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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의 시간(Time to hunt)_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사냥의 시간(Time to hunt)_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사냥의 시간(Time to hunt)_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2020. 4. 27. 00:00Film

 

사냥의 시간(Time to hunt) 2020
감독 : 윤성현
각본 : 윤성현
출연 :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박해수

 

 

 

넷플릭스 신작 중에서 기대했던 유일한 작품. 개봉하기까지 잡음이 많았다. 우여곡절 끝에 겨우 개봉을 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아쉽다. 많이 아쉽다.

 

 

지난번 미드 핸드메이즈 테일 소개를 해 드리며 디스토피아 장르의 설명을 덧붙였는데 이 영화 역시 디스토피아 장르이다.

 

디스토피아 : 현대 사회의 부정적인 측면들이 극단화되어 초래할지도 모르는 암울한 미래상. 

영화 속 배경은 미래의 어느 날 한국. 잿빛 하늘에 화면의 채도도 흐리다. 이야기하는 걸 들어보면 망할 대로 망한 모양 이더라고. 아직은 은행이 있긴 한 것 같은데, 은행으로써의 역할은 전혀 못 하는 것 같더라. 원화는 가치 절하되어서 아예 달러로 환전도 금지된 것 같고. 정말 최악인 상황이네. 국가 자체로서의 기능이 아예 마비된 듯하더라고.

 

 

 

 

※ 지극히 개인적인 리뷰이며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 굉장히 걸다. 필요 이상으로 걸다. 그렇게까지 욕설을 많이 섞을 필요가 있었을까. 하... 우선 이건 넘어가고.

 

 

준석(이제훈)은 감옥에서 3년 동안 수감되어 있었다. 장호(안재홍)와 기훈(최우식)과 함께 보석상을 털었던 모양인데 준석이만 잡혀서 감옥에 들어갔던 것 같더라. 그렇게 턴 돈은 이미 종이 조각이 되었다는 것 같고. 보석상을 털었지만 이 친구들 착하다. 준석이는 자기 혼자 감옥에 간 것에 대해 친구들을 전혀 원망하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원망스럽게 느끼는 낌새도 느끼지 못했다. 친구들을 빠져나가게 하려다가 잡힌 것임에도.

 

 

 

보석상을 털어서 감옥에 갔던 준석은 이번엔 도박장을 털기로 했다. 도박장에도 은행처럼 달라가 있으니까. 모두 준석이의 아이디어다. 고민하던 친구들도 동의하기로 했고. 그 과정에서 장호와 기훈의 대화를 보면, 

 

"근데 우리 준석이 없는 3년 동안 아무 짓도 안 하고 나름 성실하게 살았어. 그래서 우리 뭐가 달라졌어? 더 ㅈ같아. 어? 우리 모은 돈? 다 휴지 조각됐지. 우리 일하려고 해도 전과 때문에 받아주는데도 없지. 당장 우리 다음 달 월세 낼 돈이 없어서 우리 여기서 쫓겨나야 돼. 심지어 나랑 준석이는 돌아갈 수 있는 가족도 없어. 아무것도 없어 우리한텐." 

 

 

열심히 살아보아도 달라질 게 없었고 이렇게 사는 것보다 어차피 불법인 도박장을 터는 것이 훨씬 낫다는 최소한의 당위성을 위한 대사라고 생각했다.

 

 

도박장을 터는 것은 허술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성공했다. 초반부터 이룬 성공이 불안하더니 역시 문제는 그다음부터다.

 

 

 

 

 

촌스러움의 극치


킬러에게 쫓기게 되거든. 이름이 '한'이라는데 이유 없는 살인을 즐기는 모양이더라. 시나리오 적으로 허술한 부분이 너무 많다. 캐릭터들이 다 공중에 붕 뜬 느낌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문제인 건 대사다. 

 

경찰에 자수하겠다는 준석에게 킬러는 이렇게 말했다.

 

"경찰에 자수한다고 달라질 거 없어.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네가 살던 세상이 아니야 여기는. 명심해. 어디에 있든 벗어날 수 없어."

 

정말.. 최선이었을까.. 조금 더 세련되게 촌스럽지 않게 대사를 칠 수 없었나. 장호가 죽기 직전에도 이런 말을 했다.

 

"준석아. 나 외롭지 않아. 나 이제 외롭지 않아. 나 이제 혼자 있고 싶어."

 

갑자기 신파가 되는 건 뭔데.. 준석이가 죽은 장호에게 장난치지 말고 일어나라고 하는 걸 보고 장호가 그래서 자는 척 연기를 했던 복선을 넣었구나 싶더라. 별로 대단할 것도 없는 복선.

 

 

 

 

 

이번엔 웃겼던 얘기를 해보려고


준석이는 예지몽을 꾼다. 총 3번의 예지몽을 꿨다. 항상 상수가 꿈에 나와서 경고를 해준다. 준석이 무속인이니? 신가물이 있니? 어떻게 그렇게 자꾸 한(킬러)이 나타날 때마다 죽은 친구가 앞날을 예견해줄까? 응?

 

 

하나 더.

 

 

준석이는 도박장을 털 목적으로 친한 봉식이 형(조성하)에게 총을 조달받았다. 당연히 킬러가 알게 돼서 그 형은 죽었다는 것 같아. 직접적으로 보여주진 않았지만. 근데 갑자기 봉식이 형이 방탄조끼를 설명하며 잠깐 언급했던 쌍둥이 형이 등장한다. 이거 영웅본색이야 뭐야? 오마주 한 거야?

 

 

 

 

 

그래서 영화를 통해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답답할 정도로 허술하다. 납득이 안 되는 부분이 너무 많다. 초등학생도 도주하려면 저들보단 영리하게 도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거든. 이쯤 되면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갈피를 잡기가 어려워진다.

 

 

그 어떤 부분의 이야기도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어중간하고 붕 떠있으며 개연성도 없다. 출연진이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 임에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마약 거래를 하는 듯한 창밖의 풍경도 할렘화 되어버린 폐허에 가까운 도시도 잘 표현해 냈지만 이것들 만으로 영화를 좋게 만들기엔 부족하다. 총을 수시로 쏴대니 긴박하긴 하지만 몰입하려고 하면 초치는 대사를 쳐버린다.

 

 

 

 

열심히 일해도 월세도 못 낼 정도로 가난하고 기훈이의 아버지는 해봤자 소용도 없는 시위 중이고 준석이의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장호는 아무래도 고아였던 것 같고. 그래. 믿을 구석이 하나도 없는 세상이긴 해. 

 

 

준석이는 무사히 대만으로 갔다. 막판에 등장한 감옥에서 만났던 형의 말에 의하면 그 한이라는 놈은 한번 사냥감을 정하면 이유 여부를 떠나 어떻게든 끝까지 쫓아서 죽인다고 하더라. 

 

 

도망가지 않고 싸운다며 준석이는 겨우 탈출한 대만에서 다시 한국으로 되돌아간다.

준석이가 배 안에서 하는 대사도 만만치 않다. 끝까지 참 한결같더라. 대사는 네가 하는데 왜 듣는 내가 창피한 거야?

 

 

다 본 지금도 잘 모르겠다.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었는지. 영화 수준이 너무 고매해서 내가 차마 헤아리지 못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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