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 Analytics Made Easy - StatCounter
쉘부르의 우산 줄거리 결말 l 언제나 기다릴 거예요 쉘부르의 우산 줄거리 결말 l 언제나 기다릴 거예요

쉘부르의 우산 줄거리 결말 l 언제나 기다릴 거예요

2020. 9. 18. 22:13Film

쉘부르의 우산 줄거리 결말 l 언제나 기다릴 거예요

쉘부르의 우산(Les Parapluies De Cherbourg, The Umbrellas of Cherbourg) 1964
제작, 각본 : 자크 데미
음악 : 미셸 르그랑
출연 : 카트린 드뇌브, 니노 카스텔누우보, 안네 베르농, 미크 미셸, 엘렌 파너, 미레일 페리
쉘부르의 우산 줄거리 *스포 포함

프랑스 노르망디 해협의 작은 항구도시 쉘부르, 어머니의 우산가게 일을 돕는 '쥬느비에브'와 자동차 수리공 '기'는 사랑에 빠진다. 마땅치 않은 현실과 주위의 반대에도 사랑을 지켜오며 행복한 미래를 꿈꾸었지만 갑작스럽게 기가 군대에 입대하게 되면서 둘은 2년 동안의 이별을 겪게 됐다. 쥬느비에브는 기가 입대한 후 아이를 임신했다는 걸 알게 됐고 점점 기의 편지가 줄어들면서 불안해졌고, 기를 잊으라고 재촉하는 어머니 때문에 쥬느비에브는 자신을 좋아하는 보석상인 카사르와 결혼하게 된다. 제대 후 쉘부르에 돌아온 기는 쥬느비에브가 결혼했다는 것을 알고 괴로워하며 방황한다. 그러던 와중 자신을 친자식처럼 키워주었던 대모가 사망한 후 그를 돌봐주던 마들렌에게 고백해 둘은 가정을 꾸린다.
3년이 지났고 눈이 오는 크리스마스에 쥬느비에브가 쉘부르에 들려 기름을 넣으려다가 기와 재회한다. 둘은 짧은 만남 후 헤어졌고 기는 돌아오는 마들렌과 그의 아들 프랑수아를 반기며 영화는 끝이 난다.

오랜만에 고전 영화를 봤다. 1964년에 만들어진 영화. 세상 모든 것들은 10년이 지나면 촌스러워지지만 20년 이상이 지나면 낭만을 준다. 지금으로부터 약 60년 전에 만들어진 이 영화는 낭만 그 자체다.

 

영화적 특징을 꼽으라면 그 당시 혁명에 가까웠을 시도를 했다는 점인데 바로 "모든 대사를 노래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모든 대사를 노래로 하고 있다. 위(Oui)나 문 아무(Mon amour) 같이 짧은 단어조차도.

 

프랑스 뮤지컬이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나 웨스트엔드 뮤지컬과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라면 바로 모든 대사를 곡으로 한다는 것일 텐데, 프랑스 뮤지컬 영화 쉘부르의 우산도 그렇다. 모든 대사를 곡으로 처리한다. 

 

다행히도 성공적이어서 제17회 칸 영화제 황금 종려상을 수상했다. 라라 랜드가 이 영화의 영감을 받았다고 하던데 원색적이며 비비드한 색감과 뮤지컬적인 연출이 닮은 것 같더라. 별로인 결말까지도.

 

속된 말이지만 인실좆이라고 생각했다. 마지막 그 둘이 재회하는 모습을 보며 그렇게 느꼈다.

 

 

※ 쉘부르의 우산의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사랑이 밥만 먹을 수 없기 때문이 아니고


주느비에브는 17살. 기는 20살이다. 배경은 알제리 전쟁이 한창이던 1957년. 어디서 어떻게 만났는진 알 수 없지만 사랑에 빠진 그 둘의 모습이 진심인 건 알 수 있겠더라.

 

주느비에브의 엄마가 아직 20살이면 군대도 가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무슨 수로 아이를 키울 거냐며 주느비에브에게 몰아붙일 때 그는 아주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기는 돈이 많지 않아요. 우린 소박하게 살 거예요."라고 말했다.

 

주느비에브가 기와 이별한 건 그에게 청혼한 '카사르'가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사람이어서가 아니다. 불러오는 배에, 그리고 연락이 없는 기에게 큰 절망감이 들었으리라. 정비소에서 일하던 그가 큰돈을 벌지 못할 거란 걸 17살의 어린 주느비에브는 이미 시작부터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그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별


2년 동안 기를 기다리겠다던 주느비에브는 다른 사람과 결혼하였다. 군대에서 부상을 입고 상이군인이 된 기는 쉘부르에 돌아오자마자 주느비에브에게 찾아갔지만 그가 다른 사람과 결혼하여 쉘부르를 떠났다는 소식을 듣는다.

 

밝고 긍정적이며 성실하던 그가 조금씩 변해간다. 혼자되는 게 무서웠던 건지. 오래도록 방황하던 그는 대모가 돌아가신 후 마들렌에게 고백했다. 마들렌은 아마 오래전부터 기를 맘속에 품어왔으니까. 마들렌이 울면서 주느비에브를 잊은 거냐며 물었을 때, 기가 그를 다 잊었다고 한 건 아마 거짓말이었겠지. 

 

재회


그 둘은 3년이 지나 우연히 재회했다. 그 누구도 극적이지 않았다. 기는 왜 자신을 버린거냐며 원망하지 않았고, 주느비에브는 기다리겠단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다른 남자와 결혼하여 미안하단 변명을 하지 않았다.

 

기는 당신을 많이 닮았다며 딸아이를 보겠냐는 주느비에브에게 그러지 않겠노라 말했다. 

 

내가 가장 슬펐던 건 기가 주느비에브에게 "기름 다 넣었나 봐"라고 말할 때였다. 더 이상 그와 대화하고 싶지 않으니 그만 가 달라는 소리다. 쥬느비에브는 마지막으로 "당신 잘 사는 거지?"라고 물었다. 잘 살고 있다는 기의 말을 듣고는 안심하며 문을 나선다. 사실 이건 그의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덜고자 물었던 것이리라. 어쩌면 쥬느비에브는 기가 행복하게 살고 안 행복하게 살고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쥬느비에브는 지금의 삶에 무척이나 만족하며 남편을 사랑하고 있을 테니.

 

주느비에브가 사라짐과 동시에 잠깐 집을 비웠던 기의 부인 마들렌과 아들 프랑수와가 도착하고 기는 식구들을 맞으며 영화는 끝이 난다.

 

3년 전 기와 주느비에브가 나누었던 사랑은 진짜였지만, 그들 각자가 지금 꾸리고 있는 가정이 과거의 사랑보다 훨씬 더 소중하다는 걸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했다. 기가 자신의 핏줄인 프랑수와즈를 보지 않겠다고 한 이유 역시 같은 이유였을 거다. 기가 주느비에브에게 버림받고 대모님까지 돌아가신 후 마들렌에게 청혼했던 이유는 마들린을 사랑해서라기 보다 혼자 있기 두려웠던 것이 더 컸었기 때문이었을 거야. 하지만 그와 결혼 후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려가면서 마들렌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겠지.

 

I will wait for you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가 압도적이었다. 이 영화의 대표 ost인 I will wait for you가 흘러나오며 비비드한 우산을 쓴 사람들을 위에서 아래로 비춘다. 처음 듣자마자 무척 익숙한 곡이었는데 영어로 번안이 된 후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고 한다.

이 곡은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데 특히 맨 마지막 신에서 그 둘이 재회할 때의 흘러나왔을 때가 가장 슬펐던 것 같아.

 

youtu.be/ffuksErl9X0

If it takes forever, I will wait for you

For a thousand summers, I will wait for you

Till you're back beside me, till I'm holding you

Till I hear you sigh here in my arms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든 당신을 기다릴 거예요

수만 번의 여름을 보내더라도 당신을 기다릴 거예요

당신이 내 곁에 다시 올 때까지 당신을 다시 안을 수 있을 때까지

내 품에 있는 당신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을 때까지

 

전쟁이 없었고 그래서 기가 군대에 가지 않아 쥬느비에브와 기가 결혼했다고 해도 그들이 행복했을 거라고 장담할 수 없다. 기에게는 마들렌이. 쥬느비에브에겐 카사르가 운명이며 그들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을 만나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 둘이 과거에 나누었던 사랑이 진심도 아니고 그저 어린날의 하룻밤 불장난이었을지도 모른다. 처음부터 그렇게 대단했던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근데 왜 나는 울컥할까. 왜..

 

50주년 기념 오피셜 트레일러


https://youtu.be/3dtsL__R0K8

 

왓챠에서 보실 수 있다.

 

<카트린드뇌브의 다른 영화>

2020/05/30 - [Film] -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 나는 배우라서 진실을 다 말하지 않아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 나는 배우라서 진실을 다 말하지 않아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The truth, La vérité) 2019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각본 :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 카트린 드뇌브, 쥘리에트 비노슈, 이선 호크, 뤼디빈 사니에, 마농 끌라벨 순전히 히로카�

apryllyoonj.tistory.com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