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 Analytics Made Easy - StatCounter
브리트니 VS 스피어스 l 성년 후견인 브리트니 VS 스피어스 l 성년 후견인

브리트니 VS 스피어스 l 성년 후견인

2021. 10. 30. 20:15TV series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브리트니 VS 스피어스
연출 : 제니 엘리스쿠, 에린 리카
출연 : 브리트니 스피어스, 제이미 스피어스

 

13년 동안 브리트니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 브리트니 VS 스피어스의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2010년대에 이르기까지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빼고 미국 대중문화를 논할 수 있을까.

 

초등학생 때부터 브리트니를 좋아했다.

깜찍한 외모에 독특한 음색. 뛰어난 춤 실력과 쇼맨십.

누가 싫어할 수 있었겠나.

 

그의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르며 유년기를 보냈다.

지금도 그의 곡을 들으며 2000년도를 떠올린다.

 

그의 오랜 팬이었던 나는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연인이던 시절부터, 이해할 수 없는 결혼을 했던 순간과, 끝내 이혼하고 말았던 순간을 지켜봐 왔다.

 

영국의 윌리엄 왕자는 브리트니에게 청혼을 하기도 했었다. 한 국가의 왕비로 사는 것보다, 가장 잘하고 사랑하는 노래와 춤을 추면서 팝스타로 사는 삶을 선택했던 브리트니. 자신의 삶을 누구보다 사랑했던 이다.

 

왜 다큐멘터리 이름이 브리트니 VS 스피어스일까 했는데, 브리트니와 그의 아버지인 제이미 스피어스의 13년간 법정 다툼을 다룬 다큐멘터리여서다. 브리트니가 13년 동안 아버지를 상대로 진행했던 재판 과정에 대한 내용이다. 지난했던 브리트니의 삶을 두시간 남짓 들여다보는 것 만으로도 숨이 막힌다.

 

가끔 몰상식하고 경우 없는 부모를 미디어에서 접하곤 한다. 스타가 된 자식의 돈을 물 쓰듯 쓰거나, 자식의 이름을 앞세워 사기를 치는 경우.

 

성년 후견인 제도를 있는 힘껏 악용한 경우다. 치매 노인도 아니고, 투어를 진행하며 콘서트에 설 수 있고, 쇼의 콘셉트를 지정하고 댄서들에게 안무를 알려주는 사람이 어떻게 성년후견인에 해당될 수 있었을까. 단순히 과격한 행동을 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미쳤다고 정의 내릴 순 없지 않나.

 

후견인이 재산을 제 맘대로 부릴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위험해 보였고, 악용될 요지가 많아 보였다. 브리트니는 친부였던 제이미 스피어스에게 온갖 권리와 자유를 빼앗겼고,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도 달러 한 장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었다. 하다못해 햄버거를 사 먹을 수도 없었으며, 책 한 권을 사더라도 허락이 선행되어야 했다.

 

허우대는 좋았지만, 브리트니의 아버지가 브리트니에게 행한 일련의 행동은 유린에 가까웠다.

 

제이미 스피어스가 자신이 낚시를 좋아하는 것처럼, 브리트니는 노래 부르고 춤추는 걸 좋아한다. 브리트니를 위해 그럴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라는 뉘앙스로 말하는 걸 보고 소름이 끼쳤다. 한 사람이 그 업계에서 오랫동안 탑을 찍고, 그냥 잘하는 수준이 아니라 미친 듯이 잘하는 수준으로 평생의 직업으로 삼고 있는 일을, 고작 자신이 유흥거리로 하는 낚시와 비견할 수가 있다니.

 

다큐멘터리의 마지막은, 브리트니가 법정에 선 순간 읊었던 발언을 소개한다. 단호한 어조로 자신의 상태와 입장을 전했던 브리트니는 큰 울림을 줬다.

 

한 번도 미쳤던 적 없고, 단 한 번도 제정신이 아니었던 적이 없었던 브리트니는 자신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순간을 견뎌왔는지, 자기가 자신의 분야에서 얼마나 훌륭한지를 또박또박 정확하게 읊는다.

 

지난 9월 29일. LA의 고등법원에서 제이미 스피어스의 성견후견인 지위는 박탈되었다.

 

제이미 스피어스를 비롯해, 브리트니를 착취하며 제 배를 불리고 방관하던 모든 이들은 꼭 죗값을 받아야 할 테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