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 8. 18:11ㆍTV series
와이 우먼 킬 시즌 2 (2021)
감독 : 데이비드 워렌, 제니퍼 겟징어, 조안나 컨즈, 에바 롱고리아, 멜라니 메이론
극본 : 마크 체리
출연 : 앨리슨 톨먼, 라나 파릴라, 닉 프로스트
와이 우먼 킬 시즌 2 줄거리
단조롭지만 행복한 삶을 살던 '알마'는 사교 모임 '정원 클럽'을 주도하며 화려한 삶을 사는 '리타'를 동경하게 된다. 알마는 더 이상 무서운 게 없다.
위기의 주부들을 연출했던 '마크 체리'가 각본을 맡았기 때문일까. 첫 에피소드부터 위기의 주부들 느낌이 강하게 났다. 얼핏 보면 평화로운 중산층 교외의 주부. 실상은 무시무시한 비밀을 안고 사는 삶. 캐릭터의 상황과 속마음을 대변하는 내레이션.
<와이 우먼 킬 시즌1>이 1963년, 1984년, 2019년을 살아가는 살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교차해서 보여줬던 것과는 달리 <와이 우먼 킬 시즌2>는 194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한다.
전 시즌에서 세 여성들이 살인을 할 수밖에 없었던 납득할 수 있던 당위성이 주어졌던 것과는 달리 이번 시즌에선 개인의 욕망과 욕구를 해갈하기 위한 무분별한 살인이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시즌 2에의 서사가 시즌 1과 비견하였을 때 다채롭지는 않았어도, 행복하게 살아가던 가정주부 '알마'가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사건을 저지르는 것이. 개인의 욕망이라는 것이 사람을 얼마나 극한으로 몰 수 있는지를 보여준 걸 생각하면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 왓챠 익스클루시브 <와이 우먼 킬 시즌 2>의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알마 필콧
이번 시즌에서도 'womem'이라는 이름답게, 세 여성의 서사로 진행된다. 세 여성 중에서 중심축을 차지하는 건 "알마 필콧"이다.
전형적인 미국 중산층의 주부. 수의사인 남편과 똑똑한 딸아이를 키우는 주부. 다정하고 다감한 남편에게 평생을 사랑받으며 살았고, 화목한 가족을 이루었으며, 자신을 치장하는 것보다는 앞마당의 예쁜 화단을 꾸미는 것에 더 관심이 있었던 주부.
우연히 '정원 클럽'의 대표인 '리타 카스티요'를 보고 상류층 사교클럽에 들어가고 말겠다는 다짐을 한 알마는 공석이 하나 나자마자 그 자리를 꿰차려고 자신이 가진 모든 수를 쓴다.
남편이 수의사라는 직업을 활용하여 타인의 고통에서 해방시켜준다는 자신만의 철학으로 살해를 했다는 걸 알고 나서는 경찰서에 신고하는 대신 남편의 범죄를 자신의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사용한다.
처음엔 우연히 죽게 된 이웃의 죽음을 은폐한 것을 시작으로 이후엔 남편의 손을 빌려 살해를 하다가 종국에는 제 손에도 피를 묻히게 된다.
사람을 죽이는 것에도 면역이 생기는 모양.
초반부 에피소드에 보였던 알마가 굉장히 사랑스러운 중년 여성이었는데, 후반부에 다다를수록 어떻게 저렇게까지 변할 수 있나 싶었다. 다른 캐릭터는 일관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알마 필콧의 경우엔 아예 다른 사람이라도 느껴질 만큼 성정의 변화가 몹시 컸다.
그동안 알마가 저지른 죄가 낱낱이 밝혀지고 나서 서로 연행되는 장면이 있었다. 취재하러 온 수많은 이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알마는 마치 슈퍼 스타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진다.
마치 <시카고>의 록시를 보는 듯했다.
리타 카스티요
알마가 동경하던 아름답고 화려한 여인. 리타 카스티요.
리타는 처녀 시절 매춘부였다. 나이가 많았던 남편은 이제 80대가 됐고 뇌출혈로 몸을 움직일 수 없다. 돈 많은 남편을 만나 넘치는 부를 누리며 살았지만,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는 법.
리타는 늘 남편의 손아귀에 있다. 예상대로라면 이때쯤엔 남편이 죽어줬어야 하는데, 신기하게도 살아도 너무 오래 사는 것이다. 리타는 거동이 불편해진 남편 몰래 '스쿠터'라는 젊은 무명 배우와 연애 중이다.
아이러니하게 남편이 자신을 돈으로 산 것처럼, 그 역시 나이가 들자 남자를 돈으로 샀다. 스쿠터를 고른 이유 중에는 물론 그의 예쁜 외모도 있겠지만, 그가 멍청하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리타는 넘치는 남편의 돈으로 너무 영리하거나, 너무 야심이 있거나, 너무 열심히인 친구를 내연남으로 고르는 대신, 적당히 멍청하고, 적당한 야심에, 그럭저럭 노력하는 '스쿠터'를 골랐다. 그런 친구여야 오래 데리고 있을 수 있고, 자신을 배신하려는 깜찍한 생각은 안 할 테니까.
사교 클럽을 주도하는 '리타'는 부인들 간의 정치질에도 꽤나 능한 편이다. 그 자리에 오르려면 다른 부인들의 약점을 손에 쥐고 마음대로 휘두르는 것은 기본이다.
맘에 안 드는 사람에게 모욕을 주는 것도 최강의 방법으로 줄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자다.
자기밖에 모르는 인물 같아도 감옥에 있을 때 사촌을 넘기지 않는 조건을 고수했던 거나 누명이 벗겨져 출소했을 때도 자신을 배신했던 스쿠터를 다시 품고 소소하게나마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고 계획했던 걸 보면 오히려 알마보다 인간미가 더 있었던 캐릭터였다.
디 필콧
와이 우먼 킬 시즌 2 통틀어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였던 "디 필콧" 가장 똑똑했고, 가장 용감했고, 가장 아름다웠던 여성.
디는 훨씬 더 근사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데도, 멍청한 스쿠터 같은 남자를 몰래 만나려고 할머니로 변장까지 하면서 그를 만난다. 번은 디에게 왜 그런 남자를 만나느냐고 물었다.
디는 자신처럼 뚱뚱한 여자들은 남들이 먹다 남은 빵 부스러기를 먹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렇게 잘생긴 남자가 나를 왜 만나주겠냐고. 그것 만으로도 감지덕지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그렇게 교육했다는 식으로 말했는데, 나는 그게 무척 화가 났다. 디는 정말 예쁘고, 그리고 정말 똑똑하고, 진짜 착해서 매력이 철철 넘치는데, 자신이 얼마나 근사한 사람인지 알지 못하고, 스스로를 그렇게까지 평가절하해서 보는 사람이 속이 상할 정도다.
근데 아이가 스스로를 제대로 볼 수 없게 키운 게 엄마 때문이라니. 이게 무슨 일이야.
디의 연인이 된 '번'은 시리즈에 등장하는 남자 중에서 가장 근사하고 멋있는 남자였다. 당연히 가장 멋있는 사람들끼리 사랑해야지. 그는 진짜 디를 알아봐 주고, 디 스스로 본인이 얼마나 훌륭하고 아름다운지 알게 해 줬다.
디의 뱃속에 있는 아이가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고 해도, 사랑하는 여인의 아이니까 자신의 아이나 다름없다는 말이 얼마나 고맙던지.
<와이 우먼 킬> 시리즈는 각각 독립된 서사의 시리즈이기 때문에 굳이 이해를 위해 전 시즌을 보실 필요는 없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둘 중에 하나만 보신다고 한다면, 시즌1을 조금 더 추천드리고 싶다. 시즌 2가 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는 재밌게 봤다.
2020.07.19 - [TV series] - 와이 우먼 킬 결말 스포 시즌2_And they lived happily ever af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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