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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최애 미드 "홈랜드(HOMELAND)" 내 최애 미드 "홈랜드(HOMELAND)"

내 최애 미드 "홈랜드(HOMELAND)"

2020. 4. 7. 09:00TV series

여태껏 100개가 넘는 미드를 봐왔지만 누가 나에게 가장 좋아하는 미드가 뭐냐고 물어보면 나는 조금의 주저도 없이 홈랜드라고 대답한다. 왕좌의 게임도 트루 블러드도 웨스트 월드도 아닌 홈랜드! 얼마 전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홈랜드에 관한 포스팅을 얼른 하고 싶었는데 너무나도 좋아하는 최애 작품이다 보니 계속 미뤄졌다.

 

 

 

 

홈랜드는 showtime에서 방영 중인 첩보, 정치 스릴러 미드로 2011년부터 방영 중이다. 이스라엘에서 2009년부터 방영하였던 "Prisoners of War"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초반부 시즌에선 아랍의 테러리스트들과 캐리가 소속된 CIA 사이의 이야기라면, 시즌 4부터는 드라마의 범위가 전 세계로 확장되어 모사드, 이란, 러시아를 비롯한 각 국가 간의 이해 충돌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나중엔 미국 대통령까지 등장. 현재 시즌 파이널 8이 방영 중인데, 시즌이 종료되면 몰아보려고 기다리는 중이다. 시즌8을 다 보고 나면 스포를 잔뜩 포함한 리뷰를 작성하려고 한다. 브로디 역을 맡은 데미안 루이스는 에미상 드라마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였으며, 클레어 데인즈는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다. 그다음 해에 에미상 드라마 최우수작품상, 2년 연속 골든 글러브상 최우수 드라마 부문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한 만큼, 작품성과 재미가 보장이 되는 드라마다. 2011년부터 햇수로 10년 동안 내 최애 드라마니 아직 안 보셨다면 믿고 보셔도 된다.

 

 

 

 

※ 최소한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슬람 테러 조직의 포로가 되어 8년 동안 구금되었던 미국 해병 브로디 중사가 기적적으로 고국으로 돌아왔다. CIA 요원인 캐리는 그녀의 정보원으로부터 한 미국인이 테러리스트로 전향하였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그렇게 홈랜드는 시작한다.

 

 

간단한 인물 소개를 하겠다.

 

캐리 매티슨 역을 맡은 클레어 데인스. 원탑 주인공이다. 오래전 디카프리오와 로미오와 줄리엣에 출연하였다가 줄리엣이 로미오보다 못생겼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던 클레어. 이 작품에서도 캐리는 예쁘게 나오는 인물은 아니다. 우는 신에서 너무 얼굴을 막 써서 홈랜드에서 캐리가 우는 장면은 꽤 유명하기도 하다.(사람들이 많이 놀려먹기도 함) 

 

 

 

캐리는 직감이 뛰어나다. 다시 태어나도 첩보원을 할 것 같은 캐리는 타고나길 본능적으로 촉이 좋고, 그 촉은 잘 틀리지 않는다. 하지만 캐리는 감정적으로 정서적으로 매우 불안하다. 조울증으로 약물을 복용하고 있기도 하고. 자신이 약을 먹는 걸 상부에서 알게 되면 최악의 경우 요원 자격이 박탈되거나 자신의 보안등급이 내려갈 수 있기 때문에, 정신과 의사인 언니한테 부탁해서 조금씩 약을 먹으면서 버티는 중이다. 편집증, 강박증, 온갖 히스테리적 요소는 다 가지고 있는 캐릭터다. 이성적일 땐 누구보다 침착하고 이성적이면서도 감정적일 땐 세상 그 누구보다 감정적인 온도차가 큰 캐리. 주변 사람들 여럿 괴롭힌다.

 

 

 

괜히 성조기와 비슷한 배경을 둔 캐리의 사진을 가져온 것이 아니다. 캐리에게 가장 중요한 건 "국가"인데, 시즌 내내 캐리의 머릿속에는 그것뿐이다. 국가를 지켜야 한다는 것. 그것이 너무 확고해서 못하는 것이 없는 거고. 가끔은 끝이 뻔하게 보이는 무모한 짓도 서슴없이 저질러 버린다. 어느 에피소드에서 캐리가 흘리듯이  9/11 테러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있다. 캐리는 테러를 막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엄청나게 시달리고 있고, 희생자들에게 무거운 마음의 짐을 지고 있는 듯했다. 비슷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고 캐리는 온몸 불살라 미국을 지키는 중.

 

 

 

시즌이 진행될수록 우리의 캐리는 성장하기도 하고, 성숙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강박증에서 벗어나 첩보원 캐리가 아니라 보통의 미국 시민 캐리로 돌아가서 남들처럼 사랑도 하고 근사한 남자친구도 사귀고 평범한 일상을 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가 또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버리고 만다. 캐리 언니인 매기의 말처럼, 캐리가 미국의 짐을 다 짊어질 필요는 없는데 말이다. 시즌 8에선 캐리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좋은 사람도 만나고 결혼도 하고 행복한 가정도 꾸리고. 이제 그만 은퇴해서 국가보다 본인을 최우선에 두고 평범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여담으로 원래 주인공의 이름은 클레어였는데, 클레어 데인스가 역할을 맡게 되면서 캐리로 바뀌었다고 한다. 

 

 

 

니콜라스 브로디 역을 맡은 데미안 루이스. 우리에겐 밴드 오브 브라더스리처드 윈터스 소령으로 익숙하다. 그때도 군인이었는데, 홈랜드에서도 PTSD를 겪고 있는 네이비를 맡았다. 니콜라스는 이라크에서 기습을 밭아 붙잡힌 뒤 알 카에다의 포로가 되었고 8년간 시리아에서 붙잡혀 있다가 미군에 의해 구출되었다. 시즌이 진행될수록 과거에 포로였을 때를 조금씩 보여준다. 그런 특수한 상황에선 누구든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없다. 고국으로 돌아와서도 오랫동안 구금되어 있어서인지 원래의 삶에 적응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가족들과 불화도 발생한다.  홈랜드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다 사연 있고 안타깝지만, 난 그중에서도 니콜라스가 제일 그랬다. 그는 죄가 없다. 그는 별을 달 자격이 있다. 애국자다.

 

 

 

흥미롭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있다. 니콜라스는 8년의 수감생활 동안 종교를 개종하였다. 원래는 크리스천이었는데 이슬람교로 개종한 걸 보면서, 처음엔 '어떻게 자기를 포로로 만든 놈들이 믿는 신을 믿을 수가 있지'라고 생각하였으나 말이 8년이지. 그 긴 기간 동안 무엇이라도 의지하며 어떻게든 살아야 했을 니콜라스를 생각하니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더라. 미국으로 돌아오고 나서 때가 되면 그는 여느 이슬람 신자처럼 알라에게 기도를 드리는데, 그가 이슬람교로 개종한 것 하나로, 그가 테러리스트로 전향했다고 믿지는 않았다. '그런 스테레오타입에 내가 속을 것 같아?'

 

 

 

캐리와 브로디는 애증의 관계일 거다. 캐리는 브로디를 사랑하면서도, 그가 알카에다로 전향한 게 아닌지 끊임없이 끈질기게 의심한다. 그렇게 사랑하면서도. 

 

 

 

사울 베런슨 역을 맡은 맨디 파틴킨. 캐리의 정신적 지주라고 할까. 심리적으로 많이 불안한 캐리를 항상 믿어주고 올곧은 길로 이끌어주는 인물이다. 캐리에게 아버지나 다름없지 않은가 싶다. 사울은 CIA의 최고참이며 무려 냉전 때도 현역이었다.(추후 시즌에서 냉전 시기 알고 지내던 KGB 요원과 비밀리에 접촉하기도 한다) 사울은 극의 중심을 받쳐주는 큰 어른 같은 느낌이다. CIA 요원이 아닌 개인으로만 보았을 때도 인성적으로 훌륭하다. 사람이 약지 못하고 정의로워서 승진이 느렸던 거 같기도 하고. 권모술수도 좀 부려야 하는데 말이다. 시즌이 진행되면서 그도 사람이니 사울 역시 간혹 현명하지 못한 선택을 할 때도 있다. 

 

 

 

캐리랑 사울은 너무 가까워서 그런지 서로 싸울 때 바닥 끝까지 내려가서 싸우는데, 역시 서로 많이 사랑하는구나 하고 느꼈다. 남이면 안 보면 그만이다. 시즌이 진행되면서 캐리와 사울은 아예 왕래를 안 할 때도 있긴 하지만, 결국엔 서로 계속 이어지더라.

 

 

 

니콜라스만큼 애잔한 캐릭터인 피터 퀸. 살인적인 강도의 훈련을 받은 비밀 요원이다. 살아있는 인간 병기라고 느낄 만큼 모든 것에 최적화된 인물. 실수는 없다. 만능 캐릭터. 은근히 츤데레인데 속이 깊다. 추후 시즌에서 피터의 과거를 조금씩 풀어주는데,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소년이 온갖 험악한 일을 다 겪고 지금의 피터가 된 것을 보면 내가 다 안타깝게 느껴질 정도. 왜 가여운 피터가 그런 일을 겪어야 했을까. 

 

 

 

캐리를 많이 생각하고, 투덜대지만 정이 많다. 의외로. 어떻게 보면 가장 인간적인 캐릭터이기도 하고. 난 내심 캐리와 피터가 잘 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였다. 추후 시즌에서 피터는 충분히 캐리를 원망할 일을 겪어도 절대 캐리를 미워하지 않는다. 바보. 

 

 

 

시즌 후반부부터 작가가 바뀌면서 반 이슬람적인 정서가 많이 사라진다. 개인적으론 반가웠다. 각 단체, 기관, 국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해당사자들이 등장하고 절대 선, 절대 악의 구도가 아닌 것이 좋더라. 삶은 단순 선/악보다 훨씬 복잡하니까. 극의 분위기도 미묘하게 변하기도 하고 그와 함께 인간적인 면모를 지닌 이슬람 신자들도 등장한다. 홈랜드가 테러리스트들과 미국 정부의 이야기다 보니 어쩔 수 없게도 이슬람교가 너무 궁금했고 알고 싶었다. 참고로 난 무교다. 이슬람교 신자 중 일부 테러리스트들의 납득할 수 없는 행위가 궁금해서, 저 당시 도서관에서 이슬람교와 IS에 관한 책이란 책은 모조리 대출해서 읽어보았다. 비인간적이고 비겁한 행위들 저변에 깔린 그들 교리의 정당성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결론만 말하면 만족할만한 해답은 얻지 못했다.

 

 

 

시즌 초반부까지는 캐리와 브로디 중심으로 극이 전개된다면, 후반부 시즌에서는 좀 더 범위가 확장된다. 이스라엘, 이란, 파키스탄, 독일, 러시아까지 온갖 이해 당사자들이 등장하며 스케일이 커지면서 급기야 마담 프레지던트까지 등장하게 된다. 

 

 

 

 

마담 프레지던트인 엘리자베스 킨이 등장하면서 극의 분위기가 변하는데, 이제 막 취임한 대통령이 국가 안보와 정세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없는 것을 이용하여 대통령 위에서 구워삶아 먹으려는 놈들이 등장하더라. 감히 비선 짓을 하려는 놈 말이다. 그래서 엘리자베스 킨이 자꾸 악수를 두게 되고 결국엔 탄핵 요구까지 받게 되더라. 안타까웠다. 탄핵을 당할 위기에 놓인 엘리자베스를 보면서 미국 대통령을 탄핵하는데 필요한 과정을 부분적으로 보여주는데, 극의 원활한 이해를 위해 나는 급기야 미국 탄핵 관련 헌법까지 찾아보게 되었다. 나에게 미국 헌법까지 들춰보게 하는 홈랜드 넌 대체....

 

 

 

시즌 7에서도 캐리는 기꺼이 자기 몸을 던져 미국을 구하려고 하였다. 그렇게 또 한번 캐리는 고국을 구했다. 홈랜드라는 이름값 답게 마지막 시즌은 미국에서 끝나려나.

 

 

칼럼을 보니 홈랜드 시즌8이 비평가들에게 호평을 듣고 있더라. 나 역시도 엄청 기대 중이다. 시즌 8을 다 보고 나면, 시즌 8 리뷰를 올릴 생각. 더불어 홈랜드를 재밌게 본 분들을 위한 첩보 스릴러 장르의 영화나 미드도 소개해볼까 한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아 글이 너무 길어졌다. 홈랜드를 보시려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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