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 25. 18:00ㆍFilm
지저귀는 새는 날지 않는다 (The coouds gather) 2020
감독 : 마키타 카오리
원작 : 요네다 코우의 동명 만화
주연 : 신카키 타루스케, 하타노 와타루, 야스모토 히로키, 오노 유우키, 오오카와 토오루
지저귀는 새는 날지 않는다 줄거리
도신회의 간부이면서 신세이 흥업의 대표인 M 취향 '야시로'와 그의 곁에서 묵묵히 수행하는 전직 경찰 출신 경호원 '도메키' 서로의 상처를 알게 될수록 점차 이끌리게 된다.
※ 영화 <지저귀는 새는 날지 않는다>의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BL에 대해
며칠 전 친구들에게 이런 이야길 했었다.
"얘들아, 왓챠는 망하지 않을 것 같아."
토종 OTT로서 선두주자인 왓챠가 염려스러웠던 이유는 '자체 콘텐츠'에 대한 것이었다. HBO 작품을 제공했지만 그것은 웨이브로 갔고(1년 계약인 걸 보면 HBO는 적당히 간을 보다가 HBO맥스 한국 론칭을 할 것 같다), 콘텐츠를 생산만 하던 업체들이 이제는 스트리밍 서비스도 제공하는데, 이렇게 자신들 작품을 다 빼가버리면 왓챠같은 플랫폼은 빈 쭉정이가 될 수밖에 없다.
OTT 역시 규모의 경제라고 나는 생각하는데 현실적으로 왓챠가 넷플릭스, HBO맥스, 디즈니 플러스같은 거대 기업의 돈 뿜어내는 작품을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왓챠가 망하지 않을 거라고 보는 이유는 단순히 스트리밍 서비스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이 각자의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놀이터를 제공한다는 점. 그리고, 오리지날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시맨틱 에러"라는 작품을 봤다. 전형적인 캠퍼스 물이고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인데, BL이다. 그리고 12세다. BL장르는 대중적인 장르가 아니라 취향을 타는 장르인데(많이 타는 장르인데) 그런 작품을 드라마화했다는 점에서 놀랐고 우리나라에서도 BL 웹소설이 드라마 혹은 영화로서 2차 저작물이 되어 나온다는 것이. 이런 시도를 한다는 것이 몹시 반가웠다.
비슷한 작품이라면 ,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웹 드라마 <컬러 러쉬>도 작년에 보았지만 그건 정말 작품성이 무척 형편없었어서.. 시맨틱 에러는 1화밖에 보지 못했지만 그런 느낌은 없다.
2021.06.16 - [Film] - 컬러 러쉬 결말 스포 리뷰 l BL 웹소설 원작
이것은 <지저귀는 새는 날지 않는다>를 보고 느꼈던 것과 같은 층위의 반가운 마음이다. 시맨틱 에러와 비견하였을 때 지저귀는 새는 날지 않는다는 굉장히 음울하고 딥한 서사를 지녔다. 청춘의 사랑을 그린 것이 아니라, 음지에서 일하고 상처를 가득 안은 채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는 분명히 아니다.
도메키 치카라보다도 야시로가 보다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도메키의 여동생 아오이와 비슷한 범죄를 당했는데 한 쪽은 아예 경멸한다면 야시로의 경우엔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쪽의 취향을 지니게 된 것에 대해 스스로 자조하곤 한다. 못된 말이지만 그가 있는 대로 fu**ed up된 인생을 살고 있으면 살고 있을수록 그가 더 매력적으로 보였다.
너무 찜찜한 결말이어서 뭔가 했는데, 속편이 제작될 것이라고 한다. 지금은 서로의 상황과 트라우마의 이유에 대해 어느정도 파악을 한 상황이기 때문에 속편에선 둘의 지금보다 마음을 열고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은 채 서로에게 다가가는 서사이지 않을까 싶다.
정말 새삼스러운데, 이런 소재가. 이 정도 수위의 작품이 일본에서 작품화되고 영화관에서 상영한다는 것에 대해서 조금은 부러운 마음이 그리고 대단하단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작품이 우리나라에서도 정식 수입되어 상영되고 스트리밍 서비스로 제공된다는 것이 반가웠다.
아마 우리나라에선 이런 작품이 등장하긴 어려울 것이다. BL 장르가 작품화 된다면 시맨틱 에러나 컬러 러쉬 같은 청춘물일 테니까.
보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다양한 직업군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작품이.
인간의 복잡한 내면을 그려내는 작품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 역시도 어떤 장르의 작품이든 편견 없이 작품을 오롯이 있는 그대로 즐길 수 있는 혜안을 키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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