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 Analytics Made Easy - StatCounter
영화 철도원 결말 리뷰 l 신파를 꼭 만들어야겠다면 이렇게 영화 철도원 결말 리뷰 l 신파를 꼭 만들어야겠다면 이렇게

영화 철도원 결말 리뷰 l 신파를 꼭 만들어야겠다면 이렇게

2022. 1. 3. 18:01Film

철도원 (Pappoya) 1999
감독 : 후루하타 야스오
원작 : 아사다 지로의 원작 소설
출연 : 다카쿠라 켄, 오타케 시노부, 인도 마사노부, 코바야시 넨지, 다나카 요시코, 히라타 미츠루, 히로스에 료코

 

영화 철도원 줄거리

호로마이역을 지키며 평생 철도원으로 근무한 철도원은 곧 은퇴를 앞두고 있다. 현재와 과거가 교차되며 그의 지난 삶을 반추한다. 철도원으로 근무하여 철도원으로서 살아온 삶. 과연 마땅히 잘 산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신파에 대한 포스팅을 했었다. 한국 영화에서 신파는 빼놓을 수 없기 때문에 영화 리뷰어로서 한 번은 다루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신파를 꼭 넣어야 한다면, 세련된 신파를 그려야 하지 않겠냐는 논조로 마무리를 지었는데 그때 떠오른 작품이 후루하타 야스오 감독의 <철도원>이었다.

 

줄거리는 알고 있었지만, 영화로 본 것은 처음이다.

2022년이 되고 첫 영화를 <철도원>으로 시작했다.

 

눈으로 뒤덮인 작은 시골 마을 호로마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늘 호로마이역을 묵묵히 지키는 철도원.

 

나는 그를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이번 리뷰는 그것에 대해 기록하고 싶다.

 

 

※ 영화 철도원에 대한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개인적인 후기입니다.

 

철도원으로 산다는 것


영화는 철도로 시작해 철도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중 배경인 호로마이는 옛날엔 탄광촌이 있어 인구가 많았지만, 지금은 노인만 남아버린 작은 시골마을이다. 한 평생을 철도원으로만 살아온 '오토마츠'는 홀로 호로마이역을 지킨다.

 

그의 동료인 센지는 은퇴 후의 직업을 정해놓았는데 이제 곧 퇴직을 앞둔 오토마츠가 은퇴 후 계획이 전혀 없는 것에 대해 영 불만족스럽다. 어떻게든 설득해서 자신과 함께 일했으면 좋겠는데 그는 철도원 말고 다른 일은 생각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한다.

 

오토마츠는 아버지의 대를 이어 철도원이 되었다. 평생을 철도원으로만 살았다. 그랬기에 딸아이 유키코가 열이 났을 때 부인과 함께 병원에 가주지 못했으며, 죽음을 앞둔 아내의 곁에 있을 수 없어 임종도 지키지 못했다.

 

잘 산 삶인가


그런 생각을 했다.

 

"결혼은 왜 했지?"

"아이는 왜 낳았지?"

 

철도원으로 사는 삶을 선택했다면, 자신의 삶을 철도원'으로서만' 살기로 했다면, 왜 결혼을 했고, 왜 아이를 낳았지. 하는 생각 말이다. 그냥 혼자 살지.

 

아픈 아이를 부인의 품에 안겨 보내고, 추후 뒤따라오지도 않고.

아내의 임종을 끝내 지키지 못해 홀로 떠나게 만들었으면서.

가족보다 자신의 일을 최우선 하는 삶을 살았으면서.

 

고등학생 모습의 딸아이를 만났을 때 오토마츠는 너무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았다며 흐느낀다. 유키코는 그에 대한 원망은 전혀 없이 아버지가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아내인 시즈에도 숨을 거두던 때에도 "그는 철도원이잖아요."라며 오지 않는 남편을 원망하지 않았다. 가족들은 그를 이해한다.

 

그가 철도원으로 산 삶이 잘 산 삶이라고 한다면 그렇다고 할 수 있겠지만, 빵점짜리 아빠였고 빵점자리 남편이었다. 그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일본의 장인정신을 떠올렸다. 일본은 3대 4대 5대 6대째 가업을 이어가는 가정이 많다. 아버지의 직업을 잇는 삶을 사는 오토마츠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전문성이 높아지고 유산을 지켜간다는 점은 높이 살만 하지만, 나는 궁금했다. 본인이 원해서 집안의 가업을 이어간다면 상관없지만, 스스로 하고 싶은 다른 일이 있다면. 다른 삶을 살고 싶다면. 분명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택해야 함이 옳은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해서 난 그들의 장인정신이 한편으로는 끔찍하다.

 

직업이 다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중요하지만 삶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고 본다.

 

한 직업을 평생 이어나가는 것도 의미 있는 삶이지만, 꼭 한 직업만 고수할 필요는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다양한 직업을 가졌다고 해서 가치 없는 삶이 아니다. 어쩌면 그것이 더 좋을지도 모른다. 특히 요즘 같은 세상에는 더.

 

철도원이기 때문에


영화를 보며 궁금한 것이 두 가지였다.

 

1. 오토마츠가 언제 저 여자 아이가 유키코라는 것을 눈치챌 것인가.
2. 은퇴 후 오토마츠의 삶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그답게 죽어버린 오토마츠를 보자 그가 줄곧 보여줬던 태도가 수긍이 됐다. 승객이 적어 예정보다 빨리 폐선하게 된 호로마이행 기차처럼, 오토마츠 역시 철도원으로서 근무 중 사망했기 때문이었다. 그 다운 죽음이라고 생각했다. 철도원다운 죽음이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스스로가 어떻게 죽을지 사전에 알고 있던 것 같기도 했다. 그가 선택한 죽음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퇴직 후에는 사택에서 계속 살 수 없음에도, 살 집도 마련하지 않았던 이유.

자신과 함께 은퇴 후 제2의 삶을 살자는 친구의 말에 뾰족한 수가 없으면서도 애써 거절했던 이유.

어쩌면 오토마츠는 스스로 알았을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멋대로 살아온 삶이지만, 아내와 딸에게 마음의 부채가 없었다면 거짓일 것이다. 죽음을 앞두고 유키코를 만나 비로소 용서를 받았다고 느꼈을지도 모른다. 그 죄책감을 덜어내고 나서야 미련 없이 세상을 하직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소설을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2020.09.02 - [Film] - 신파 뜻 유래 역사 l K 무비의 한 장르로 자리잡은 신파

 

신파 뜻 유래 역사 l K 무비의 한 장르로 자리잡은 신파

신파 뜻 유래 역사 l K 무비의 한 장르로 자리 잡은 신파 신파 : 흥행을 위해 억지스러운 설정과 연출로 관객의 눈물을 자극하는 것. 신파를 딱 한 줄로 요약한다면 이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최

apryllyoonj.tistory.com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