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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감이 축복임을 알게 해준 영화 아델라인: 멈춰진 시간(The Age of Adaline) 늙어감이 축복임을 알게 해준 영화 아델라인: 멈춰진 시간(The Age of Adaline)

늙어감이 축복임을 알게 해준 영화 아델라인: 멈춰진 시간(The Age of Adaline)

2020. 3. 19. 00:06Film

2016년도에 이 영화를 만나고 저는 해마다 한 두 번씩은 이 영화를 꼭 봐주고 있어요. 제 최애 영화 중에 하나입니다. 혹자는 진부하다고 하겠지만 저에겐 진부한 진리를 알게 해 준 작품이에요. 늙어가는 것이 축복임을 알게 해 줬거든요.

 

 

The Age of Adaline (아델라인 : 멈춰진 시간, 2015)

  • 감독 : 리 톨렌트 크리거

  • 각본 : J. 밀스 구들로, 살바도르 파스코비치

  • 출연 : 블레이크 라이블리, 미힐 하위스만, 캐시 베이커, 어맨다 크루

 

가십걸에서 주연 세레나 반 더 우드슨으로 출연하였던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주인공입니다. 아마 제 세대는 블레이크를 보면 세레나라고 바로 떠오르실 것 같아요. 캐스팅을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는데 블레이크만큼 아델라인을 잘 표현했을 배우가 있었을까 싶어요. 상대역은 왕좌의 게임에서 다리오 나하리스 역을 맡았던 미힐 하위스만이 출연하였습니다. 

 

영화는 아델라인이 위조된 새 신분증을 받고 차이나타운에 위치한 자기 집에서 직장으로 가는 택시를 타면서 시작해요. 그때 기사님보다 샌프란시스코 지리를 더 꿰뚫고 있죠. 기사님이 택시기사 직업을 권할 정도로 말이에요. 아델라인이 기사님보다 지리를 더 잘 알고 있는 이유가 있답니다.

 

 

 

기록 보관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제니는 사실 아델라인으로 1908년 1월 1일에 태어났어요. 기록 보관소에 아델라인이 오래된 뉴스를 디지털화하는 업무를 맡게 되면서 1906년 뉴스라고 기록된 오래된 필름을 혼자 보게 되는데 그때 샌프란의 굵직굵직한 역사와 함께 그녀의 인생을 보여줍니다. 그녀의 탄생부터 결혼 출산 남편의 죽음. 그리고 자신이 어쩌다가 늙지 않게 됐는지까지 말이에요. 아델라인은 차사고로 인해서 늙지 않게 되는데요. 영화에서 과학적인(?) 설명을 해주지만 잘 와 닿지 않고요. 번개 맞고 그게 세포에 영향을 주어서 세월의 흐름에서 벗어나 영원히 나이를 먹지 않게 되었어요. 극 중 아델라인의 억양을 들어보면 요즘 어투가 아니에요. 옛날 억양이거든요. 1900년대 초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옛 억양이랍니다. 아델라인이 1908년 생이다 보니 일부러 그런 설정을 한 듯 보여요.

 

 

 

처음에 아델라인은 자신의 노화가 남들보다 늦는다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단순히 식습관, 운동 아니면 유전이거나 운이 좋게 타고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아델라인이 가벼운 신호 단속에 걸리게 되는데 신분증으로 보면 40대여야 할 그녀의 외모가 전혀 그렇지 않은 것을 경찰이 의심쩍게 생각하고 그걸 느낀 그녀는 바로 샌프란으로 이주합니다.

 

 

 

의과대학에 사무직으로 취업해서 자신의 상태를 조사합니다. 1년간 조사한 끝에 본인의 상태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음을 알게 돼요. 그러던 중에 이름 모를 사람들로부터(비밀 정부 관계자 같아요) 납치를 당하게 됩니다. 다행스럽게도 기적적으로 탈출하였고 그때부터 아델라인은 자신이란 존재를 사람들에게 철저히 숨겨야겠다고 생각해요. 딸을 제외한 모두에게 말이에요. 당연히 누군가와 깊은 관계를 가지는 것 또한 삼가야 한다고 다짐합니다. 하지만 그런 그녀도 흔들렸던 적이 있어요.

 

 

 

윌리엄을 만나게 되거든요. 우연히 만난 둘은 처음 만나자마자 사랑에 빠져요. 윌리엄은 고작 자기보다 몇 살 연상일 뿐인데도 혜안 있고 지혜로웠던 아델라인에게 빠질 수밖에 없었을 거예요. 아델라인에게도 윌리엄은 순수하고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거든요. 하지만 아델라인은 윌리엄에게 자신을 다 드러내지 않아요. 그리고 자신을 온전히 내보여야 하는 순간이 다가왔을 땐 도망쳐버립니다.

 

 

 

미리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던 윌리엄이 청혼반지를 갖고 있는 걸 보게 된 아델라인은 택시에서 내리지 않고 그 자리에서 떠나요. 그리고 윌리엄에게 통보도 없는 이별을 하게 됩니다. 아델라인은 이 이후로 다시는 누구도 사랑하면 안 되고 누구 하고도 가까워지면 안 된다고 더욱더 자신을 옥죄였을 것 같아요. 자신이 누군가를 사랑하면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상대까지 힘들게 하는 거니까요. 그녀 스스로 그녀가 하는 사랑엔 미래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일방적인 이별이었지만 윌리엄 못지않게 아델라인도 이별 후 오랜 시간 괴로웠을 거라고 짐작돼요.

 

 

 

아델라인은 윌리엄과의 이별 후 몇십 년이 지난 후에 자신감 있고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앨리스를 만나게 돼요. 

 

 

 

"Tell me something I can hold onto forever and never let go"

 

아델라인은 앨리스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선뜻 다가가지 못해요. 저돌적으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앨리스에게 자신이 처한 상황 때문에 계속 거리를 두거든요. 깊은 관계로 발전하는 걸 원하지 않으니까요. 아델라인이 앨리스에 영원히 간직하고 기억할 수 있는 말을 해달라고 말합니다. 이때 앨리스는 "let go"라고 답해요. 이후 중간에 다툼이 있기도 했지만 아델라인은 딸과의 대화 끝에 앨리스에게 아주 조금은 마음을 열게 돼요. 그래서 앨리스의 가족도 만나러 가게 됩니다. 그리고 아델라인은 오래전 이별하였던 윌리엄을 만나게 돼요.

 

 

아델라인이 일방적으로 예고 없이 이별을 고했던 윌리엄이 그가 발견했던 혜성에 자신의 이름을 따와서 지었다는 것을 알게 된 장면이에요. 개인적으로 가장 가슴 아팠던 장면이고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에요. 저는 이 씬에서 블레이크가 섬세한 감정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는 걸 알았어요. 상대에 대한 미안함, 죄책감 등 여러 가지 감정이 뒤섞여서 그를 바라보는 아델라인의 얼굴을 보면 그녀가 감당하고 있을 그 복잡하고 죄스러운 마음이 저한테도 전해지는 것 같았거든요. 

 

 

 

 

 

영화의 결말은 이것보다 완벽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결말이에요. 자세한 엔딩은 알려드리지 않을게요.^^

 

 

 

전 막연하게 늙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해왔던 것 같아요. 그냥 늙는다는 것 자체가 무서웠어요.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을 때마다 소스라칠 만큼 싫었거든요. 늙어가는 것에 대해서 무조건적으로 싫어하던 저에게 이 영화는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사랑하는 사람과 천천히 늙어가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이고 축복인지 알게 해 준 영화예요. 늙지 않고 젊고 예쁜 모습으로 영생의 삶을 살아도 그게 나 혼자만이라면 전혀 행복하지 않다는 걸 말이에요. 모든 걸 걸어도 좋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늙어갈 수 없고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을 먼저 보내야 한다는 건 비극이라는 것까지도요.

 

 

 

아참, 그리고 이 영화는 192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의 패션도 함께 볼 수 있어요. 가장 클래식하면서도 트렌디한 의상을 시대에 맞춰 아델라인이 계속 보여주거든요. 패션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은 화려하고 예쁜 아델라인의 아웃핏을 통해 스토리와 별개로 또 다른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블레이크가 178의 장신이다 보니 뭘 입어도 태가 나는 것 같아요. 예전 가십걸에도 세레나의 패션을 보는 재미가 있었는데 영화 이 작품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샌프란을 배경으로 한 영상미도 뛰어나요. 샌프란을 예쁘게 잘 담아낸 것 같아요. 

 

 

https://www.youtube.com/watch?v=7UzSekc0Lo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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