족을 테스트하기 위함인지. 악마가 한 것이라곤 동물을 해부한 것뿐이잖아.
이곳저곳에서 본 듯한 장면도 거슬렸다. 끝없이 피를 토해내는 장면, 혹은 까마귀 떼가 사제님의 차를 들이받는 부분은 영화 <곡성>이 떠올랐다.
둘째 딸 현주가 사라졌는데도, 자식이 딱 셋인데, 한 아이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가족들이 당연히 찾아야 되는데..(삼촌 준수가 아무도 집 밖을 나가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으니까) 둘째가 없어진 것을 식구들이 전부 다 눈치채지 못한다. 아니 관객은 아는데 부모가 왜 모르냔 말이야..
악마가 무슨 연유로 젊은 사제한테 그렇게까지 집착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신부님의 특성상 결혼을 할 수 없으니 가족이 있을 수가 없다. 가까운 이를 다 찢어버리겠다고 하더니 형네 가족에게 화풀이.
특히 결말에 구마 사제인 삼촌이 자신의 몸속으로 악마를 집어넣었는데, 자신이 스스로 죽는 것도 아니고 형한테 자기를 죽여달라 부탁한다. 이미 악마가 삼촌의 몸을 취했는데 자신을 죽이는 꼴을 그대로 보고 있던 악마도 의아.
그렇게 전지전능한 악마가 왜 그리 쉽게 죽어.
초반엔 흥미로웠다. 절대로 안 할 짓을 하는 엄마와 아빠의 모습을 보고 불신하고 증오를 키우는 아이들의 모습이 사실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하나 가장 중요한 구마 의식이 조금도 공포스럽지 않았다는 점과, 오컬트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것이 아쉽다.
소재는 좋았지만, 훌륭하게 소화해내지 못한 느낌. 더불어 구마 의식에 대한 이해도도 현저히 낮았다.
초반의 긴장감과 공포를 후반부까지 끌고 가지 못했고, 굳이 필요 없는 캐릭터가 있었다.(맥거핀이야?) 그리고 특수분장.. 악마에 빙의되면 고양이의 눈을 하고 온몸엔 고름이 차는데 그게 그다지 현실스럽지 않아서 외려 공포가 반감됐다.
전체적으로 아쉬웠지만, 악마에 관한 플롯을 좋아하신다면 한 번쯤은 보셔도 좋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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