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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런 결말 스포 후기 리뷰 줄거리 l 도망쳐 영화 런 결말 스포 후기 리뷰 줄거리 l 도망쳐

영화 런 결말 스포 후기 리뷰 줄거리 l 도망쳐

2020. 11. 26. 17:39Film

영화 런 결말 스포 후기 리뷰 줄거리 l 도망쳐

런 (RUN) 2020
감독 : 아니쉬 차칸티
출연 : 사라 폴슨, 키에라 앨런
런 줄거리

심각한 장애를 안고 태어난 클로이는 휠체어를 타며 엄마의 보살핌 아래 홈스쿨링으로 열심히 공부하며 살아가고 있다. 데이트도 하지 않고 취미생활도 하지 않고 자신의 모든 삶을 딸에게 반납한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딸을 정성껏 돌본다. 평온한 날들이 이어지던 도중 클로이는 엄마의 장바구니에서 이름 모를 약을 발견하게 되면서 모든 것에 의구심을 품기 시작한다.

서치를 만든 아니쉬 차칸티 감독의 차기작이라는 것보다 배우 '사라 폴슨'때문에 선택하게 됐던 영화다.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의 메인 호스트로. 최근에는 넷플릭스 '래치드'의 주인공으로. 다른 배역도 물론 잘 소화하는 배우지만 특히 그로테스크한 역할을 소름 끼치게 연기하는 것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고 느껴지는 배우이기 때문에.

 

사라 폴슨과 키에라 앨런의 연기는 흠잡을 곳이 없었고 스토리도 무척 흥미로웠다. 영화 런을 보며 두 번의 반전을 보았다. 어찌 보면 뻔한 결말일 수도 있지만 90분의 러닝타임 동안 숨 막히게 조여오던 스릴러였기 때문에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영화 런은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서사다.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

타인의 관심을 이끌어내려 스스로 아픈 척을 하는 뮌하우젠 증후군과 달리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은 타인을 실제로 아프게 해서 극진히 돌보는 연출을 함으로써 사람들에게 관심을 얻으려는 정신 질환이다.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을 다룬 작품을 소개한 적이 있다. HBO 드라마 '몸을 긋는 소녀'와 넷플릭스 영드 '스트레인저' 역시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을 다루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이 기괴한 질환을 영화 '런'에서 치밀하고 촘촘한 서사로 만들어냈다.

 

 

※ 영화 런의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주관적인 글입니다.

사이좋은 모녀


클로이는 태어날 때부터 많은 질환을 갖고 태어났다. 오프닝 시퀀스에 조그만 갓난아이가 인큐베이터에서 간신히 숨을 쉬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부터 관객들은 '아이가 많이 아프구나'라고 생각하게 하니까.

 

성장한 클로이가 얼마나 아픈 건지 보여주기 위해서였는지 조금은 반복적으로 클로이의 루틴을 보여준다. 매일 엄청난 양의 약을 삼켜야만 하고 매일 혈당과 혈압을 체크하며 예의 주시해야 한다. 피부도 툭하면 트러블이 나기 때문에 매일 약을 발라야 한다. 한편으론 대견하게 느껴진다. 어렸을 때부터 저 많은 병을 안고도 꿋꿋하게 살아왔다는 것이. 그리고 꿈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며 대학 진학을 꿈꾼다는 것이.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 주었던 건 그의 엄마 '다이엔' 때문이다. 클로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그의 모든 인생은 반납한 채 딸을 돌보는 일만 해왔다. 거동이 불편한 아이를 위해 홈스쿨링을 선택했고 먹이고 씻기고 재우는 모든 일련의 돌봄을 다이엔 혼자 해내었다.

 

딸에게 모든 것을 내 건 엄마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묘하게 싸한 느낌이 들긴 했다. 그리고 그건 딸아이 클로이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우연히 발견한 수상한 약의 출처를 알아내려 부단히 노력했던 것을 보면.

 

클로이


클로이가 정말 강하다. 다이엔이 상담 클래스에서 "클로이는 내가 아는 사람 중에서 가장 강하다"라고 한 것은 틀린 말이 아니다.

 

다이엔은 클로이가 영리하고 똑똑하단 아이인 것을 알아서였는지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막는다. 어느 순간부턴 클로이가 직접적으로 의사 선생님한테 진찰을 받는 것도 아닌 것 같았고.

 

클로이는 그 나이 때 아이들에게 꼭 필요할 스마트폰도 없다. 바깥세상과 철저히 차단되어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출구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매개체는 엄마인 다이엔을 통해서만이다. 대학에 입학 지원서를 냈지만 합격 우편물조차 클로이는 직접 받을 수 없다.

 

그렇게 절박한 상황에서도 우연히 발견한 이름 모를 약의 이름을 밝혀내려는 부단한 노력에 감탄이 나올 지경이다.

 

물론 다이엔도 만만하진 않다. 클로이가 수상하게 생각한다는 걸 알고 있고 사실은 클로이가 약의 출처를 알아낼까 봐 일부러 인터넷도 차단한 거면서 시치미 뚝 떼는 꼴이란.

 

영화 런에서 클로이의 의상을 보면 스트라이프 티셔츠를 입고 있는 모습이 많다. 가로줄이 그어진 스트라이프 티셔츠인데 일종의 죄수복 같은 느낌을 준다. 클로이가 살고 있는 집이 감옥이나 다름없고 클로이의 삶이 죄수와 다름없다는 장치일 것이다.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


그 약이 이상한 약일 거라고는 생각했다. 그러지 않고서야 딸아이 이름이 아니라 본인 이름으로 약을 구입했을 리도 없거니와 분명히 약통에 자신의 이름이 적혀있었는데 영수증이 붙은 거라고 거짓말을 해대니. 

 

그 약은 사람이 아닌 동물에게 쓰이는 약으로 사람이 먹을 시엔 다리가 마비되는 약이었다. 다이엔은 오랫동안 클로이에게 약을 먹였다. 아마 클로이가 앓고 있는 천식, 피부 알레르기, 마비를 비롯한 병들은 모두 다이엔이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질환 이리라.

 

다이엔이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건 내가 초반에 말했던 두 번의 반전이 아니다. 이것은 포스터를 통해서도 충분히 유추해낼 수 있는 것이니까.

 

일종의 트릭이다. 분명 오프닝 시퀀스에 숨을 쉬고 있는 연약한 갓난아이가 있었고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 그 아이가 자라 '클로이'가 됐다고 생각하니까.

 

클로이는 탈출 후 엄마에게 잡혀서 돌아오게 되었을 때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렸다. 그 상자엔 자신이 어렸을 때 두 발로 걷고 있는 사진이 있었고, 사망 증명서가 있었다. 태어난 지 2시간 11분 만에 사망했다는 사망 증명서. 그와 함께 한 신문 스크랩도 발견했다. 아이를 잃은 부모의 이야기가 담긴 아티클이다.

 

다이엔이 낳은 아이는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했고 지금 클로이는 남의 아이를 훔쳐왔다는 것이 된다. 원래 건강한 아이를 이토록 아프게 만들어 극진히 보호해왔다. 대체 무얼 위해서 그랬을까?

 

클로이는 다이엔에서 벗어나기 위해 위험한 도박을 한다.

 

다행히 클로이의 도박은 성공했다. 드디어 엄마의 손길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마지막 반전


다이엔이 어깨에 총을 맞고 계단에 굴러 떨어진 후 시점은 7년 후로 이동했다. 아마도 정신질환 수용자들이 수감된 교도소 같았는데 그곳에서 복역 중인 다이엔을 클로이가 찾아간 모양이다.

 

네 번째 손가락에 반짝반짝한 다이아몬드 반지가 끼워진 걸 보니 그 사이에 클로이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한 듯싶었다. 다이엔에게 말하는 클로이를 보니 그 사이에 아이도 낳았고 아픈 아이들에게 의족을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듯했다.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데 나아질 수도 있고 나빠질 수도 있지만 어느 쪽이든지 행복하다는 클로이의 말에 다시 한번 그에게 감탄하게 된다.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리고 갈취했던 다이엔을 한 달에 한 번씩 찾아가는 그 고운 심성이.

 

두 다리로 걷게 되든 걷게 될 수 없든 어느 쪽이든 행복하다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마지막 반전은 영화가 끝나기 직전에 이루어진다. 소지품 검사에서도 들키지 않았던 그 약을 입속에서 꺼낸다. 청록색의 캡슐인 그 약은 클로이의 두 다리를 마비시킨 약으로 다이엔이 오랫동안 클로이에게 먹여온 약이다.

 

이상하게 클로이를 바라보는 다이엔의 눈빛이 지나치게 불안하단 느낌을 받았는데 클로이가 굳이 자신을 구렁텅이로 집어넣은 사람을 한 달에 한 번씩 찾아가던 그 정성은 받은 것을 고대로 갚아주기 위함이었다.

 

사실 오프닝부터 스포였다


영화 런을 다 보고 나자 처음 오프닝 시퀀스가 생각났다. 새까만 화면에 하얀 글씨로 클로이가 앓고 있던 병을 하나하나 나열해준다. 부정맥. 천식. 마비. 그 병들은 클로이가 앓고 있는 대표적인 질환들이었으니까. 그 후에 run이라는 글자가 잠깐 보이고는 사라진다.

 

결과적으로 보면 오프닝부터 관객들에게 일종의 스포를 해 준 셈이다.

 

스릴러라는 장르라는 이름을 내건 영화들 중에서 서스펜스 요소를 갖춘 잘 만든 스릴러 영화를 찾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다. 아니쉬 차칸티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사라 폴슨, 키에라 앨런이라는 배우들의 연기가 만나 이렇게 좋은 작품을 탄생시켰다.

 

가장 안온한 사람이어야 할 사람이 가장 공포스러운 사람이라는 것과 가장 안락해야 할 공간이 가장 탈출해야 하는 공간이었던 것이 재밌는 점이었다.

 

만드는 작품마다 제작비 대비 기하급수적인 수익을 올리는 건 아마 아니쉬 차칸티 감독이 독보적일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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