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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다비전 시즌1 해석 결말 l 내가 완다였더라도 완다비전 시즌1 해석 결말 l 내가 완다였더라도

완다비전 시즌1 해석 결말 l 내가 완다였더라도

2022. 4. 23. 12:10TV series

완다비전 (2021)
연출 : 맷 샤크먼
극본 : 잭 셰이퍼
출연 : 엘리자베스 올슨, 폴 베타니, 티오나 패리스, 캐서린 한, 랜들 박, 캣 데닝스

 

완다비전 시즌1 줄거리

초능력을 지닌 완다 막시모프와 비전은 교외에서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행복하고 유쾌한 삶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의심스러운 기운이 피어오르던 어느 날. 비전은 무언가가 잘못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 디즈니 플러스 <완다비전>의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완다에게 세상은 비전이니까


<완다비전>은 디즈니 플러스가 한국에 론칭하고 가장 먼저 본 작품이었다. 지금은 작품을 본 지 몇 개월이 지나버려 그때 느꼈던 감정은 많이 휘발되어 버렸지만, 완다에게 느꼈던 감정은 비교적 선명히 기억하고 있다. 더 이상 미루기 싫어 오늘에서야 밀린 리뷰를 쓴다.

 

<완다 비전>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페이즈 4의 첫 작품이었고, 디즈니 플러스가 처음으로 내놓은 마블 유니버스의 첫 번째 오리지널 시리즈였다. 아무 사전 정보 없이 완다비전을 에피소드 1화를 처음 보고 나는 '1950년대 시트콤 같은 연출에 완다와 비전의 유니버스인가?'라고 생각했었다.

 

<엔드 게임>에서 비전은 사망했는데, 1950년대 배경으로 완다와 비전이 부부로 살아가는 삶이라니. 그들은 마블에서 '유일한' 커플이었고, 순수하게 사랑하는 그들을 예쁘게 본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을 거다.

 

세상 순진하게 다른 세상에서는 완다와 비전이 이렇게 행복하게 살아가는구나.. 하고 생각했다가 3화 정도에 사실은 이 모든 것이 완다가 꾸며낸 비전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완다가 하고 있는 행위가 옳고 그르고는 나중 문제였고, 나는 완다가 몹시 가여워졌다. 그것은 완다가 비전과 함께 계획하고 그리던 미래였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시간을 되돌려 세상은 구해냈지만, 완다는 비전을 잃었다. 비전이 없는 세상이 완다에게 무슨 의미가 있었을까?

 

나는 나의 연인에게 그런 소리를 자주 한다. 자기는 내 세상이라고. 은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그는 정말 나에게 세상이다. 나에게 세상은 지구 혹은 대한민국 따위의 것이 아니라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완다에게 비전도 그랬을 것이다. 완다는 세상을 잃은 것이다. 

 

그 참혹함과 상실감을 견딜 수 없어서 결국 완다는 그만의 비전을. 그들의 아이들을. 그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조그만 세상을 창조해냈다.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사용하면서까지. 사람들을 꼭두각시로 만들어가면서까지. 나는 완다에게 손가락질을 할 수 없었다. 

 

분신과 같았던 쌍둥이 동생을 잃고. 자신의 세상이었던 연인까지 잃어버린 그가 제정신으로 살아가는 게 더 이상하니까.

 

여담으로 <엔드 게임> 에서 과거로 돌아가 모두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낸 토니는 와이프인 페퍼와 이런 대화를 나눴다. 운이 좋게도 그 둘은 살아남았고, 슬하에 예쁜 딸아이도 있다. 사실 그들은 그만한 리스크를 지지 않아도 된다. 이미 지금 충분히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으니까. 그런데도 그들은 다른 선택을 했다.

 

나라고 세상을 다 구할 수 없고, 당장이라도 손 떼고 그만하고 싶다는 토니에게 페퍼는 그러면 당신이 정말 편할까?라고 말한다. 히어로로서 세상을 구해해는 것이 옳은 일이고, 사실은 당신이 누구보다도 그러고 싶어 하는 걸 와이프인 자신이 잘 안다는 것을 함의한 말이다. 토니는 핑거 스냅으로 세상을 구해냈지만, 페퍼는 사랑하는 남편을, 모건은 3000만큼 사랑하는 아빠를 잃었다. 

 

난 토니도 토니지만, 페퍼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거대한 무게감에 압도돼서 수트 버려버리고 관두고 싶다던 토니를 단단히 잡아준 건 페퍼였고, 핑거 스냅을 할 수 있게 해 준 것도 페퍼였으니까. 내가 페퍼의 상황이었다면 그런 선택을 하기 어려웠을 것 같아.

 

완다와 비전도 그런 선택을 한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수도 있는 리스크를 진 것이다.

 

비전을 잃은 완다는 슬픔을 이기지 못해 괴이하고 가여운 일을 벌였던 것이고. 세상이 사라진 걸 견딜 수 없었던 완다는 그가 할 수 있었던 것을 했던 것이다. 스스로까지 속여버리는 완다가 처연해 나는 몹시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

 

완다비전은 에피소드별로 시대별 테마가 있다. 하룻밤을 자고 일어나면 10년씩 지나가 있는데 매 에피소드마다 미국 대중문화에서 그 시대를 풍미했던 시리즈를 오마주 한 것도 재밌는 설정이었다. 

 

1950년대는 <딕 반 다이크 쇼> <왈가닥 루시>

1960년대는 <아내와 요술쟁이> <내 사랑 지니>

1970년대는 <더 브래디 번치>

1980년대는 <패밀리 타이즈> <풀 하우스>

1990년대는 <말콤네 좀 말려줘> <길모어 걸스>

2000년대 이후로는 <모던 패밀리>와 <오피스>를 오마주 했다.

 

무언가 수상쩍은 분위기를 시종일관 유지하면서도 극의 전개는 밝고 유머스럽게 진행된다. 스칼렛 위치와의 장면은 마치 뮤지컬을 보는 듯했다.

 

한 번 본 걸 또 보지 않는 난데, 이상하게 완다비전은 한번 더 보고 싶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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