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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정원 결말 줄거리 l 좀 더 이기적이어도 되지 않을까 언어의 정원 결말 줄거리 l 좀 더 이기적이어도 되지 않을까

언어의 정원 결말 줄거리 l 좀 더 이기적이어도 되지 않을까

2020. 10. 13. 11:33Film

언어의 정원 결말 줄거리 l 좀 더 이기적이어도 되지 않을까

언어의 정원(The Garden of Words) 2013
감독, 각본 : 신카이 마코토
출연 : 이리노 미유, 하나자와 카나
언어의 정원 줄거리

장마가 시작된 6월, 구두 장인을 꿈꾸고 있는 고등학교 1학년 16살의 타카오는 비가 내리는 날 아침이면 지하철 속 텁텁한 사람들의 냄새를 맡고 싶지 않다는 핑계로 오전 수업을 빠지고 신주쿠 근처에 예쁜 공원의 정원에서 구두를 스케치하곤 한다.
비 오는 날 여느 날과 다름없이 정자에 앉아 구두 스케치를 하던 타카오는 초콜릿을 안주로 맥주를 마시고 있는 여성 유카리를 만났다. 첫 만남 이후로 두 사람은 비가 내리는 날 만나는 무언의 약속을 한 듯이 만남을 지속하며 마음이 통하게 된다.
자신의 장소를 잃었다는 유카리에게 당신이 더 걷고 싶어 지게 하는 구두를 만들고 싶다던 타카오와, 장마가 끝나지 않길 바라며 비가 오길 간절히 바라는 유카리의 마음은 서로 닿을 수 있을까.

이전에 리뷰한 "날씨의 아이"를 만든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 먼저 무척 예쁜 그림체에 대한 칭찬을 하고 싶다. 찌는듯한 더위에 습하고 더운 됴쿄의 여름 장마를 이토록 매력적으로 그려내다니. 흐트러지게 비가 내리고 초록빛의 나뭇잎이 비를 맞는 것만으로도 동화 같단 느낌이 들었다. 마치 물을 담뿍 머금은 수채화 같았다. 예쁘다.

 

보통은 감사하게도 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을 위해서 가독성을 높이고자 단락을 나누고 소제목을 구성하여 글을 쓰지만, 요즘 '내글구려병'에 걸린 데다가 단 한 줄의 글을 쓰는 것도 너무 버거워서 이번만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써보기로 했다. 무척 주관적일 것이며 어찌 보면 일기 같을 수도 있다.

 

지난번에 리뷰한 날씨의 아이처럼 언어의 정원 역시 메인 테마는 '비'다. 타카오와 유카리가 비가 오는 날만 만난다는 점에서 이영옥 배우님이 출연하였던 고전영화 초연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 둘 역시 비가 오는 날에만 만나곤 하니까. 물론 인생은 실전이야인 초연보단 이쪽이 훨씬 낭만적이다.

 

이쯤 되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비"를 정말 좋아하는구나 싶다. 나 역시 비를 좋아한다. 비가 오는 날 클리셰처럼 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옛날 영화를 보는 것이다. 흑백 영화를 보거나 그게 아니더라도 50년은 한참 넘은 영화를 본다. 얼마 전 리뷰한 쉘부르의 우산 역시 비가 오는 날 본 것이다. 비가 줄곧 내리면 습해지는 것이 싫지만 캔들을 켜놓고 있으면 어느 정도의 습기는 잡아주니까.

 

지난 리뷰에서 날씨의 아이가 우리나라에서 크게 흥행하지 못한 이유로 '정서의 차이'를 들었다. 맑음 소녀인 '히나'는 나이를 속여 맥도널드에서 잘리게 되자 중학생의 나이인데도 성매매를 시도했다. 아직 고등학교 1학년 나이인 호다카에게 자기네 가게에 찾아오라며 호객 행위를 하는 여성들도 있다.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다.

 

이번 '언어의 정원'에선 학생과 선생님의 사랑이다. 16살인 타카오와 28살인 유카리. 12살의 나이차는 문제 될 게 없다. 다만 타카오가 미성년자라는 것과 유카리가 그가 다니는 학교의 선생님이라는 것이 문제다. 자신의 사랑이 어린아이 장난같이 보일까 봐 두려워하는 타카오와, 이미 자신의 감정이 사랑이란 걸 알고 있지만 그걸 인정하기 두려운 유카리.

 

 유카리가 16살의 자신과 28살의 자신이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자조적으로 읊조릴 때 나 역시 그와 같은 층위의 느낌을 느껴본 적이 있기 때문에 마음 한 켠이 먹먹했다. 

 

어쩔 수 없게도 유카리에게 마음이 쓰였다. 도쿄에서 선생님으로 근무하는 그가 맘 편히 발을 디딜 수 있는 곳이 한 군데도 없어 보여서다. 전 남자 친구인 이토는 유카리에게 최소한의 도리는 하고 있는 듯했지만 유카리가 학생과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썼을 때 자신을 믿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말을 믿었다. 보다 못한 학생들이 경찰에 신고하자고 해도 듣지 않았다. 거기에다 너에게도 어느 정도의 잘못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겠냐며 원인을 제공했다는 듯이 말했다. 학교 역시 진상을 알고 있었지만 사태가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묵인했다. 

 

유카리가 학교를 떠날 때 그 많은 학생들이 나와 울음을 터트리던 것도 유카리가 얼마나 좋은 선생님이었는지 보여주는 장치라고 본다. 아이들은 감정에 솔직하다. 아이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선생님이었다면 학교를 떠나는 선생님 앞에서 눈물 흘리는 아이는 단 하나도 없었을 테니까.

 

'날씨의 아이'에서 날씨만 좋아질 수 있다면 맑음 소녀 하나 정도 인간 제물로 바친다고 해도 상관없잖아? 라던 스가와, 유카리가 피해자인 것과 실상을 다 아는데도 묵인하는 학교의 본질은 같다고 본다. 다수의 안위를 위해서라면 소수의 희생쯤이야 얼마든지 괜찮다는 것. 이것은 비단 일본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해당되는 것인데, 여러 작품 속에서 일본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녹여내는 걸 보니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꽤나 용감한 것 같네. 그가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유카리의 단가

"우렛소리 희미하고 구름이 끼고 비라도 내리면 그대 붙잡으련만"

 

타카오의 답가

"우렛소리 희미하고 비가 오지 않아도 나는 여기에 머무르오 그대 가지 마라 하시면"

 

타카오와 유키노는 함께 오므라이스를 먹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커피를 마시면서, 서로가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마음속으로 읊조렸다.

 

비 따위 오지 않아도 돼. 그렇지?

난 우리가 좀 더 이기적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날씨가 미쳐버려 비가 쉴 새 없이 내려 도쿄가 다 잠겨버린다고 해도 인간제물로 바쳐지는 대신 스스로의 행복을 찾았으면 좋겠고. 사랑하는 사람과 12살의 나이차가 난다면 타카오가 성인이 될 때까지 기다리면 그만인 걸. 3년 따위 금방이잖아.

 

그깟 남들 신경 쓰지 말고 본인의 행복을. 스스로의 사랑을 찾자.

 

타카오의 답가를 헤아리던 유카리는 타카오의 의중을 알고는 늦게나마 자신의 감정을 드러냈다. 항상 얌전했고 조곤조곤 말하며 눈물조차 삼키던 그가 타카오 앞에서 마치 아이처럼 감정을 터트리는 것이 좋았다. 유카리는 매일 아침마다 옷을 입고 학교에 가려했지만 두려워서 학교에 갈 수 없었지만 그곳에서 네 덕분에 일어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행스럽게도 쿠키영상이 있었다. 계절이 바뀐 겨울, 유카리를 위한 구두를 만든 타카오는 유카리를 처음 만났던 정자에서 "언젠가 지금보다 더 더 멀리 걸을 수 있게 되면 만나러 가겠다"라고 말했다.

 

아마 그랬을 거야.

 

2020/10/12 - [Film] - 날씨의 아이 줄거리 결말 l 그깟 날씨 따위 좋아도 나빠도 그만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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