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6. 6. 09:40ㆍTV series
뜻밖의 여정 (2022)
에피소드 : 총 5부작
출연 : 윤여정, 이서진, 정자, 꽃분홍
뜻밖의 여정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시상자로서 무대에 오른 윤여정 선생님이 LA에 머무르며 사랑하는 지인들과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스케줄을 소화하는 모습을 담은 예능
※ 티빙 <뜻밖의 여정> 전 에피소드의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인생은 언제나 배신이 기다리고 있어
리뷰는 쓰지 않았지만 한 주도 놓치지 않고 <뜻밖의 여정>을 보았다. 신서유기같은 예능처럼 빵빵 터지는 예능은 아니고 오히려 예능답지 않게 조용하고 잔잔하게 흘러가는 작품이다. 대신 소탈하고, 꾸밈없고, 진솔한 작품이다. 나는 이번 예능을 통해 여정 선생님을 더 좋아하게 된 것 같아.
선생님의 지인이 대거 출연했던 예능이었다. 정자 선생님, 꽃분홍 선생님, 현지 매니저 앤드류, 매니저 인아 선생님, 미나리 번역가 여울 씨, 그리고 미국에서 헤어 담당해주는 제니 선생님, 한국에서 선생님 의상을 도와주러 오신 경삼 씨. 등등
좋은 사람 주위엔 어쩔 수 없이 좋은 사람들만이 모일 수밖에 없는 거구나..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남 얘기에 전연 관심이 없는 나는 선생님과 오랜 시간 함께 해왔던 인물들의 인터뷰가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었다.
특히 정자 선생님 인터뷰 중에서, 여정 선생님을 보고 도전하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하셨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70대에 도전을 멈추지 않고 아카데미까지 수상하신 선생님을 보고 용기를 얻으셨던 말씀을 하셨다. 나 역시 선생님의 도전을 보고 많은 귀감을 얻었기 때문에.
선생님은 자신이 까탈스러워서 그것이 들킬까 봐 일부러 사람들과의 만남을 피한다고 하셨는데, 한국말이 서툴어 보이는 자식뻘의 인터뷰어가 당황한 것이 안쓰러워 안심시켜주며 배려있게 인터뷰를 진행해주신 일화라든가, 처음 보는 스텝의 이름을 외우시고 이름으로 부르시는 것만 봐도 선생님이 어떤 성정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슬아 작가의 인터뷰집 <창작과 농담>에서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감독인 김초희 감독과 주연 배우였던 강말금 배우와의 인터뷰가 있었다. 함께 출연하였던 여정 선생님의 일화도 소개되어 있었는데 여정 선생님은 현장에서 연기 지적을 한 번도 안 하신다고 했다. 선생님은 그가 지적하시면 배우가 얼마나 위축될지 알기 때문에 일절 안 하신 걸 거라면서.
타인을 깊이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없다면 나올 수 없는 행동이라고 본다. 그래서 난 인터뷰집을 보면서 '역시 여정 선생님이네.'하고 생각했었다.
선생님이 방송에서 그런 말씀을 하셨다.
인생은 언제나 배신이 기다리고 있다고.
항상 마음대로 되지 않는 세상은 나한테만 유독 가혹한 것 같아 모든 걸 다 놔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나는 했었다.
그 모든 일을 다 겪고 살아내고 버티신 선생님은 "인생은 언제나 배신기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렇다고 죽을 수도 없고 살아야 되지 않냐고. 아들 둘의 엄마로서 생계를 위해 큰 배역 작은 배역 가리지 않고 소화하던 배우는 70대에 아카데미 수상식에서 여우 조연상을 수상했다.
이른 아침이지만 이 글을 꼭 썼어야 했다. 여정 선생님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그리고 현학적인 어른의 말씀이 듣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뜻밖의 여정>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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