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21. 20:06ㆍFilm
명량 (Roaring Currents) 2014
감독 : 김한민
각본 : 전철홍, 김한민
출연 : 최민식, 류승룡, 조진웅, 김명곤, 진구, 이정현, 권율
명량 줄거리
1957년 임진왜란 6년, 오랫동안 지속되었던 전쟁으로 혼란이 가중된 조선은 재빠른 속도로 한양으로 올라오는 왜군으로 국가 존망에 대로에 서게 됐다. 하여 백의종군으로 파면당했던 이순신 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명되었다. 그의 병사들은 이미 전의를 상실한 지 오래이며, 칠천량에서 홀로 도망쳐 살아남은 배설의 12척 배뿐이다.
※ 영화 <명량>의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벌써 8년이구나. 8년 전 어느 여름날 심야로 영화 <명량>을 봤었다. 총제작비가 148억 원으로 손익 분기점이 600만이었던 영화였다. 지금이야 드라마도 제작비가 200억 300억이 들어간다지만, 그 당시 영화 제작 비용으로는 가공할만한 수준이었을 것이다. 명량은 손익분기점을 훨씬 넘는 17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모아 국내 상영 영화 역대 1위 자리를 지금까지도 지키고 있다.
오랜만에 연인과 <명량>을 봤다. 별 이유 없이 이 영화가 다시 보고 싶었다. 곧 명량의 후속인 한산이 나온다고도 했다. 김한민 감독은 이순신 3부작을 구상하고 있고, 각 시리즈마다 상황에 어울리는 배우들을 캐스팅할 것이라고 밝혔다. 3부작이라고 하자 명량을 제외한 떠오르는 해전은 한산도와 노량이었는데, 역시는 역시.
하여 명량에는 용맹한 장수를 연기할 배우 최민식을.
한산은 지혜로운 장수를 연기할 배우 박해일을
노량은 현명한 장수를 연기할 배우 김윤석을 캐스팅할 것이라고 한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두 존경해 마지않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 그리고 12척으로 333척의 왜군을 물리친 이야기는 모두가 알고 있을 테니 그에 대한 부가 설명은 필요가 없을 듯하다. 이 영화 역시 개봉한 지가 오래이고, 그 당시에도 극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여 그런 것들에 대한 이야기는 차치하고, 8년 전의 내가 느꼈던 것과 지금의 내가 느낀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그 당시 가장 눈에 들어왔던 캐릭터는 류승룡님이 연기한 '구루지마'였다. 왜구 출신으로 실력이 뛰어나 도요토미 눈에 들어 고용됐다던 그는 출연했던 일본 장수들을 통틀어서 가장 인상적이었고 영리해 보였다. 특히 온몸에 화살을 두들겨 맞아 흡사 고슴도치의 모습이 되어서도 이순신 장군에게 돌진하다가 이내 목이 잘려나갔던 모습이 선연하다.
그때 난 장군이라면 온당 그리 죽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원균이나 배설 따위와 비견할 수 없는 훨씬 훌륭한 장수가 아닌가.
8년이 지난 지금은 말을 못하는 이정현 님이 연기한 '정씨 여인'이 가장 눈에 들어왔다. 그 당시에도 대중에게 가수로 익숙한 이정현 님이 출연한다고 이슈가 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전쟁의 서사이다 보니 남자 출연자가 대다수인데, 정씨 여인은 유일한 여성 캐릭터였다.
그때는 정씨 여인의 역할의 몹시 작게 느껴졌는데 이제서 보니 비중은 작지만 가장 강렬하고 임팩트 있었던 캐릭터가 됐다. 사랑하는 이를 사지로 보내는 정씨 여인의 마음이나, 사랑하는 이를 두고 사지로 가야 하는 임준영의 마음을 어찌 헤아릴까.
그 둘의 이야기가 민중을 이용한 신파라는 지적도 맞다고 본다. 신파는 신파지만, 그 둘의 모습이 나는 몹시도 처연하게 느껴졌다. 영화를 보고 기억에 남는 장면을 하나만 꼽으라면 말 못 하는 정씨 부인이 제 남편을 죽여달라고 치맛자락을 휘날리며 울부짖던 장면이니까.
영화는 그대로인데 나는 변했구나. 중요하다 생각하는 것이 바뀌었구나 하고 생각했다. 영화와는 별개로 그런 생각을 했다.
한산도 대첩은 56척의 배로 왜선 47척을 격파함과 동시에 왜군 1만여 명을 전사시켰던 최초로 왜란 중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던 해전이다. 이순신 장군의 23전 중에서 하나만 꼽으라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산도 대첩을 꼽지 않을까.
김한민 감독의 대표 작품으로 <최종병기 활>과 <봉오동 전투> 등이 있다. 김한민 감독은 다른 감독보다도 두드러지게 역사적 소재를 사용해 영화를 만드는 감독인데, 고증의 부분이나 서사의 문제는 항상 있었다. <명량>역시 그러했지만 이순신이라는 캐릭터가 워낙 독보적이다 보니 연출상의 구멍이나 허점도 모두 메꿔버린 느낌.
후속작 역시 그렇다면 이순신이라는 캐릭터임에도 관객의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그는 <한산: 용의 출현>을 잘 만들고 싶어 오랫동안 고심하다 후속작이 나오는데 8년이 소요됐다 했다. 명량에서 느꼈던 아쉬운 점이 한산에선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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