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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영화 결말 리뷰 l 우연의 연속 우연한 만남 소설가의 영화 결말 리뷰 l 우연의 연속 우연한 만남

소설가의 영화 결말 리뷰 l 우연의 연속 우연한 만남

2022. 6. 12. 13:40Film

소설가의 영화 (The Novelist's Film) 2021
감독 : 홍상수
출연 : 이혜영, 김민희, 서영화, 권해효, 조윤희, 기주봉

 

소설가의 영화 줄거리

소설가가 오랫동안 연락이 되지 않는 후배의 책방으로 찾아왔다. 짧은 만남 후 파한 뒤 타워에서 예전에 작업을 할뻔했던 영화감독 부부 내외를 만나고, 근처 공원을 산책하다 예전부터 좋아하던 배우를 만난 뒤 당신과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설득한다. 둘은 다시 책방으로 가게 되어 막걸리를 마신다.

 

※ <소설가의 영화>의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우연의 연속 우연한 만남


홍상수 영화를 볼 때면 묘한 기시감이 든다. 못해도 일 년에 한 편은 꼭 찍어 내놓는 감독이니까 상대적으로 자주 만나 그럴 수도 있고, 그의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역할에 조금씩의 변주만 둘 뿐 그 인물이 그 인물 이어서일 수도 있다. 혹은 영화 속에서 드러나는 난데없는 줌인 같은 카메라 기법일 수도 있고, 그것도 아니면 늘 그래 왔듯 캐릭터의 입을 빌려 본인의 사견을 드러내서일 수도 있겠다.

 

<당신 얼굴 앞에서>에서도 등장했던 배우 이혜영 님이 <소설가의 영화>에도 출연했다. 영화는 소설가인 준희가 왕래가 끊긴 후배의 책방을 찾아간 하루를 좇는다. 계획하지 않고 물 흐르듯 만난 다양한 인연과의 대화가 이 영화의 전부다.

 

준희의 첫인상은 딱 잘라 별로였다. 누구를 대하든지 간에 은연히 무시하는 것이 몸에 배어있는 것 같았다. 말도 없이 후배를 찾아간 것도 별로였는데, 왜 후배가 지방에서 책방을 하면서 자신에게 연락을 하는지 정말 몰라서 그랬던 걸까 싶었다. 예술가라는 게 잘 되기가 어려운 직종이기도 하고, 결국 잘 팔리는 소설을 쓰지 못한 후배가 현실적인 직업을 얻어 자리 잡고 살고 있는데, 자신한테 연락 좀 안 한 게 뭐가 그리 서운했을까? 후배 마음 헤아리지 못하는 못난 선배 같으니..

 

준희의 태도는 누구를 만나든 마찬가지였다. 자신과 작업을 하려다 어그러졌다는 영화감독 부부를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가장 압권인 부분은 공원을 산책하다 우연히 배우 길수를 만났을 때다.

 

영화감독은 길수에게 아직 젊은데 왜 일을 안 하냐. 나도 그렇고 다른 감독들도 얼마나 아까워하는지 아냐. 진짜 안타깝다. 왜 귀한 재능을 썩히냐고 말한다. 그 말을 들은 길수는 웃어넘기는데 갑자기 준희가 급발진을 한다.

 

길수 씨가 어리냐. 초등학생이냐.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고 있는데 왜 남들이 아깝네 뭐네 같은 말을 하냐. 길수 씨가 자신의 삶에 얼마나 만족하고 사는지 당신들이 아냐. 꼭 영화를 찍어야만이 가치 있는 삶을 사는 거냐고 언성을 높인다. 결국 영화감독 내외는 자리를 피해버렸다. 

 

그런 준희가 유일하게 예의를 갖춰 대하는 상대가 "길수"다. 그것이 그의 오랜 팬이어서였는지 아니면 자신이 만든 영화에 길수를 출연하고 싶어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길수를 대할 때는 상대적으로 너그럽고 매너가 있어 보였다.

 

다 같이 막걸리를 마시고 길수가 잠든 뒤, 화면은 별안간 전환된다. 시점으로 몇 달이 지난 모양이다. 길수는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홀로 감상하고, 촬영을 도왔던 길수의 조카와 준희는 가볍게 전자담배를 피우며 시간을 보낸다. 처음부터 끝까지 흑백이었던 이 영화는 준희가 쓰고 길수 부부 내외가 출연한 영화 같지 않은 영화를 아주 잠시 선연한 칼라로 보여준다.

 

별 것은 없다. 그저 들꽃을 품은 길수와 옆에 등장하는 누군지 모를 중년 여성. 그리고 길수의 시선을 마주 보는 카메라가 있었을 뿐이다. 아마도 카메라를 들고 있는 것 같은 남편의 목소리는 얼핏 들기에 홍상수 감독인 듯싶다. 그 장면을 홍 감독이 직접 찍었다고 들었다.

 

길수 씨가 나올 시간에 맞춰 나가 있어야 한다고 알람을 맞춰놓았는데 준희는 어디로 갔는지 없다. 그렇게 영화는 끝이 난다.

 

<당신 얼굴 앞에서>처럼 이번 영화에서도 김민희 씨가 제작에 참여했다. 배우에서 나아가 제작까지 맡는 그의 모습은 좋아 보인다. 몇 해 전 <도망간 여자>의 리뷰에서, 더 이상 상업 영화에 출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배우 김민희이지만, 상업영화 속 등장하는 화려한 그의 모습이 그리운 건 나뿐일까.라는 말을 했었다.

 

지막 상업영화를 함께했던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서 많은 감독들의 배우 김민희와 작업할 마음이 얼마든지 있다고 했던 워딩을 기억한다. 이번 영화에서 준희의 워딩은 이제는 마흔이 된 배우 김민희를 두고 영화인들이 하는 소리에 대한 나름의 일갈 같았다. (나만 해도 그런 소리를 했으니까) 아깝네 뭐네 하는 소리를 무슨 자격으로 하는 거냐면서.

 

투덜투덜 대면서도 영화를 좋아한단 이유로 해마다 개봉하는 홍 감독의 영화를 본다. 관객을 가르치는 의도가 엿보이는 얄팍한 대사에 기분 나빠하면서도 본다. 

 


<홍상수의 다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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