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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올드 해석 결말 후기 l 물리적으로 왜곡된 시간 영화 올드 해석 결말 후기 l 물리적으로 왜곡된 시간

영화 올드 해석 결말 후기 l 물리적으로 왜곡된 시간

2022. 4. 20. 18:00Film

올드 (OLD) 2021
감독 : M. 나이트 샤말란
원작 : 피에르 오스카 레비, 프레드릭 피터스의 그래픽 노블 <모래성(Sandcastle)>
출연 :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빅키 크리엡스, 알렉스 울프, 

 

올드 줄거리

부부는 이혼하기 전 아이들과 여행을 떠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호텔 측의 호의로 아름답고 웅장한 외딴 해변에 도착하게 된다. 하나 그 해변에서 아이들은 급격히 성장하고, 어른들은 급격하게 늙어간다. 이곳에서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모든 이들의 삶은 단 하루로 함축된다.

 

 

※영화 <올드>의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물리적으로 왜곡된 시간


1분은 12일

30분은 1년

 

"It's only a matter of time."

 

이들은 시간이 기이하게 흐르는 아름다운 해변에 갇혔다. 고립된 밀실이지만, 너무나도 아름다운 밀실이라고 하면 맞을까. 영화 <올드>는 해변에 갇힌 사람들이 급격하게 변하는 몸만큼, 그들의 감정이 어떻게 변하는지. 어떻게 탈출하려고 하는지. 인물들 간의 갈등은 무엇인지에 대해 다룬다.

 

노인은 금세 노화하여 사망하고, 어린아이는 급격히 성장하여 어른이 된다. 갑자기 바다에서 떠밀려온 시체가 급격히 백골이 되는 걸 보고 이 해변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이 영화는 인간의 탄생부터 삶과 죽음 까지를 단 하루 안에 담고 있다.

 

모래성을 만들고 뛰어놀던 아이는 몇 시간이 지나자 청소년이 되어 마치 놀이를 하듯 관계를 가지고 임신까지 한 뒤 아이를 낳는다. 낳은 아이를 바닥에 잠시 내려놓았던 건 1분.

 

그러나 그 1분은 아이에게는 12일의 시간이므로 보호받지 못한 갓난아이는 사망해버리고 만다.

 

초반부에는 다소 지루하단 느낌이 들었는데, 중반부를 넘어가는 순간부터는 영화 속 손쌀같이 지나가는 시간처럼 전개가 급박하게 진행되는데 자연스레 사람들이 사망하는 속도도 빨라지기 시작한다.

 

결국 어린 두 남매 말고는 모두가 해변에서 사망하는데, 탈출을 감행하다 사망한 이, 오해와 다툼으로 사망한 이, 지병으로 사망한 이, 단순 노화로 사망한 이들이 있었다.

 

영화 <올드>에서 인간의 삶을 단 하루 안에 축약시켜 놓은 것을 보며, 나는 무언가 사는 게 무척이나 부질없는 것 같단 생각을 했다.

 

세상에 태어나고 살아가다가 죽는 것이 뭘까.

 

나는 남매가 탈출하지 못하고 결국 끝나버리는 비극적인 결말이 아닐까 했는데, 웬걸? 생각보다 너무 권선징악이라서 놀랐다. 그렇다고 교훈적인 느낌은 아니었고. 마지막을 급히 마무리한 느낌이 있지만, 이제껏 접해온 공포와는 색다른 공포였다고 본다.

 

<올드>는 귀신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었고 외계인이 나타나는 것도 아니었고 전쟁이 나거나 좀비가 등장해 세상이 멸망하는 것도 아니었고 치명적인 역병이 도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물리적으로 왜곡된 시간 만이 있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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