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8. 14:46ㆍFilm
영화 원더 명대사 줄거리 l 어린이 영화 추천
원더 (Wonder) 2017
감독 : 스티븐 크보스키
원작 : R.J. 팔라시오의 동명소설
주연 : 제이콥 트렘블레이, 줄리아 로버트, 오웬 윌슨, 이자벨라 비도빅
원더 줄거리
누구보다 호기심이 많고 똑똑하고 매력이 많은 어기. 남들과 다른 외모로 태어났기 때문인지 어기는 크리스마스보단 핼러윈을 훨씬 더 좋아한다. 10살이 된 어기에게 더 큰 세상을 알려주고 싶었던 엄마 이사벨과 아빠 네이트는 어기를 학교에 보내기로 결심했다. 어기는 용감하게 학교에 입학했지만 학교는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하지만 많은 친구들이 어기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 영화 원더의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R.J. 팔라시오의 원작 소설 '아름다운 아이'를 다 읽고 나서 바로 영화 '원더'를 보았다. 원작을 그대로 따랐지만 플롯에 조금의 변용이 있었고, 한 권의 책을 2시간 내외의 러닝타임으로 압축했기에 서머와 저스틴의 시선이 빠져있었다.
영화 원더는 안면기형 장애를 앓고 있는 어기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어기가 중심이 돼서 이끌어가는 서사이지만 어기의 누나인 비아, 비아의 절친인 미란다, 비아의 남자 친구인 저스틴, 어기의 친구인 잭과 서머의 시선까지 총 6명이 바통을 이어받듯이 이야기가 진행된다.
안명기형 장애를 앓고 있는 어기뿐 아니라 어기의 주위에 있는 비장애인 친구들의 시선까지 함께 담을 수 있었기 때문에 아름다운 아이가 좋은 소설이라고 느꼈다.
뭐랄까. 소설은 소설대로 영화는 영화대로 너무나 훌륭했던 작품. 나중에 엄마가 되었을 때 우리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고 읽게 하고 싶은 작품이라 말한다면 이 작품이 얼마나 좋았는지 짐작하시려나. 왜냐면 난 우리 아이를 누구보다 친절하고 심성이 고운 어여쁜 아이로 키우고 싶어서다. 선한 사람은 아름다워질 수밖에 없으니까.
원더가 오프닝 시퀀스에서 몇 번이고 놀랐는데 가장 첫 번째 이유는 어기의 목소리가 너무 귀여워서. 두 번째는 어기의 얼굴이 생각보다 심하지 않아서.
어기의 얼굴이 보통 사람들과 다르기 때문에 어기가 특별한 아이일 거라 생각했다. 소설에서도 어기의 시선으로 쓰인 글을 읽어보면 어릴 때부터 남다른 외모 때문에 타인의 시선에 익숙한 친구여서 몇십 년 동안 교직에 있던 선생님들 조차 어기의 얼굴을 보고 0.1초 동안 흠짓 놀라는 모습도 절대로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기의 녹록지 않았던 학교 생활을 지켜보면서 마음이 미어졌고 조그만 아이가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을지가 눈에 훤해서.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아이와 그걸 지켜보는 누나와 부모님의 심정이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어찌 보면 난 소설의 분위기가 음울한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밝게 진행되는 것을 보며 어기가 무척 밝은 친구일 거라 짐작했다.
영화를 보고 알았다. 어기는 하나도 특별하지 않다. 얼굴이 다른 친구들과 조금 다를 뿐이지 그냥 10살짜리 아이다. 누나한테 성질부리고 엄마한테 소리 지르고 아빠한테 징징거리고 떼쓰고. 똑똑하고 특히 과학은 다른 친구들보다 훨씬 앞서있다는 것 정도? 그걸 제외하면 어기는 10살짜리 보통의 아이들과 다를 것이 없다.
어기의 집안 분위기가 음울할 거라고 생각한 것도 내 착각이다. 시종일관 어기의 엄마와 아빠가 얼마나 재밌고 위트 있는 사람인지 강조하는데 그 화목한 분위기를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서야 어기네 집이 행복한 집이란 걸 알았다. 소설을 읽으며 어기의 장애 때문에 어기네 식구들이 우울을 감추고 있을 거라고 모집어 판단하는 실수를 저지른 셈이다.
가장 감응이 되었던 캐릭터는 '비아'였다. 비아는 장애인 동생을 둔 평범한 비 장애인인 누나를 잘 그려냈기 때문이다. 어기가 아프다 보니 부모님의 관심은 온통 어기에게로 쏟아져있다. 비아는 모든 것을 혼자서 해결하는데 익숙한 친구다. 늘 부모님의 관심을 차지하는 어기를 뒤에서 묵묵히 바라보던 비아에게 나 역시 눈길을 주지 않았다.
비아의 시선에서 서사가 진행되자 부끄럽게도 그제야 비아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비아가 어기를 감추고 싶었던 것이, 어기가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단 한 번이라도 장애가 있는 동생을 둔 누나가 아니라, 비아 자신으로서, 평범한 학생이고 싶어서였음을 안다. 그리고 비아는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자신의 마음을 속절없이 부끄러워했다.
어기가 학교에 다니겠다는 결심을 하기까지.
헬맷을 벗을 수 있을 때까지.
불의에 맞설 수 있을 때까지.
친구를 용서하기까지.
얼마나 큰 어려움이 있었을지 안다.
나도 새로운 도전을 할 때 얼마나 겁을 내는지 우스울 정도다.
어기에게 펼쳐질 일들이 쉽지 않으리라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어기가 크게 걱정되지 않는다. 어디서든 필요 이상으로 친절한 어기와, 그런 어기를 사랑해주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을 거니까. 그리고 어기는 자신을 사랑하는 이들을 계속해서 만나게 될 테니까.
비공개로 돌려놓고 오래도록 올리지 못했던 리뷰에 살을 붙여 이제야 올린다.
작년 12월에 써놓았던 글이 비로소 빛을 본다.
잘 쓰고야 말겠다는 욕심만 내려놔도, 모두가 해결되는 것인데..
<제이콥 트렘블레이의 다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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