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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2 실화 후기 l 이토록 순수한 악 범죄도시 2 실화 후기 l 이토록 순수한 악

범죄도시 2 실화 후기 l 이토록 순수한 악

2022. 9. 18. 22:56Film

범죄도시 2 (The Roundup) 2022
감독 : 이상용
출연 : 마동석, 손석구, 최귀화, 박지환, 허동원, 하준

 

줄거리

가리봉동에서 조선족 범죄 집단을 처리하고 4년이 지났다. 금천 경찰서 강력반은 베트남으로 도주한 용의자를 인도받아오게 됐다. 마석도와 전일만은 수상함을 느끼고 현지 용의자를 추궁하여 순수악 그 잡채인 강해상의 존재를 인지한다. 타국에서 수사권이 없음에도 앞뒤 가리지 않고 진심인 그는 졸지에 베트남에서 강제 추방까지 당하게 됐다. 

 

※ 범죄도시 2의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벌써부터 범죄도시 3가 기대돼


범죄도시 2는 펜더믹 이후 맞이한 첫 번째 천만 영화였다. 올해 들어서야 모든 것들이 정상궤도로 돌아가는 것도 있었겠지만, 결국은 재밌어야 하는 게 기본이지. 나쁜 놈 때려잡는 거 절거워. 

 

영화를 두 번 봤다. 폭염이 기승하던 때 한번 보고, 오늘 연인과 다시 한 번 봤다. 여간해선 한 번 본 것을 또 보지 않는 나도, 이 영화만큼은 두 번을 봐도 유쾌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리뷰어임에도 이 영화를 보고 리뷰를 쓰지 않았던 건, 영화가 오락성이 강하기도 했고 액션 장르이기 때문에 영화에 대해 깊이 사유하는 글을 쓰기엔 알맞지 않다고 생각해서였다. 그렇지만 두 번이나 봤으니 별 것 아닌 감상도 적어보기로 한다.

 

액션 범죄 영화인 범죄도시2는 실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그것이 알고 싶다를 꽤 잘 챙겨보는 나는 이것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본 적이 있다. 2000년대 후반대에 동남아에서 한국인 여행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다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알 측에서도 네 차례나 추적 보도를 했으니 나에게 익숙한 것도 당연하다. 영화의 배경인 베트남의 호찌민이 아닌 필리핀이다. 영화의 배경인 베트남은 공산당이기 때문에 공안의 힘이 강력해서 한국인 범죄자들이 활개를 치기는 어려운 여건이라고 들었다.

 

당시 군인이었던 남성이 혼자 동남아로 여행을 떠났다가 실종되었다는 에피소드를 봤다. 기적적으로 납치됐다가 탈출한 생존자의 인터뷰에서 그곳에 캐리어가 가득했다고 했는데 영화에서도 강해상의 숙소에 캐리어가 가득한 장면이 있었다. 모티브인 사건이 있는 만큼 레퍼런스를 많이 한 것 같았다.

 

세 명의 범죄자들은 모두 수감되었고, 그중 하나는 필리핀 감옥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메인 빌런인 강해상은 순수악 그 자체였다. 사전에 어떻게 활동하던 놈인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은 없어서 하늘에서 뚝 떨어진 놈 같았는데 너무 순수하게 ㄸㄹㅇ처럼 악해서, 전편의 장첸이 선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정말 나쁜 놈이어서 후두려 맞을 때마다 즐거웠다.

 

최춘백 죽이겠다고 한국으로 밀항해서 돈가방 놓친 거에 분해하며 대낮에 의경 칼로 찌르면서 제 분에 못 이겨 부들부들 떨면서 시민들에게 꺼지라고 소리 지르는 모습 인상 깊었다. 

 

기억에 남는 인물을 꼽으라면 최춘백의 처인 김인숙이다. 못났지만 하나뿐인 아들을 허망하게 잃고 남편까지 죽게 생겼는데도 흐트러짐 없이 단단했다. 

 

연인은 이 영화 3분에 하나씩 유머가 터진다고 했다. 시종일관 팽팽하고 진지한 분위기를 흩트려 트리지 않으면서도 위트 있는 유머였고 적중률도 꽤 높아서 좋았고.

 

<스틸 라이프>처럼 인간의 존엄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서사도, <헤어질 결심>처럼 사랑에 대해 탐구하게 하는 서사도, <13층>처럼 존재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서사도 다 좋지만, <범죄도시 2>처럼 웃고 즐길 수 있고 커다란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영화도 좋다.

 

그리고 오늘은 나에게 그런 영화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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