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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에트랑제 리뷰 l 푸른 파다와 청량한 너희들 해변의 에트랑제 리뷰 l 푸른 파다와 청량한 너희들

해변의 에트랑제 리뷰 l 푸른 파다와 청량한 너희들

2021. 4. 18. 09:04Film

해변의 에트랑제 리뷰 l 푸른 파다와 청량한 너희들

해변의 에트랑제 (2020)
원작 : 키이 칸나
감독 : 오오하시 아키요
주연 : 무라타 타이시, 마츠오카 요시츠구
해변의 에트랑제 줄거리

소설가 지망생인 하시모토 슌은 고등학생인 치바나 미오에게 끌린다. 둘은 조금씩 거리를 좁혀가지만 미오는 섬을 떠나게 됐다. 미오는 3년이 지난 후 숀에게 돌아왔지만, 슌은 그런 미오에게 선뜻 다가가지 못한다.

여름. 시골 섬마을. 푸른 바다. 그 속에서 피어나는 청량한 풋사랑.

 

원작 만화를 읽어보고 싶다 생각했다. 원작에선 어떻게 풀어나갔나 궁금해서. <해변의 에트랑제>는 슌과 미오가 돌아 돌아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고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BL이라고 해서 별다를 건 없다. 그저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게 되는 평범한 사랑 이야기다.

 

그림체가 몽글몽글 참 예쁘다. 시골 섬마을의 작화도 몹시 아름다워서 싱그러운 여름 향이 물씬 느껴진다. 그 속에서 등장하는 두 소년 역시 아름답다. 서툴지만 서로에게 진심인 그 둘이 정말이지 사랑스럽다.

 

<해변의 에트랑제>가 재밌는 것은 슌의 정체성은 남자를 좋아하는 '게이'이지만, 미오는 여자를 좋아하던 평범한 취향이라는 점이다. 미오는 슌과 떨어져 있는 3년 동안 끈질기게 고민했지만, 슌이 남성이라는 것이. 그런 슌을 사랑한다는 것이 조금도 문제 될 게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슌은 다시 돌아온 미오에게 선뜻 다가서지 못한다. 고등학생 때부터 동급생들이 자신의 성 정체성을 두고 뒷담화하는 것을 듣기도 했고, 평범하게 살 수 있는 미오를 마이너한 자신의 세계에 끌어들인다는 것이 계속 마음에 걸렸던 건지 슌은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미오를 선뜻 들이지 못한다.

 

슌은 미오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으면서도, 미오가 서빙하며 친절하게 여자 손님들과 대화했다고 으트케나 징징대며 비꼬던지. 쪼잔하게. 지가 더 좋아하면서.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나. 너희가 좋으면 된 거지.

 

마지막으로 사쿠라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사쿠라코는 슌의 전 약혼녀다. 조그만 것들이 약혼이라고 하니 웃기긴 한데, 집안끼리 약속이 되었던 것 같았다. 사쿠라코는 슌의 아버지가 위독한 상황이었으므로, 슌을 설득하여 아버지를 뵙게 하고자  슌을 찾아왔다. 사쿠라코는 아직도 슌을 사랑한다.

 

그의 마음이 다른 사람에게 가 있는 것을 알고도 슌을 사랑한다. 껍데기만 함께 있어도 좋다고 생각할 만큼.

 

막상 만난 미오를 맘껏 미워하고 싶지만, 미오가 너무나도 착한 사람이라 쉽사리 미워할 수도 없다. 미오 역시 사쿠라코가 슌을 자신만큼 사랑하는 걸 알기 때문에 그 사랑을 존중하며 최대한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돕는다.

 

결국 사쿠라코는 슌을 설득하지 못하고 돌아갔지만, 오랜 시간이 지났을 때 슌과 미오의 좋은 친구이자 가장 든든한 지원자가 되어있을 것 같았다.

 

슌과 미오는 함께 슌의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섬을 떠나며 끝난다. 슌의 아버지가 둘이 함께인 모습을 보고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슌이 미오와 함께 아버지를 찾아갔다는 건, 가족들에게 내보일 정도로 미오에게 확신이 있으며 사랑한다는 방증이라고 본다.

 

<해변의 에트랑제>는 여름과 어울린다. 그 둘의 사랑도 싱그러운 것이 여름과 닮았다.

 

오랜만에 예쁜 애니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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