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6. 4. 21:27ㆍBook
네이버 웹툰 니나의 마법서랍
장르 : 판타지, 스릴러
작가 : 랑또
니나의 마법서랍 줄거리
니나는 집 앞 골목길에서 어린이 완구 서랍을 우연히 주웠다. 서랍을 열어보니 '소원을 적으세요'라고 써져있는 유아틱 한 디자인의 카드가 세 장 들어있다.
니나는 장난 삼아 소소한 소원을 써가기 시작했고, 소원을 이뤄주는 서랍에 중독되어 버렸다.
※ 네이버 웹툰 <니나의 마법서랍>의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결국 사람은 현실에서 살아야 합니다
귀여운 그림체에 그렇지 못한 스토리.
아직 연재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 귀여운 그림체에 끌려 보게 됐던 작품이었다. 사실은 꽤나 현학적인 작품이기도 해서, 오랜만에 리뷰를 남긴다.
니나가 사용하는 서랍이 많은 것을 함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약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하는 순간만큼은 현실의 것을 잊을 수 있을 만큼 매혹적이지만, 현실에서의 나는 갈수록 피폐해지는 거. 서랍을 사랑하고 의존성이 강해질수록 현실의 나는 잃어가는 거.
서랍은 정말 영악한데, 처음엔 서랍이 해주는 것들이 무척 그럴듯해 보인다. 그리고 그런 서랍의 교묘한 장난질은 사용자가 점점 더 서랍에 의존하게 만들어서 그가 현실에서는 제대로 살 수 없도록 만든다.
처음엔 서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절반은 진짜고 절반은 허구일까?라고 생각했지만,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서랍은 사용자를 효과적으로 홀릴 수 있는 최적의 배합을 사용하고 있다고 느꼈다. 어떤 상황에선 20%의 허구를, 또 다른 상황에선 80%의 허구를. 서랍은 사용자를 홀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아는 것이다. 사용자는 다가올 미래도 서랍 안의 상황처럼 흘러갈 것이라는 착각을 하게 만들어서 더욱더 서랍에 의존적인 성향을 띠게 되니까.
서랍에서 볼 수 있는 환각은 서랍에서일 뿐이다. 서랍은 서랍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한하여 절대적인 파워를 지녔을 뿐이고 서랍 밖에서의 현실에는 어떤 영향도 발휘하지 못한다. 나는 이 웹툰에서 이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고 본다. 서랍은 서랍일 뿐이다.
절망적인 결말로 끝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해피엔딩이어서 놀랐다. 사실 비극적으로 끝난다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전개였기 때문에 결국 모두가 파국에 이르지 않았을까 했는데 웬걸.
무슨 짓을 해도 파괴되지 않았던 서랍은 카드와 연결고리가 사라지자 비로소 사라져 버렸고, 자의든 타의든 서랍을 이용하게 됐던 사람들은 서랍 없이도 현실에서 살아가게 되었다.
물론 때때로 서랍이 그리울 수 있고, 그때의 자신이 혐오스러울 수도 있지만, 다시 처음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는 캐릭터들은 이전보다 훨씬 단단해 보인다. 생각보다 너무 건강하게 살고 있어서 내심 놀라기도 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누구나 두 번째 기회는 마땅히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름 값한 현재가 결국 모두를 구해냈고, 니나와 정 팀장 모두 느리지만 현실에서 적응해서 살아가는 결말이 무척 맘에 들었다. 웹툰 하나로도 뭔가의 위안과 용기를 얻은 기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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