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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마일스 데이비스를 다룬 영화 "쿨 재즈의 탄생" 인간 마일스 데이비스를 다룬 영화 "쿨 재즈의 탄생"

인간 마일스 데이비스를 다룬 영화 "쿨 재즈의 탄생"

2020. 3. 21. 14:19Film

 

 

대학생이었을 때의 일이다. 친구들끼리 모여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친구 하나가 나보고 넌 무슨 음악을 듣느냐고 물었다. 그 당시 한국에는 프랑스 작가 기욤 뮈소가 유명했는데 난 그가 출간하는 모든 책을 다 구입하여 읽는 광팬이었다. 어떤 소설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의 어떤 소설에서 마일스 데이비스의 카인드 오브 블루라는 구절이 있었다. 나는 그 우연한 기회로 마일스를 알게 됐고 종종 그의 음악을 듣고 있었기 때문에 나 요즘엔 재즈를 많이 들어.라고 했더니 뭘 듣냐고 해서 마일스 데이비스의 카인드 오브 블루를 듣는다고 했다. 그다음 친구의 반응은 네가 무슨 재즈를 듣냐며 웃기지 말라고 했지만.ㅋㅋ 실제로 난 재즈의 ㅈ에 대해서도 모르는 친구였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긴 하지만 재즈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나여도 Kind of blue는 너무 좋게 느껴져서 집에서 카인드 오브 블루를 틀어놓고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곤 했다. 그렇게 나는 카인드 오브 블루로 재즈에 입문하여 지금까지도 종종 그의 음악을 듣는다.

 

 

그런 마일스 데이비스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여서 보았다. 나는 음원으로 그의 음악을 들은 게 전부지만 인간 마일스 데이비스에 대해선 앨범 표지에 그려진 그의 사진 말고는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영화는 생전 그를 사랑했던 동료들, 연인들의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된다. 영화 내내 연도별로 소개되는 마일스 데이비스의 일대기에 그 당시 출시된 그의 음악이 비지엠으로 줄곧 깔리는 것도 멋스럽다. 비교적 덜 알려졌던 그의 명반도 영화가 끝난 후 플레이리스트에 끼워넣을만큼 좋았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그는 생각보다 괴짜였다. 코카인 중독자 이기도 했고 외도도 하였으며 나중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폭력까지 휘둘렀다. 반면에 흑인 인권을 높이려 했고 흑인 여성의 아름다움을 알리려 했고 자기 밴드를 통해 어린 뉴비 뮤지션들을 키워주려 하기도 했다. 마일스는 1926년생이다. 인종차별이 당연시되고 일반적이던 시대를 살았을 거다. 부친이 치과의사여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던 가정에서 자랐고 마일스 또한 고등 교육을 받은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모두에게 인정받는 성공한 뮤지션임에도 흑인이란 이유로 멸시와 혐오를 받은 적이 많았을 거다. 영화에서도 타당한 이유 없이 경찰에게 폭행당한 사건을 소개하는데 아마 그 사건을 제외하고도 마일스 데이비스의 일생 동안 수도 없이 많았을 거라고 짐작된다.

 

 

마일스 데이비스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던 인물이었다. 정통 재즈를 하기도 했지만 80년대에 들어서 락과 힙합, 하우스까지. 다른 장르의 뮤지션과 협업하기도 했다. 자신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했고 스스로가 음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기 때문에 자신이 하는 음악은 어떻게든 통할 거라는 자신감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어느 분야에서 탑일수록 고립되고 갈라파고스화 되는 사람이 많다. 그는 아니였다. 이 영화는 그전엔 몰랐던 인간 마일스 데이비스에 대해서. 그의 일대기에 대해서. 그를 사랑했던 사람들을 통해서 잔잔하게 보여준다. 2시간의 짧은 시간 동안 생전 그의 내레이션, 사진, 영상, 음악 등으로 그의 일대기를 잘 보여주기 때문. 영화에서 그와 함께 작업했던 동료들은 마일스 데이비스와의 개인적인 일화를 전하면서 웃다가 이내 그가 그리워져서 울기도 하는데 그들이 소개해주는 마일스 데이비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생전에 그가 얼마나 인간적이었고 다정했던 사람이었는지 알게 된다.

 

 

마일스 데이비스에 대해 한번이라도 들어봤고 그의 음악을 사랑한다면 봐도 좋을 영화. 마지막으로 그의 명반이 많지만 재즈를 모르는 사람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카인드 오브 블루 링크를 달아놓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OO5bTG4nebA&t=1005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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