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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드라마 추천 l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 결말 웨이브 드라마 추천 l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 결말

웨이브 드라마 추천 l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 결말

2022. 6. 12. 15:01TV series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 (Mare of Easttown) 2021
감독 : 크레이그 조벨
출연 : 케이트 윈슬렛, 줄리안 니콜슨, 진 스마트, 앵거리 라이스 에반 피터스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 줄거리

펜실베니아에 위치한 작은 시골 마을. 혈연과 학연으로 얽히고 얽혀 그 집안 숟가락 개수까지 아는 좁은 마을이다. 그곳에서 형사를 하고 있는 중년 여성 '메어'는 아들이 사망한 뒤 남편과 이혼하고 손자의 양육권까지 며느리에게 뺏겨야 하는 상황에 닥쳤다. 그러던 와중 17살 미혼모가 계곡에서 나체로 발견된다. 범인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 또 다른 납치 사건이 발생한다. 메어는 자신의 삶을 어떻게든 붙든 상태로 사건을 해결해야만 한다.

 

※ 웨이브 드라마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의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삶은 그럼에도 살아가는 것


케이트 윈슬렛 하면 그의 많은 작품 중에서 가장 먼저 <타이타닉>이 떠오른다. 육감적인 몸매에 세련된 아가씨. 

 

<메어 오브 이스트 타운>에선 그런 케이트 윈슬렛의 모습은 찾을 수 없다. 제대로 된 메이크업을 받았더라면 금세 예전의 미모를 그릴 수 있었을 그였을 테지만, 시골에서 형사로 근무하는 '메어'의 역할을 맡기 위해 그는 관리되지 않고 세월의 흐름을 그대로 맞은 모습으로 등장했다.

 

폐쇄적이고 서로의 속사정을 잘 아는 작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범죄는 동 서양을 불문하고 스릴러, 호러 영화의 배경으로 사용되곤 한다. 그 공식을 잘 차용한 이스트 타운에 사는 메어라는 직관적인 이름의 이 시리즈는 아들을 잃고 형사로서 연쇄적인 실종 및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메어의 삶을 관망한다.

 

잠깐만 봐도 알 수 있다. 메어의 삶이 있는 대로 어긋나 있다는 걸. 

 

메어는 고분고분한 성정이 아니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들 수 있는 재주가 있는 사람이다. 자신에게 호감이 있는 사람에게도 짧은 대화로 온갖 정나미를 떨어지게 할 수 있는 사람. 메어는 정상이 아니다. 주위의 사람들을 다 밀어내는 것도, 모든 이들을 적으로 만드는 것도, 나는 어쩌면 메어가 "왜 아들은 죽었는데 나는 살아있어?"와 같은 죄책감의 연속성이지 않을까 조심스레 짐작했다.

 

메어의 아들은 자살했다. 그것도 자신의 집에서 자살했다. 그것을 처음 본 것은 딸 아이다. 메어는 문득문득 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반추한다.

 

메어는 아들을 잃었지만 여전히 딸의 엄마이고, 형사이기에 아들의 죽음을 극복하지 못한 채로 부단하게 삶을 살아간다. 굳이 꼽자면 (메어쪽이 훨씬 건강하긴 하지만) 홈랜드의 '캐리'가 떠오르는 캐릭터다. 캐리는 정말 훌륭한 요원이지만, 그것을 상쇄할 만큼 문제가 많았던 요원이었다. 완벽하기보다 불 완벽한 캐릭터였다. 메어도 그렇다. 이성적이고 철두철미한 형사라기보단 본인의 감을 믿고 자신의 삶도 제대로 꾸려나가지 못하는 불완전한 캐릭터다.

 

틈만 나면 전자 담배를 흡입하고 누가 조금이라도 성가시게 하면 욕을 뱉어버리는 메어는 보통의 우리들처럼 완벽하지 않고 결함 있는 사람이기에 괜스레 더 마음이 갔다. 메어는 자신이 아들을 잘 케어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아들의 또 다른 분신이기도 한 손자를 제 손으로 키우기 위해 해서는 안 될 짓까지 서슴없이 저지르는데 그것이 메어가 이성적인 선택을 하지 못할 정도로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쳐있다는 것을 함의하는 것 같았다.

 

조용한 마을에 17살 미혼모의 시신이 발견되는 것을 시작으로 "도대체 누가 범인인가?"를 끊임없이 쫓아가긴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누가 범인인지는 크게 궁금하지가 않았다. 실종된 아이가 범죄에 연루된 것인지, 아니면 단순 가출인지. 미혼모가 낳은 아이의 진짜 생물학적 아빠가 누구인지는 극의 중요한 요소이지만, 나는 그것보다 메어가 이 삶을 어떻게 견디고 있는지에 더 포커싱을 맞추며 시리즈를 감상했다.

 

툭 치면 쓰러질 정도로 아슬아슬한 삶을 영위하는 메어는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만큼의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삶은 가볍게 짐작하는 것도 몸서리 처질만큼 괴로웠다.

 

사건이 연루된 범인들을 잡아내고 사건이 마무리되고 나서 메어는 케빈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다락방에 발을 디딘다. 그전의 그곳은 봉인된 곳이었다. 언급해서도 안되고 쳐다봐서도 안되고 들어가서도 안 되는 곳.

 

그리고 결론은 이것이다. 파이널 에피소드에서 메어는 아들의 죽음을 오롯이 바라볼 수 있는 다락방으로 발을 내딛으며 끝이 난다는 것. 메어는 이제야 비로소 아들의 죽음을 인정하고 자신에게 드리워진 죄책감을 조금씩 거둬내기 위한 첫 발을 내딘 셈이다. 그것이 아들이 사망한 장소를 바라보는 것이었다. 자신의 감정을 마주하는 것이었다. 나는 괜스레 안도의 마음이 들었다.

 

삶은 크고 작은 트라우마의 연속이다. 그리고, 그런 삶을 마주하고 극복하여 나아가는 것도 삶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윤여정 선생님이 말씀하셨듯 인생은 언제나 배신의 연속이지 않나. 오래전 봐놓고 이제서야 밀린 리뷰를 이제야 쓰지만,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은 HBO MAX의 2021년 기록을 갈아 치울 만큼 미국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의 시즌2는 예정되어 있지 않다. 시즌 1은 총 7화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 웰메이드의 추리극으로 정통 수사극을 좋아하시는 분들. 혹은 삶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이의 서사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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