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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미 바이 유어 네임(Call me by your name) 줄거리 결말 명대사_날 네 이름으로 불러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Call me by your name) 줄거리 결말 명대사_날 네 이름으로 불러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Call me by your name) 줄거리 결말 명대사_날 네 이름으로 불러줘

2020. 4. 6. 11:00Film

 

콜 미 바이 유어 네임(Call me by your name)
감독 : 루카 구아다니노
각본 : 제임스 아이보리
원작 : 안드레 애치먼의 소설 "그해, 여름 손님"
출연 : 티모시 살라메, 아미 해머, 마이클 스툴바그, 아미라 카사르, 에스테르 가렐, 빅투아르 뒤 부아

 

 

 

얼마 전 티모시가 출연하였던 작은 아씨들을 보고, 티모시를 처음 만났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 다시금 보고 싶어 졌다. 며칠 전 속편이 확정되었다는 기사를 보기도 했고 처음 이 영화를 보았을 때는 블로그를 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영화를 다시 보면서 리뷰를 쓰고 싶기도 했다. 2018년에 영화를 보고 2년이 지났지만, 나는 2년 전 그때와 같은 장면에서 설레었고 같은 장면에서 울컥하였고 같은 장면에서 감동을 받았으며 같은 장면에서 울고 있더라. 2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그렇게 많이 변한 게 없는 모양이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안드레 에치먼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그해, 여름 손님"이라는 타이틀로 번역되었다. 개인적으로 역본 제목이 너무 멋이 없다. 영제 그대로 "네 이름으로 날 불러줘"가 훨씬 더 작품과 잘 맞는데 왜 저렇게 멋없는 이름을 제목으로 선택한 걸까?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1983년 뜨거운 여름날 이탈리아의 어느 시골의 별장에서 시작한다. 17세인 엘리오가 그해 여름 고고학자이자 교수인 아버지의 출간 준비를 돕기 위해 방문한 24세의 대학원생 올리버를 만나며 사랑에 빠지게 되는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다.

 

 

난 여러모로 엘리오가 참 귀여웠다. 처음에 영화를 볼 때 사전 정보 없이 봤기 때문에, 극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보았는데 사랑에 빠진 17세 소년은 하나부터 열 끝까지 전부 다 귀여웠다. 영화 초반부의 엘리오는 더운 여름날 시골에서 책 읽고 수영하고 음악 듣고 연주하고 편곡하고 담배 피우고 하면서 지루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24살의 형이 왔으니 얼마나 반갑겠나 싶더라.

 

 

 혼자 오해하고 혼자 삐지고 혼자 풀린 엘리오의 낙서 "올리버가 날 싫어하는 줄 알았다."

올리버 형이랑 어울리고 싶고 같이 놀고 싶은데 형은 자길 계속 피하는 것 같고 형 혼자 놀려고 하니까. 엘리오는 그런 올리버가 자기를 싫어하는 줄 알고 혼자 좋아했다가 혼자 삐지고 하는 게 너무 귀엽더라. 딱 17세 소년 같았다. 촬영 당시 티모시는 21세였는데, 그래서 그 나잇대 친구들의 감정을 더 잘 드러낸 게 아닌가 싶다. 혼자 삐져서는 얼굴에 심통이 잔뜩 드러난 게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 있는 건가? 영화를 볼 땐 순간적으로 지나가서 몰랐는데 이제와 자세히 낙서를 보니 낙서 주변에 올리버란 이름으로 점철이 되어있었네. 귀여워라.

 

 

춤추는 올리버와 키아라. 
그런 그들을 바라보는 엘리오

내가 본격적으로 헷갈리기 시작했던 건, 이때의 엘리오부터였다. 키아라와 올리버가 함께 춤을 추는 걸 보는데 엘리오 눈빛이 심상치 않다. 분노로 가득 찬 눈. 감정이 얼굴에 다 드러난다. 키아라 때문인 건지. 올리버 때문인 건지. 올리버 때문이었지.

 

 

처음부터 올리버의 태도는 뭐랄까. 처음에 엘리오를 만났을 때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었다. 나중엔 결국 어쩔 수 없었던 걸까? 처음엔 엄청 경계하는 듯했지만, 본능에 어쩔 수 없이 이끌릴 수밖에 없었는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기로 한 건지. 결국 둘은 더 이상 숨기지 않는다. 올리버보다 엘리오가 훨씬 더 대담하고 솔직했다. 엘리오가 용기를 내지 않았다면, 조금 더 소극적이었다면, 그 여름날 그 둘은 그렇게 사랑할 수 있었을까.

 

 

복숭아에 대한 얘기를 할까 말까 망설였는데, 그래도 꼭 하고 싶다.

 

 

영화는 한계가 있다. 보통 소설은 영화보다 독자들에게 훨씬 친절하므로 캐릭터들의 진짜 속마음이 무엇인지 상세히 서술해주지만, 영화는 시간상 많은 것이 생략되기 때문에 함축된 장면 만으로는 관객들이 숨겨진 의미를 모두 파악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충분한 설명이 없다면 관객들이 감독의 의도와 다르게 곡해하여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이 영화는 청불이지만, 왜 청불이지 싶을 만큼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장면은 등장하지 않는다. 만일 소설 그대로 복숭아를 담아내었다면 원작 소설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는 관객들에게는 아마 굉장히 부담스러웠을 거다. 감독의 의중도 흐려져 본의 아니게 외설적으로 표현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소설과 다른 연출에 불만족스럽다는 의견도 많은 것 같았으나, 난 영화에서 이 정도로 합의를 본 것이 좋았다.

 

 

엘리오는 참 좋은 부모님을 두었다. 17년을 낳아 길러온 부모의 눈에 아이가 누굴 사랑하는지, 어떤 사랑을 하고 있는지 모를 리 없다. 영화를 보다 보면 엘리오의 엄마도 아빠도, 엘리오와 올리버의 관계를 짐작하고 있는 듯한 눈빛과 표정을 관객인 나도 느낄 수 있는데, 그게 참 멋있더라. 엘리오와 올리버가 사랑하는 걸 알고, 올리버가 떠나기 전 둘만의 추억을 더 만들 수 있도록 일부러 자리를 마련해 둘만의 여행을 보내주었다.

 

 

엘리오의 엄마는 올리버에게 여태까지 왔던 학생들 중에서 올리버가 가장 맘에 들었다고 말했다. 엘리오에게 네가 올리버를 좋아하는 것보다 올리버가 널 더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며 언질을 준 것도 엄마였다.

 

 

나중에 올리버가 떠난 후 결혼 소식을 알리려고 전화하였을 때 엘리오는 올리버에게 부모님이 (자신들의 관계를) 알고 계신다고 말한다. 올리버는 자신도 그런 것 같았다고. 교수님께서 자신에게 얘기하는 말투를 듣고, 자신을 가족처럼 느끼게 해 주셨다고. 마치 사위처럼.

 

 

"나는 전부 다 기억하고 있어." 그게 엘리오에게 중요했을까.

 

 

올리버는 3년간 사랑과 이별을 반복하였던 여자와 결혼을 하게 되었다. 결혼을 앞두고 티모시에게 "나는 (우리의 사랑을) 전부 다 기억하고 있어."라니. 올리버는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 원래의 삶을 살고 결혼까지 하게 되었지만, 남겨진 엘리오는 온갖 곳이 그와의 추억이었을 텐데. 17세 소년이 감당하기엔 너무 큰 아픔 아니었을까. 그들이 나누었던 서로가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사랑은 어떤 사랑이었을까.

 

 

그 순간 자신의 감정에 충실했고 후회 없이 사랑했으면 되는 걸까. 그때를 처음부터 끝까지 오롯이 다 기억하면 그뿐인 걸까. 엘리오는 올리버에게 평생 기억하고 살 추억이 아니라, 그의 삶이 되길 바라지 않았을까.

 

 

2년 전에도 올리버와의 전화를 끊고 나서 엘리오가 가족들을 등지고 혼자 앉아 우는 신을 보고 끅끅 울었는데, 올해도 다르지 않았다. 마치 한여름밤의 꿈같은 사랑이야.

 

 

 

 

 

마지막으로 엘리오의 아버지인 펄먼 교수가 엘리오와 나누었던 대화를 알려드리고 싶다. 장문이지만 그래도 소개해드리고 싶다. 감독이 펄먼 교수의 입을 빌려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을 거다. 내가 나중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엘리오의 부모님처럼 편견 없고 자애로운 부모님이 될 수 있을까. 내 아이를 그 자체로 사랑해주고 온전히 믿고 지원해줄 수 있는 그런 엄마가 될 수 있을까. 그런 엄마가 되고 싶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You're too smart not to know how rare,

how special what you two had was.

And when you least expect it,

nature has cunning ways of finding our weakest spot.

Just remember, I am here.

Right now, you may not wanna feel anything,

maybe you never wanted to feel anything.

And maybe it's not to me

you'd want to speak about these things

but feel something you obviously did.

Look, you had a beautiful friendship.

Maybe more than a friendship.

And I envy you.

In my place, most parents would hope the whole thing goes away.

Pray their sons land on their feet,

but I am not such a parent.

We rip out so much of ourselves to be cured of things faster,

that we go backrupt by the age of 30.

And have less to offer,

each time we start with someone new.

But to make yourself feel nothing

so as not to feel anything.

What a waste.

Have I spoken out of turn?

And I'll say one more thing,

it'll clear the air.

I may have come colse

but I never had what you two have.

Something always held me back

or stood in the way.

How you live your life is your business.

Just remember,

our hearts and our bodies are given to us only once,

and before you know it, your heart's worn out.

And as for your body,

there comes a point when no one looks at it.

Much less wants to come near it.

Right now, there's sorrow, pain.

Don't kill it,

and with it, the joy you felf.

 

 

 

둘 사이에 있었던 것이 얼마나 드물고 특별한 것인지

영리한 네가 모를 리 없겠지.

본성은 교활한 방식으로 우리의 약점을 찾는단다.

아빠가 항상 여기 있다는 거 기억해 줬으면 좋겠어.

지금은 아무 감정도 느끼고 싶지 않을 수도 있어.

평생 느끼고 싶지 않을 수도 있겠지.

이런 이야기를 네게 하고 싶지 않기도 한데,

네가 느꼈던 모든 것을 오롯이 느껴야 해.

너희들은 아름다운 우정을 나눴잖아.

아마 우정 이상이겠지.

난 네가 부럽단다.

내 입장이 된 대부분의 부모들은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랄 거야.

아들이 스스로 극복하길 바라며 기도했겠지.

하지만 난 그런 부모가 아니야.

우린 빨리 치유되려고 스스로를 너무 많이 망가뜨려.

그러다가 30살쯤 되면 터져버리는 거지.

그러면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그에게 줄 것이 점점 줄어든단다.

하지만 아무 감정도 느끼지 않으려고

아무것도 느끼지 않게끔 널 만드는 건 옳지 않아.

한 가지만 더 말할게.

들으면 좀 나아질 거야.

나도 거의 그럴 뻔한 적이 있었지만

너희 둘이 나눴던 감정은 가져보지 못했어.

무엇인가가 날 막았거나

훼방을 놓았거든.

어떤 삶을 살든 그건 네 마음이란다.

다만 이것은 기억해줘.

우리 몸과 마음은 단 한 번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고

네가 미처 알지 못한 사이에 마음이 닳게 된다는 걸.

몸의 경우엔 아무도 쳐다봐 주지 않는 때가 와.

근처에라도 와주면 감사할 정도지.

지금 당장은 너무나 슬프고 아플 테지만

그 감정을 없애진 마렴.

네가 느꼈던 기쁘고 행복했던 감정도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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