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17. 20:29ㆍTV series
도쿄 구울 (2014)
감독 : 모리타 슈헤이
원작 : 이시다 스이 <도쿄 구울>
주연 : 하나에 나스키, 아마미야 소라, 하나자와 카나
도쿄 구울 1기 줄거리
사람을 제외하곤 비릿하고 역겨워 어떤 것도 삼키지 못하는 구울은 인간들 틈에 숨어 살아가고 있다. 도쿄의 20번지에 살고 있는 카네키 켄은 자신과 비슷한 독서 취향을 지닌 여자(구울)와 데이트를 하던 도중 갑작스럽게 추락한 철골로 여자는 사망했고 카네키 켄은 간신히 살아남았다. 응급실에서 생사의 기로에 서있던 켄에게 의사는 여자 구울의 장기를 카네키 켄에게 의식했고 그는 반 구울 반 인간이 되었다.
<귀멸의 칼날>에 이어서 <도쿄 구울>까지. 요즘 들어 애니메이션을 본다. 수년 전 보았던 <진격의 거인>까지 세 작품인데, 무언가 일본 애니메이션의 클리셰를 알 것 같은 느낌이다.
1. 인류를 존폐를 위협하는 몹시 강력한 존재가 있는 세계관.
2. 신파 요소가 첨가되어 있는데, 주인공은 이 존재에 의해 가족을 잃게 됨.
3. 주인공은 절대적인 '선'이기 때문에 그 어떤 의사결정을 할 때도 '선'이 최우선이 됨. <서유기>의 삼장법사같이..
4. 자신이 인류에 반하는 존재가 되어버리거나, 아니면 주인공의 가장 소중한 인물이 그 존재가 되어버림.
5. 주인공보다 강하거나 주인공만큼 강한 조력자가 있음.
<도쿄 구울>은 책을 좋아하는 평범한 대학생 카네키 켄이 졸지에 구울이 되면서 벌어지는 서사다.
몸은 구울이지만, 마음은 인간이므로, 그 두 존재에서 갈등한다. <귀멸의 칼날>에서 네츠오가 혈귀가 되었어도 사람을 먹는 대신 잠을 잠으로써 기력을 보충하는 것처럼, 카네키는 구울이 인간 음식 중 유일하게 먹을 수 있는 커피를 먹으며 어떻게든 사람을 살해하지 않고 버틴다. 1기에서 카네키는 그 어떤 인간도 살해하지 않았다. 위험했지만.
구울의 대척점에 서 있는 조직인 CCG의 인물들도 각자의 사연이 있다. 게중에는 안정적인 직장을 얻고 싶어서, 무난하고 비교적 위험하지 않은 일을 도맡아 하며 승진하려는 자도 있지만, 역시 구울에 의해 소중한 사람을 잃어본 적이 있는 자도 있다.
인간 맘을 지니고 있는 카네키가 살인을 하지 않으려 버티는 것을 보았으므로, 다음 시즌에선 그가 '구울'이라는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세상 강력하다는 애꾸눈인 카네키는 반 인간 반 구울이기에 그를 노리는 못된 구울들이 많다. 도쿄 구울 1기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11구의 구울들에게 납치당하고 고통스러운 고문을 받던 그는 리제의 속삭임을 거절하지 않는다. 흑화 한 것처럼.
도쿄 구울 2기에서 카네키가 여전히 절대선의 인간맘을 지니고 있을지.
아니면 그 어떤 구울보다도 잔혹한 구울이 될지. 가 궁금하군.
생각해봤다.
갑자기 왜 요즘 들어 일본 애니메이션을 연이어 보는 걸까.
어쨌든 현실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사람을 잡아먹는 오니이든, 구울이든, 현실과 퍽 동떨어진 이야기다. 며칠 전 유튜브에서 보았던 '청년 고독사'에 대한 다큐멘터리에서 보여주는 2021년 대한민국과는 무척 거리가 먼 이야기다.
그러므로 깊이 서사에 빠질 이유도 없고, 가벼운 마음으로 봐도 좋다. 아무 생각 없이.
비루한 블로그를 꾸역 꾸역 운영하고 있는 나는 영화 리뷰어이고, 늘 영화를 곁에 두는 사람이다. 벌써 몇 달 전부터 <노매드랜드>와 <더파더>는 당장이라도 보려고 작정을 한 영화다. 근데 자꾸만 영화를 보는 것을 피하게 된다. 어쩌면 요즘엔 그 어떤 것에도 마음을 쓰기 싫어 일부러 현실과 가까운 영화를 피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며칠 전부터 김봉곤 작가의 <시절과 기분>을 읽고 있다. 에세이인지 소설인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이것을 김봉곤 작가의 자전적 에세이라 정의 내리기로 했다. 날것으로 쓰인 그의 연애사를 보며 나는 몹시 아팠다. 왜 나는 타인의 연애사를 보고도 마치 내가 경험한 것인 양 주체하지 못하고 깊게 감응하고 마는 건지.
다가오는 석가탄신일에는 무조건 영화를 꼭 볼 것이다.
그리고 오랜만에 리뷰를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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